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계욱 기자
- 승인 2026.10.02 11:40
2026-10-02 오후 3:02:00출처 : 농업인신문(위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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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배 출하량 증가해 가격 하락
샤인머스켓 평년 절반 수준 불과

올해 추석 과일시장은 소비지와 산지의 표정이 엇갈렸다. 소비자들은 비교적 안정된 가격에 사과와 배를 구입하고 실속형·혼합형 선물세트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산지 농가 입장에서는 결코 반갑지만은 않은 추석이었다. 사과와 배의 출하 물량이 충분하면서 도매가격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고, 샤인머스켓은 명절 특수에도 평년 가격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특히 사과 가격 하락폭이 컸다. 가락시장 5kg 상품 기준 사과 평균 도매가격은 9월 14~19일 4만5,974원에서 추석 단대목인 21~24일 3만4,882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추석 단대목 가격이 7만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배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7.5kg 상품 기준 평균 도매가격은 9월 상순 4만3,143원에서 중순 3만7,866원으로 낮아졌고 단대목에는 3만원 안팎까지 내려갔다. 올해 배는 품위가 지난해보다 향상됐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출하 물량이 충분해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산지에서는 생산비 부담까지 감안하면 체감 가격은 더욱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수농가는 농자재비와 인건비, 선별·포장비, 물류비 등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상황에서 명절 대목이라는 가격 상승 기회마저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 소비자에게는 ‘가격 안정’이지만 생산자에게는 ‘수취가격 하락’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재희 중앙청과 상무는 “올해 사과는 품위가 지난해보다 떨어진 반면 출하 물량은 충분해 가격이 지난해보다 하락했지만 소비는 예년과 비슷했다”며 “배 역시 출하 물량이 충분하고 품위는 향상됐지만 가격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샤인머스켓은 더욱 심각했다. 추석 단대목 가락시장 평균 도매가격은 2kg 상품 기준 7,477원으로 중순보다 약 10% 올랐지만 지난해 추석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고, 평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명절이라는 최대 성수기에도 가격 반등이 제한되면서 생산농가의 경영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소비시장에서는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행태가 뚜렷했다. 이마트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에서 당도선별 사과와 유명 산지 사과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45.5%, 37.1% 증가했다. 사과·배·샤인머스켓 등을 조합한 혼합세트와 1만원 안팎의 실속형 상품도 확대됐다. SSG닷컴 역시 사전예약 물량을 10% 늘리고 실속형 선물세트를 18% 확대했다.
수입과일의 약진도 눈길을 끌었다. 이마트 수입과일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보다 157.6%, 롯데마트 열대과일 선물세트 매출은 135% 증가했다. 명절 과일 소비가 ‘고가 단일 품목’에서 가격과 구성, 품질을 함께 따지는 실속형 소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올해 추석 과일시장은 소비자에게는 가격 안정, 유통업계에는 실속형 상품 확대, 산지에는 가격 하락이라는 서로 다른 성적표를 남겼다. 공급이 충분하다는 이유만으로 가격이 낮아지는 구조에서는 생산비 상승을 감당해야 하는 농가의 경영 불안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명절 소비가 살아나고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과 농가의 소득이 보장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에서, 앞으로는 단순한 소비지 판매 실적보다 산지 농가의 실질적인 수취가격과 생산비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출처 : 농업인신문(위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