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확대경] 단감
가을장마로 탄저병 등 피해 확산
작년보다 물량 최대 20% 줄듯
값 전망 엇갈려…당도 회복 변수
14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의 한 과수원에서 박효도 북창원농협 조합장(왼쪽)과 농민 김성일씨가 이달말 출하를 앞둔 ‘부유’ 단감의 생육 상태를 살피고 있다.
단감시장이 한달 새 급변했다. 9월만 해도 착과량이 많아 공급이 안정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달 들어 내린 비로 수급은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단감시장이 자칫 3년 연속 탄저병 발생 영향권에서 허덕일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가을장마로 예상 생산량 줄줄이 하락=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부유’는 만생종 단감으로 올해 기준 전체 단감시장의 77.4%를 차지한다. 이달말 출하 예정인 ‘부유’ 단감 생산농가들의 걱정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에서 4만6281㎡(1만4000평) 규모로 ‘부유’ 단감을 재배하는 김성일씨(56)는 “지난해에는 10㎏들이 상자 기준 1만2000상자를 생산했는데 올해 생산량은 1만개에 그칠 것 같다”면서 “탄저병·낙엽병·햇볕데임(일소) 피해를 본 과실이 예상보다 많다”고 전했다.
앞서 농경연은 2일 내놓은 ‘10월 과일 관측’에서 11월 이후의 단감 출하량을 7만1800t으로 예상했다. 전년(7만2900t) 대비 1.5% 감소하는 규모다. 하지만 생육 막판에 닥친 가을비 영향으로 전년보다 최대 20%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효도 북창원농협 조합장은 “9월까지만 해도 우리 지역 생산량이 전년 대비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른바 가을장마로 각종 병충해가 확산하고 있다”며 “올해 생산량은 전년보다 5∼20%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17일 창원지역 강수일수는 9.0일이다. 같은 기간 일강수량 합계치는 108.7㎜로 전년 동기(44.9㎜) 대비 2.4배 많다.
유동녘 경남단감원예농협 과장은 “경남 김해시 진영읍 기준 당초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0∼20% 늘어날 것으로 생각했는데, 가을장마로 탄저병이 확산될 조짐이어서 생산량은 지난해 수준이거나 5∼10%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선우 경남 진주문산농협 과장도 “탄저병·햇볕데임으로 올해 생산량은 10∼15%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 크기도 비교적 작아=업계에 따르면 단감 규격은 큰 순서대로 ‘3L-2L-L-M-S-2S-3S’ 7개로 나뉜다. 가장 큰 ‘3L’은 10㎏ 기준 33개 이하가 담기는 것이고, 가장 작은 ‘3S’엔 71∼80개가 들어간다.
농민 김씨는 “8월 고온으로 과 크기도 전년 대비 작다”며 “지난해에는 ‘2L’과 ‘L’ 규격이 전체의 60%였지만, 올해는 ‘L’과 ‘M’ 규격이 60%”라고 말했다.
과 크기가 작아진 건 2023∼2024년 농가를 괴롭혔던 탄저병 발생 영향도 있다. 김형준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보호팀장은 “과거엔 가지당 과실 1개가 달리도록 했는데 2023년 이후 탄저병 발생이 심각해지면서 농가에서 가지당 착과수를 2∼3개로 늘렸다”며 “과실에 가야 할 영양분이 분산되면서 과 크기가 작아졌다”고 말했다.
◆가을장마로 소비지 수요↓=20일 기준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단감은 중생종 ‘송본’이 주력 품종이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송본’ 단감 경락값은 10㎏ 상품 한상자당 3만2443원. 지난해 10월 평균(4만3029원)보다 24.6%, 평년 10월(3만3385원) 대비해선 2.8% 낮다. 박영욱 중앙청과 경매사는 “이달 셋째주까지 비 때문에 수확 작업이 더뎌 줄었던 출하량이 주말(18∼19일)을 전후해 크게 증가하면서 시세는 전년 대비 낮다”고 분석했다.
강지훈 경기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구리청과 경매사는 “이달 중순 기준 ‘송본’에다 ‘상서’가 일부 섞여 나오고, ‘부유’가 조금씩 고개를 내밀고 있다”며 “이달말부터는 ‘부유’가 주품종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지 공급량 감소 전망에도 시세 예측은 엇갈렸다. 엄상민 구리시장 인터넷청과 경매사는 “이달말 비가 그치면 소비지 수요가 오르며 시세는 전년 수준 이상으로 올라설 것”으로 봤다. 박 경매사는 “이달 상중순 내린 비로 당도가 저하돼 시세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