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장 점검/과일] 사과 공급 문제 없지만 최상품 부족···배 물량 몰려 시세 하락 우려
우정수 기자
승인 2025.09.19 20:00
호수 3715
6면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이두현 기자]
추석을 앞둔 가락시장은 서서히 대목장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과일 부류는 전반적으로 공급량에 여유가 있어 시세는 다소 낮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소 늦은 추석(10월 6일)을 앞두고 산지와 도매시장에서 대목장 준비를 시작했다. 올해는 봄에는 저온 피해와 대형 산불이 겹치고, 여름에는 고온과 지역에 따라 가뭄과 집중호우에 시달리는 극과극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농민들이 농산물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과일류의 경우 다행히 큰 피해를 빗겨가 공급에는 여유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저온 피해와 무더위의 영향으로 대과 비중이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과일 품위가 떨어지면서 농가에서 들인 노력 대비 대목장 시세는 다소 낮게 형성되고 있다. 추석 대목장을 맞아 주요 과일류 상황을 점검했다.
늦은 추석 불구 출하 빠르고 산지 APC 물량도 미리 확보 아리수·시나노골드 등도 충분 시세 전년비 같거나 낮을 듯
▲사과 =9월 셋째 주, 추석 연휴를 2주정도 앞둔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아직 명절 대목장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런데도 과일 경매장에서는 경매 중간 중간 중도매인들을 상대로 사과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는 경매사들의 당부가 이어졌다. 전북 무주·장수 등 추석 사과로 대표되는 ‘홍로’ 품종 주산지의 출하가 추석 대목장에 들어서기도 전에 마무리 단계에 있어서다. 이영신 중앙청과 부사장은 “올해는 고온의 영향으로 사과 착색이 빨리 이뤄져서 늦은 추석에도 불구하고 시장 출하가 빨리 시작됐다”라며 “과 크기가 다소 작지만 당도가 좋은데다 얼마 전까지 시세도 괜찮게 나오면서 농가들이 추석까지 기다리지 않고 서둘러 출하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8월 중순 하루 20톤 수준이었던 홍로 사과 가락시장 반입량은 18일부터 100톤 이상으로 늘어나기 시작해 9월 12일에는 269.3톤까지 증가했다. 이후 서서히 물량이 줄어 17일부터는 다시 200톤 밑으로 떨어졌다.
산지에서는 보다 자세한 상황을 전했다. 이재근 장수사과원예농협 과장은 “올해는 고온으로 인해 비대가 완전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8월 중순경 갑자기 사과 색이 나오기 시작했다”라며 “혹시나 사과 상태가 나빠질 것을 우려한 농가들이 서둘러 수확 및 출하를 해 일부 해발 500~600m 고지대 과수원을 제외하고는 80%정도 수확이 이뤄졌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산지에선 홍로 출하를 곧 마무리하더라도 선물·제수용 등 전체적인 추석 물량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추석 물량을 미리 확보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복 충북원예농협 본부장은 “올해는 홍로 수확이 전반적으로 빨리 이뤄져 대과 최상품 사과는 조금 부족할 수 있으나 일반 추석 선물용이나 제수용 사과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산지 APC의 경우 대형유통업체와 직거래를 많이 하는데, 추석에 대비해 어느 정도 물량을 확보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도매시장에서도 이미 거래가 끝난 물량과 향후 산지의 잔여 물량 출하까지 더하면 명절 소비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추석이 늦은 만큼 아리수·시나노골드 등 기타 품종 사과도 나와 일반 소비 물량도 충분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홍로 사과가 쏟아져 나오면서 도매시세(10kg, 상품)는 하락세로, 가락시장에서 8월 평균 8만5608원에 거래됐던 홍로는 이달 중순 이후 작년 추석 대목장 수준인 5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이영신 중앙청과 부사장은 “전체적인 사과 소비 물량은 충분한 만큼 추석 성수기 시세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병해충 적고 기상현상도 양호 전체 생산량 예년대비 5%↑ 대과·정형과 비율은 다소 하락 숙기 채우고 출하 맛 좋을 것
▲배 =추석을 앞둔 배 산지에서는 올해 생산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전반적인 병해충 발생이 적었고 생산량에 큰 타격을 입힐만한 기상현상도 없었던 결과로 파악된다.
충남 천안에서 배를 재배하는 장덕용 한국우리배연구회장은 “올해는 마른장마에다 이렇다 할 태풍 피해도 없어 낙과 등 생산량에 악영향을 끼칠 영향이 적었다”며 “주변 배 농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전체 생산량은 예년보다 5% 정도 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전했다.
