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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긴급진단] 사면초가에 빠진 배추시장 (上)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4-14



[긴급진단] 사면초가에 빠진 배추시장 (上)

생산량 증가에 소비침체…배추가격 바닥세 전망
이달 말부터 시설봄배추에 이어 향후 노지봄배추까지 출하 예정
전반적 처치곤란에 배추시장 비상
박현렬 기자l승인2019.04.09 18:29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지난 겨울부터 생산량 증가에 따른 공급과잉과 소비 침체로 배추가격 바닥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추세가 오는 6월 경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면서 배추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산지유통인, 저장업체들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산지 배추 저장량은 9만1620톤이며 하루 평균 2000톤 가량이 소비되고 있다. 지난해 동월 9일 기준 저장량이 6만톤인 점을 감안하면 3만톤 이상이 많다.

현재 배추 저장량은 다음 달 정도까지 소진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문제는 이달 말 경부터 하우스 봄배추가 출하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가 없을 경우 6월 경까지 배추가격 바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배추도매가격은 지난 8일 10kg 상품이 2400원 정도로 생산자의 손익분기점인 7000원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배추 수급상황과 향후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짚어봤다. <편집자 주>

# 생산량증가에 소비침체까지

지난해 가을부터 배추가격이 낮게 형성될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월동배추 재배면적은 전년대비 1.6% 줄었지만 기상호조로 단수가 23% 늘면서 생산량이 21%나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겨울 한파 등의 영향으로 생산된 배추의 공급이 그나마 원활했던 것과 대비된다. 

대아청과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산지유통인을 비롯한 저장입고량은 9만1620톤이다. 하루에 2000톤 정도가 소비되는 점을 감안하면 월동배추만으로도 다음달까지 소비가 가능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달 말 경부터 시설봄배추 출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경우 처치곤란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게 가락시장 유통인들의 전언이다.

올해 시설봄배추 재배면적은 정식기 가격 약세로 지난해와 평년보다 각각 22%, 29% 줄었지만 생육기 호조로 단수는 평년보다 많은 10a당 1만2102kg이다.

특히 월동배추가 제대로 소비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시설봄배추에 이어 노지봄배추까지 출하될 예정이어서 배추가격 바닥세는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노지봄배추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12% 감소하겠지만 평년보다는 10% 증가한 2440ha로 예상된다. 평년 단수를 가정할 경우 노지봄배추 생산량은 평년보다 10% 많은 20만6000톤으로 전망된다

최병옥 농경연 원예실장은 “지난해 월동배추 가격 하락이 예상돼 재배면적이 감소했지만 단수가 크게 늘어 현재 처치곤란”이라며 “정부의 산지폐기가 역대급으로 진행됐지만 전체 생산량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 가격도 바닥... 소비도 바닥...

배추 도매가격이 10kg에 2400원 정도로 농산물 수급안정 매뉴얼의 하락 심각 단계(3847원)보다 낮음에도 소비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함께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지인과 식사하는 분위기가 사라진 가운데 직장 내 회식을 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현재 외식경기는 최악이다.

식품·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세월호 참사 때보다도 배추 소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배추 소비가 주로 식자재 업체를 비롯한 식당, 외식업체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침체, 주 52시간 근무제, 청탁금지법 등 사회적인 분위기를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김명배 대아청과 기획팀장은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배추 소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예전에는 가정에서 직접 김치를 담그는 문화가 있었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 뿐만 아니라 김치를 사먹는 가구가 감소해 전반적인 김치소비가 줄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소비량을 예측하지 못해 배추 가격이 바닥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매년 전년, 평년대비 재배면적에만 관심을 보일게 아니라 실제 배추 소비량을 조사한 결과를 통해 적정 재배면적을 산출해야 한다”며 “기후 등의 영향을 고려해 단수 등을 예측해야만 생산자가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해 피해를 보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수입 김치는 많이 먹고... 국산 김치는 안 먹어

이런 가운데 갈수록 수입 김치에 밀려 국산 김치는 설 곳을 잃고 있다.

국내산 김치 소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김치 수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농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입량은 29만톤 정도였지만 올해는 30만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치 수입량이 늘고 있는 이유는 일반 식당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휴게소, 대학교 교내 식당에서 수입김치를 꾸준히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초·중·고, 유치원, 어린이집 등에서도 수입김치를 사용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한 끼 적정가격을 맞추려면 상대적으로 납품가가 낮은 수입김치를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수입김치 가격이 국내산 김치의 3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아 농대 식당에서 조차 수입김치를 사용한다”며 “과거에는 위생·품질 문제로 수입김치를 꺼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검역 등이 강화되면서 수입김치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지금과 같은 행태가 지속된다면 국내 농가는 낮은 수취가격으로 배추 재배를 기피하게 돼 결국 수입김치만 유통될 것”이라며 “김치 수입을 줄이고 국산 배추, 김치 등의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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