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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책임정부’ 시대의 ‘균형적인 농정’ 되려면

  • 2025-10-29 오전 9: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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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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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농산물 유통 디지털 대전환, 온라인 도매시장이 열쇠
입력 : 2025-10-29 00:00
15면_주재창

최근 농산물 가격의 급등락과 물류비 상승이 반복하면서 유통 효율화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생산자는 제값을 받지 못하고 소비자는 높은 가격을 부담하는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새롭게 출범한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9월 발표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은 시의적절하다. 유통비용을 10% 이상 절감하고 디지털 전환을 통한 효율화를 추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온라인 도매시장 활성화는 전체 대책의 핵심축이다.

현재 우리나라 도매시장 거래의 대부분은 오프라인 경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생산자는 경매를 통해 거래가격을 확인할 수 있지만, 가격 변동성이 크고 물류·인건비 부담도 크다.

반면 온라인 도매시장은 생산자와 수요처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직접 거래할 수 있어 유통단계를 단축하고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온라인 도매시장 거래 비중을 현재 약 6%에서 50%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판매자 등록 요건 완화 ▲거래보증제 도입 ▲전용 물류 인프라 구축 ▲전자송품장(EDI) 확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중심의 통합 플랫폼 강화 등이 함께 추진된다.

현재 aT가 운영 중인 온라인 도매시장은 이미 거래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향후 2030년까지 온라인 도매시장을 통한 비중을 50% 규모로 확대하고 거래 품목도 확대한다. 이제 온라인 도매시장은 단순한 실험단계를 넘어 현실적인 유통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도매시장이 본격 확산되기 위해서는 두가지 전제가 충족돼야 한다.

첫째는 거래 신뢰성 확보, 둘째는 물류·인프라 기반 강화다. 온라인 거래의 가장 큰 리스크는 ‘품질 불일치’다. 농산물은 생물적 특성상 규격과 외관이 다양하고 수확·보관·운송 과정에서 품질이 변하기 쉽다. 따라서 정가·수의매매와 같은 계약형 거래를 확대하려면 표준화된 품질 기준, 등급 분류 시스템, 이미지·영상 인증체계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

둘째, 물류 효율화가 병행돼야 한다. 온라인 거래는 물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정부는 산지 거점 스마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현재 30개에서 2030년까지 300개로 확대하고, 공영도매시장 내 공동물류센터와 냉장시설 확충을 병행한다. 콜드체인(저온유통망), 공동배송센터, 지역별 물류허브 구축이 온라인 거래의 생명선이 될 것이다.

온라인 도매시장은 단순한 유통 혁신을 넘어 농업의 디지털 생태계 전환을 의미한다. 생산-도매-소비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이 데이터로 연결되면 거래 투명성은 높아지고 가격 예측과 수급조절도 정교해질 수 있다. 이러한 전환은 농민에게는 안정적인 판로와 정보 접근성을, 소비자에게는 합리적 가격과 신뢰를 제공하는 길이다.

정부가 내세운 ‘2030년 유통비용 10% 절감’ 목표는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방향은 옳고 실행 의지 또한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현장과 정책이 속도를 맞추는 일이다. 온라인 도매시장은 미래 농산물 유통의 중심축이 될 것이며 유통비용 절감, 가격안정, 농가소득 향상이라는 세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정부와 생산자·유통주체가 신뢰를 기반으로 협력한다면, 농산물 유통의 새로운 질서는 이미 시작된 것이다.

주재창 국립한국농수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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