생산량 증가와 별개로 대과, 정형과 비율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배 개화기 냉해 피해의 영향으로 기형과가 증가한 탓이다. 조성원 천안배원예농협 차장은 “전반적으로 올 추석 배 물량은 충분하지만 기형과가 꽤 있는 편이다. 추석 물량은 모양새도 중요한데 상품 비중이 평년보다 떨어지면서 품위에 따른 가격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며 “오는 26일 정도면 추석 물량 작업을 마무리하게 되는데, 여전히 과 비대가 잘 되지 않아 대과 비중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상황에서 추석 물량이 몰리면 배 도매시세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가락시장에 추석을 겨냥한 배(상품, 7.5kg)가 처음 출하된 9월 8일 평균 도매가격은 4만2917원이었지만 다음날 3만 원대로 하락한 이후 9월 셋째 주 3만5000원 내외로 시세가 형성됐다. 이종호 서울청과 과일부문장은 “추석에 맞춰 준비 중인 배 주산지 물량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앞으로 명절 물량이 늘어나면 오히려 가격이 하락할 위험도 있다”라며 “도매시세와 출하 물량을 세심히 확인하며 적절한 출하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평년보다 추석이 늦어 배가 충분히 숙기를 채우고 시장에 출하되면서 소비자에게 좋은 인식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장덕용 회장은 “보통 신고 배 숙기보다 추석이 이른 편이어서 생장촉진제를 사용해 출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러면 배 맛이 떨어진다. 올해는 추석이 늦어 배가 자연적으로 충분히 익은 후 소비자에게 갈 것”이라며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지고 향후 배 소비에도 좋은 영향이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샤인머스켓 도매시세 ‘절반 수준’ 그쳐
평년 수준 공급 불구 낮은 품질 탓 생산비 못 건져…품질 개선 시급
▲포도 =포도는 평년 수준의 공급량에도 불구하고 비중이 높은 샤인머스켓 도매시세가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농가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도매시장 유통인들은 품질 개선과 물량 조절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산지에서도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9월 8~18일 가락시장의 하루 평균 포도 반입량은 326톤으로, 평년 327톤과 거의 동일한 물량이 들어왔다. 그러나 시세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샤인머스켓(상품, 2kg) 평균 도매가격은 9538원으로 평년 2만801원에서 54.1%, 캠벨얼리와 거봉도 각각 16.9%, 13.5% 하락했다.
이 같은 시세 부진에 대해 도매시장 유통인들은 품질 문제를 우선으로 꼽았다. 고길석 한국청과 이사는 “보통 과일은 품종별로 주산지에서 집중적으로 재배하고 전국에 유통된다. 이에 비해 샤인머스켓은 급속하게 인기를 끌며 전국 각지에서 생산하다 보니 물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품질관리도 안 되는 편”이라며 “올해 샤인머스켓도 껍질이 너무 두껍고 씨가 있는 경우도 많다. 결국 이런 품질 저하로 소비자가 손길을 주지 않다 보니 시세가 낮게 형성된다”라고 설명했다.
포도 산지에서는 이러한 도매시세가 생산비도 못 건지는 수준이라면서 장기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품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박용하 한국포도회 회장은 “샤인머스켓 700g 한 송이의 생산 원가를 농가에서는 7000원, 정부 기관에서는 4000원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어느 쪽이든 지금의 도매시세는 생산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샤인머스켓 품질 개선과 물량 조절의 필요성은 생산자들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박용하 회장은 “현재 한국포도회에서 333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이는 포도나무 열매를 30% 줄여 품질은 올리고 생산량은 낮춤과 동시에 비용 30% 절감, 소득 30% 증대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단감 공급량 전년비 두 배, 복숭아도 20%↑
단감 10kg 상품 3만원 안팎 전망 복숭아 4kg 2만2000~2만5000원
▲단감·복숭아 =올해는 늦은 추석으로 인해 추석 성수기 단감 공급량이 작년 대목장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는 9월 초, 추석 성수기 공급량이 전년 대비 119.3%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가락시장에서도 올해 추석에는 단감 거래가 활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촌조생 단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추석 대목장인 9월 24일 이후에는 송본 등 다양한 품종의 단감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게 유통인들의 이야기다. 이달 초까지 가락시장에 하루 1~2톤 정도 반입됐던 단감은 출하량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9월 중순 이후부터 하루 7~8톤 정도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재희 중앙청과 이사는 “올해 고온의 영향으로 착과율이 저조해 단감 전체적으로는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추석만 놓고 보면 늦은 추석인 만큼 공급량이 많다”라며 “추석 물량이 많기 때문에 시세(10kg, 상품)는 작년(평균 3만8500원)보다 낮은 3만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봄철 저온과 여름 고온 및 가뭄으로 작황이 부진했던 복숭아도 9월 들어 비가 자주 내리면서 생육 지연된 물량이 도매시장으로 나오고 있다. 도매시장에선 복숭아 역시 지난해 추석 성수기 대비 반입량이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재희 이사는 “8월까지 생육이 지연됐던 복숭아가 9월 들어 생육을 회복해 이달부터 10월까지는 공급량이 많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가락시장에선 추석 성수기 복숭아(앨버트) 시세(4kg, 상품)도 2024년 추석 2만7000원~3만원보다 다소 낮은 2만2000원~2만5000원 사이를 오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