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계욱 기자
- 승인 2026.07.20 11:52
2026-07-20 오전 9:11:00출처 : 농업인신문(위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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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진단부터 대책까지 부실, 이전사업 한 발짝도 못나갔다
Ⅱ. 명분없는 이전,‘누굴 위한 이전이냐?’반발 확산
산으로 가는 울산도매시장 이전, 전면 재검토 ‘한 목소리’
“울산 인구감소 등 유통시장 축소…이전 정답 아니다”
시민·종사자, 현재 부지 단계별 시설현대화 추진 요구
농산물유통의 급속한 변화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지방농산물도매시장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도권으로 물량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데다 지방도매시장을 위협하는 새로운 유통 채널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방도매시장 대부분이 지난 2000년을 기점으로 개장한 터라 30년을 훌쩍 넘겨 이전이냐? 시설현대화냐? 갈림길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개장 당시에는 외곽이었지만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도심 중심지에 농산물도매시장이 자리잡고 있는 상황으로 변화해 또다시 외곽으로 이전해야 하는 위기에 놓였다.
더욱이 전국 32개 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은 지자체의 역량이나 의지에 따라 이전 혹은 시설현대화 사업추진이 천차만별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본보는 공영농산물도매시장에서 추진 중인 시설현대화사업 전반에 걸쳐 진단하되,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의 이전·시설현대화사업부터 2회에 걸쳐 짚어보고자 한다. 민선 9기 울산시장으로 당선된 김상욱 시장이 최근 울산농산물도매시장의 시설현대화사업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한 탓이다.

막무가내 이전 강행 시장 종사자 반발
지난 1990년 개장 이래 노후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의 이전 및 신축 사업이 옛 속담처럼 산으로 가고 있어 논란이다. 전문가들은 애초에 잘못된 진단과 대책을 마련해 놓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인 울산시의 엉터리 행정이 부른 참사라고 꼬집는다.
울산도매시장은 개장 30년을 훌쩍 넘겨 시설 노후화와 교통 체증 등의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이전과 재건축을 두고 장고를 거듭하다 이전으로 결정했다. 시는 이전 부지 선정을 두고 수 차례 논란을 겪고 난 이후 지난 2019년 2월 시설현대화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전 부지는 5개 구군 공모를 거쳐 울주군 청량면 율리 지역 일대로 결정됐다.
그러나 도매시장 이전과 관련 농업인, 시장 종사자, 시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일방통행식으로 추진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부지에 재건축을 통해서도 문제점을 개선하고 도매시장의 순기능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이전을 강행했다고 시장 종사자들은 입을 모았다.
기존 도매시장은 외곽, 도심에 제2도매시장 짓는다(?)
울산도매시장의 이전 과정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이전 부지인 청량면 율리가 도심과 거리가 먼 외곽인 데다 이전이 확정된 부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과 인접한 탓에 울산도매시장은 이전 효과는커녕 되레 위축될 우려가 예측됨에도 이전이 강행된 탓이다.
기존 삼산동에 비해 고속도로와 접근성이 개선된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상권 위축은 물론 고속도로 접근성 개선으로 인해 대구나 부산도매시장에서 중도매인들이 전송거래에 집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전 부지가 기존 도매시장과 비교해 상권 자체가 전무한 황량한 지역인데다 울산도매시장보다 거래 규모가 몇 배 더 큰 부산반여도매시장이 이전할 곳에 인접하고 있다. 결국 이전이 강행될 경우 울산도매시장은 상권은 상권대로 잃고 반여도매시장과 경쟁에서 밀려 존립자체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울산도매시장 종사자들이 더욱 황당함을 금치 못하는 데는 기존 도매시장은 외곽으로 이전을 강행하면서 도심에 새로운 도매시장을 건립하겠다는 울산시의 기이한 행정 때문이다. 도매시장 전문가들은 울산시의 행정을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입을 모은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존 도매시장의 몸집을 키우는데 역량을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기존 시장을 외곽으로 내보내고 새로운 도매시장을 짓겠다는 발상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도매시장 이전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부적격’
순탄할 것 같았던 울산도매시장 이전 사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공동시행자였던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청량면 율리 지역 일대가 경제성 등 종합적으로 평가에서‘부적격’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전은 물론 북구 제2도매시장까지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이를 계기로 무리한 재추진보다는 이전·재건축사업을 포기하더라도 현 부지에 시설현대화사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자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시설현대화사업을 두고 논란을 거듭한 사례는 많다. 대표적인 곳이 대구도매시장이다. 지난 1988년 개장한 대구도매시장은 시설 노후화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 물류시설 및 주차공간 부족, 쓰레기와 악취 등의 문제로 이전과 확장·개조를 놓고 오랜 기간 공방을 벌여 왔다.
관련 용역만 2007년, 2013년, 2015년 3차례 진행했고 2018년 시설현대화 및 확장·재건축으로 결론을 냈다가 2023년 다시 달성군 이전으로 정책 방향이 급선회하면서 수년간의 행정 노력과 예산을 허비했다. 확보된 국비를 불용하는 등 거센 논란을 거듭하다 화재 사고로 인해 이전을 최종 확정했다.
기존 도매시장 리모델링을 통해 성공한 사례도 있다. 수원도매시장은 4년 5개월만에 시설현대화사업 3단계 공사를 완료하고 지난 2022년 4월 4일 개장했다. 수원시는 공사 기간에도 도매시장이 정상 운영될 수 있도록 ‘단계별 순환개발방식’ 으로 3단계에 걸쳐 시설현대화사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수원도매시장은 2천억원에 머물던 거래 규모가 3천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무리한 이전보다 현부지 시설현대화 나서야
울산도매시장의 이전 반대 기류가 강하게 제기되는 데는 인구 감소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120만명에 달하던 인구는 이후 매년 줄어 2026년 현재 108만명으로 줄었고 인구감소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 때문에 인구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현실에서 수천억원의 혈세를 투입해 도매시장을 이전한다고 해서 활기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이다. 더구나 자동차, 화학, 조선소 등 굵직한 기업들이 즐비함에도 자체 유통망이나 대구도매시장 등을 이용하고 있는 문제는 시 조례를 통해 울산도매시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도매시장이 왜 활성화되지 못했나에 관한 원인 파악과 행정적으로 지원이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에 대한 진솔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도매시장 이전·재건축 시설현대화사업 국비 확보에 최선을 다해 성과를 낸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현실적으로 이전이 정답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이 옳다.
울산도매시장 이전 반대 기류에 민선 9기 김상욱 울산시장도 합류했다. 최근 김 시장은 “농산물도매시장 확대 이전이 실제로 유지 가능한지, 울산의 수요와 맞는지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바탕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면서 “이미 결정된 사업이라고 해서 대규모 재정을 쏟아붓는 방식의 대규모 이전은 바람직하지 못한 선택” 이라고 질타했다.
출처 : 농업인신문(위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