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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진단]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행정권자 위임 '명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5-12



[진단]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행정권자 위임 '명암'

효율적 시장운영·직권남용 의견 '팽팽'
조속한 행정처분 가능 장점 많아 VS 유통인 의견 반영되지 않고 구리농수산물공사 입장만 반영
박현렬 기자l승인2020.05.12 18:31
▲ 구리농수산물공사 사장은 오는 11월 1일부터 개설자인 구리시장로부터 행정권을 위임받아 1년 동안 시범적으로 유통인에 대한 일부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구리시의회는 최근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유통인에 대한 행정처분 중 주의·경고 처분 권한을 구리농수산물공사 사장에게 위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구리시 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수정 의결했다.

조속한 행정처분 등 효율적인 도매시장 운영을 위함인데, 직권남용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행정권자 위임에 따른 효과와 우려의 목소리를 살펴봤다.

# 행정권자 위임 ‘뜨거운 감자’

안승남 구리시장은 최근 그동안 개설자인 구리시가 처리했던 행정처분 사항 중 주의, 경고 등 일부 처분 권한을 구리농수산물공사 사장에게 위임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 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효율적인 도매시장 운영을 위해 행정권자를 변경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이러한 내용의 조례안은 최근 구리시의회를 통과해 오는 11월 1일부터 1년 동안 시범운영될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이해관계자들의 갑론을박이 뜨거운 상황이다.

구리농수산물공사는 예전부터 행정처분을 시행하는 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처분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공사에 이관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해왔다. 반면 구리도매시장 유통인들은 처분권한이 구리농수산물공사로 위임될 경우 직권남용 등의 우려가 있고, 이번 의결과정에서도 유통인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했다고 맞섰다.

최근 열린 구리시의회 본회의에서는 구리시가 구리도매시장 유통인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구리농수산물공사가 요구한 사항만 조례 개정안에 담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도 서울시가 아닌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유통인에게 행정처분을 내리면서 직권남용 논란이 인 바 있다. 

# 신속한 불법행위 행정처분 가능

구리농수산물공사가 행정처분권한을 가지게 되면 불법행위에 대한 신속한 처리가 가능해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농산물 유통이 기대된다.

현재는 개설자인 구리시가 구리도매시장 유통인에 대한 행정처분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 내 불법행위에 대해 단속이 이뤄져도 처분까지 적게는 3주, 늦으면 몇 개월까지 소요됐다. 이에 행정처분이 내려지기 전까지 불법행위를 저지른 유통인은 영업을 지속하고, 다른 유통인들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개설자인 시가 도매시장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일례로 시장 내 호객행위는 불법행위로 행정처분 사항이지만 주의, 경고가 내려지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 유통인들이 문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경매장 내 흡연과 쓰레기 무단투기도 불법행위로 행정처분 대상이지만 적발 후 시정 조치했다는 내용은 찾기 어렵다.  

김성수 구리농수산물공사 사장은 “공사에서 단속한 후 시에 보고하면 시에서 검토를 거쳐 다시 공사에 행정처분 내용이 오기까지 불필요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행정처분 권한 일부를 공사에 위임하면 보다 효율적인 시장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일방적 행정, 직권 남용 우려

이번 조례안 통과가 시의회에서 문제가 된 것은 시가 유통인들의 의견을 배제한 채 구리농수산물공사의 입장만 개정안에 담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시장 내에서 영업을 하는 유통인들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 월간 최저거래금액 인상 등이 개정안에 담겨야 하며, 행정처분 권한 일부를 이관하는 게 효율적인 시장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도매시장 업무규정을 구리농수산물공사 입맛에 맞게 개정한 후 직권을 남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무규정만 개정한다면 불법행위로 간주될 수 있는 사항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행정처분 권한 이관에 대한 필요성을 과거 구리농수산물공사가 수차례 피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방침을 고수하던 구리시가 돌연 입장을 선회해 조례 개정안을 시의회에 제출한 이유에 의문을 제기하는 유통인들도 있다. 최근 5년 동안 반입물량 정체로 시장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사항에서 구리농수산물공사의 권한이 강화될 경우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이란 견해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몇 몇 유통인은 “이번 조례안 통과는 시가 그동안 도매시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뜻인데 구리농수산물공사가 하면 뭐가 달라지는지 모르겠다”며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사항들이 조례 개정안에 담기지 않고 있는 이유를 도통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시의회에서는 행정처분 일부 권한 위임 시범운영 기간 중 주의·경고 남발, 시장 위축 등이 발생하면 의원발의로 개정하기로 했다.


박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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