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9 오후 1:39:00
[추석 과일시장 결산] ‘사과’ 대과 부족에 품위별 가격 양극화…비주류 품종 약진
입력 : 2025-10-09 17:03

‘사과는 날개 달고 배는 선방했으며 샤인머스캣은 울었다.’ 올해 추석 대목 과일별 출하 성적표다. 기록적으로 긴 연휴에 선물 수요가 늘면서 예약 판매가 늘어난 것도 특징으로 꼽혔다.
◆사과, 대과 부족으로 중소과·비주류 품종 약진=사과시장은 대과 품귀 현상을 겪었다. 이에 따라 품위별 가격 양극화가 극심했다. 9월30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홍로’ 사과는 10㎏들이 상품 한상자당 6만486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 평균(4만9418원)보다 31.2%, 평년 9월(4만2154원)보다 53.9% 높다.
출하량이 충분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반입량이 급감한 것도 눈길을 끈다. 추석(10월6일) 7일 전인 9월23일부터 9월29일까지 가락시장 사과 반입량은 1399t으로, 전년 동기(2024년 9월4∼10일) 2006t보다 30.3% 감소했다. 이재희 중앙청과 이사는 “가정용 중소과는 시세가 낮은 편이었지만 제수용·선물용 사과는 대과와 정품 비중이 줄어 가격 양극화가 심했다”고 설명했다.
비주류 품종 출하도 활발했다. 신재구 전북 무주 구천동농협 무풍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센터장은 “‘홍로’ 대과 수요를 메우기 위해 ‘시나노골드’ ‘양광’ ‘감홍’ 등이 조기 출하됐고 이들 시세도 덩달아 높게 형성됐다”고 전했다. 윤성준 대경사과원예농협 영주APC센터장도 “‘홍로’ 출하량이 줄어든 9월말부터는 ‘아리수’가 시장을 석권했다”고 밝혔다.
◆배, 사과값 고공행진 덕 봤다=사과 대과 부족은 배시장에도 영향을 줬다. 사과값이 오르면서 배가 반사이익을 본 것이다. 9월30일 가락시장 ‘신고’ 배 경락값은 7.5㎏ 상품 한상자당 3만5254원이었다. 전년 9월 평균(4만9013원)보다 28.1% 낮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산 배 예상 생산량은 20만3200t으로 전년(17만8500t)보다 13.8% 늘었다.
배 역시 출하량이 예상과 달랐다. 9월23∼29일 가락시장 배 반입량은 2620t으로 전년 동기(2962t)보다 11.5% 적었다. 이석철 서울청과 과일부서장은 “배 전체 생산량은 늘었지만, 대과·정품 비중은 적어 시장 반입량이 예상을 밑돌았다”고 말했다. 이재희 이사는 “명절 직전으로 갈수록 배값이 내릴 것으로 봤으나 수요 증대로 시세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샤인머스캣, 반입량 늘어 울상…단감·감귤은 아쉬워=대목 온기는 샤인머스캣에겐 미치지 못했다. 샤인머스캣은 9월23∼29일 가락시장에만 1588t이 반입됐다. 전년 동기(1468t)보다 8.2% 늘었다. 9월30일 샤인머스캣 경락값은 2㎏들이 상품 한상자당 7417원이었다. 전년 9월 평균(1만1404원)보다 35.0%, 평년(1만9672원) 대비해선 62.3% 하락했다.
강근진 중앙청과 경매사는 “노지·비가림 물량이 추석에 맞춰 일찍 출하되면서 시설하우스 물량에 겹쳐 유통됐다”며 “당도는 나쁘지 않았지만 알 크기가 고르지 않고 껍질이 두꺼운 과실이 많았다”고 전했다.
단감·감귤류 또한 반입량이 증가했다. 9월23∼29일 가락시장에 반입된 단감은 229t, 감귤은 320t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5배·57.6% 증가했다. 9월30일 가락시장 ‘송본’ 단감 경락값은 10㎏들이 상품 한상자당 5만675원으로 전년 9월 평균(7만784원) 대비 28.4% 낮았다. 하우스감귤은 3㎏들이 상품 한상자당 2만2590원으로 전년 9월 대비 0.9% 올랐다.
김석인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는 “중생종 단감 ‘태추’ ‘송본’ ‘상서’가 함께 출하되며 9월말임에도 성출하기 같은 물량이 쏟아졌다”고 했다. 오재훈 중앙청과 경매사는 “노지감귤이 함께 출하되면서 전체 감귤류 반입량을 끌어올렸고, 황금향은 산지에선 3㎏들이 한상자(10개들이)가 3만원선에서 형성되며 나름 선방했지만 도매시장에선 13∼16개들이가 주로 반입되며 상자당 1만1000∼1만2000원에서 거래됐다”고 설명했다.
◆예약 판매·실속형 상품 인기=긴 연휴와 경기 불황을 반영한 소비성향 변화도 나타났다. 농협하나로마트는 예약 판매액이 전년 추석 대비 13.5%, 이마트는 21.6% 늘었다. 농협경제지주 마트지원부 관계자는 “긴 연휴로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미리 선물을 구입해두는 소비자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9월28일 기준 5만원 미만 국산 과일 선물세트 매출액이 전년보다 89% 증가했다”고 전했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사과·배 혼합 선물세트’ 공급량이 전년 추석 대비 60% 늘었고, 중소과로 이뤄진 ‘한손과일 세트’ 공급량이 2배 이상 껑충 뛰었다”고 설명했다.
김인경·서효상·정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