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과일 시장은 ‘사과는 아쉬움, 배는 선방, 샤인머스켓은 침체’로 요약된다. 추석이 평년보다 늦은 덕에 전반적인 물량 공급에 큰 차질은 없었지만, 품목별 희비는 분명했다.
사과 “물건 없어 못팔아” 대과 물량 부족···수요 못따라가 막판 시세 상승
올 추석 대목장에선 제수·선물용 사과 물량이 다소 부족하고 이를 배가 대체하면서 사과, 배 모두 막판 시세가 상승했다.
올해 전반적인 사과 작황이 양호하고 추석은 작년보다 20일이나 늦어 물량 쏠림 현상은 없었으나 추석을 바로 앞둔 단대목에는 대과가 부족해 시세가 들썩였다. 전북 무주·장수 등지에서 출하된 홍로 사과는 9월 초중순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5만원대의 시세(5kg, 상품)를 유지했다. 다만 추석에 가까워질수록 제수·선물용 대과 상품 확보 경쟁이 다소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9월 20일 이후 사과 시세는 7만원 내외로 형성됐다.
배 ‘선방’ 숙기 충분해 맛좋고 물량 넉넉···사과 수요 흡수하며 상승곡선
부족한 사과의 빈자리를 품질 좋은 배가 메우면서 배 시세도 강세를 보였다. 올해 배는 충분한 숙기를 채워 전반적으로 맛도 좋고 물량도 넉넉했다. 이재희 중앙청과 이사는 “올해 배 생산량은 20만톤 이상으로 작년 물량을 웃돈다. 특히 추석에 가까워질수록 맛도 제대로 드는 등 품질이 우수했다”며 “이에 부족한 사과 수요를 자연스레 흡수하면서 추석장 뒤로 갈수록 시세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가락시장의 배 평균 도매가격(7.5kg, 상품)은 9월 중하순 3만원대 중반에서 10월 들어 4만원대로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매시장에서는 “물건이 없어 못 팔았다”는 아쉬움도 나왔다. 정석록 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장은 “추석 명절 소비 수요는 충분했는데 막판 물량 확보에 애를 먹었다. 사과나 배 모두 도매시장에서는 충분히 더 소화할 여지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추석 대목장 과일 중도매인의 재고 물량이 완전히 소진돼 추석 휴업 뒤 바로 일반 소비용 사과·배 확보전이 치열했다. 그 여파로 10월 9~16일 가락시장의 사과 평균 도매가격(10kg, 상품)은 8만2780원, 배 평균 도매가격(15kg, 상품)은 5만6883원을 기록, 농산물 수요가 감소하는 추석 직후치고는 이례적인 가격 강세가 이어졌다.
샤인머스켓 ‘침체’ 이미지 악화로 시세 하락 계속···잦은 비에 저장성도 하락 골치
반면 샤인머스켓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추석 전후 가락시장의 샤인머스켓 평균 도매시세(2kg, 상품)는 7000원대 중반으로 평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정석록 전과련 회장은 “최근 몇 년 샤인머스켓에 대한 소비자 이미지가 악화돼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며 “적절한 송이 크기와 당도, 껍질 두께 등 전반적인 품질 회복으로 신뢰를 되찾아야 시세 반전을 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상 역시 샤인머스켓 농가의 시름을 키우고 있다. 추석 명절부터 이어진 잦은 강우의 영향으로 샤인머스켓 알갱이가 갈라지거나 심한 경우 열과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수분을 과도하게 머금은 탓에 껍질과 과육이 분리되는 식감 불량도 겹쳐 소비자 만족도 하락이 우려된다. 최명현 서상주농협 이사는 “보통 이달 말까지 샤인머스켓 수확을 진행하고 저장 작업에 들어간다”며 “저장한 물량은 내년 3월까지 출하하는 데 저장 직전에 이리 비가 오니 저장성이 떨어질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10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부사 사과 역시 가을장마가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이재현 중앙청과 경매사는 “아직 부사 사과의 색택이 전반적으로 잘 나지 않은 상황인데 이때 비가 내리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면서 “다만 착과는 평년작 이상이기에 향후 기상이 변수다. 11월 부사 물량에 따라 전반적인 사과 수급이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행히 배의 경우는 이미 전남 나주, 충남 천안, 경북 상주 등 주산지의 수확 작업이 대부분 마무리됐으며 경기 남양주 정도에 일부 물량이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비로 인한 큰 피해는 없으며 향후 저장성이 배 수급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