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강릉 안반데기 고랭지배추 생산자들이 수확 및 출하를 시작했다. 10일 기준, 안반데기 고랭지배추 재배면적의 35%정도 수확이 이뤄진 상태다.
여름 고온·가뭄 탓 우려 컸지만 비대 늦을 뿐 망가진 정도 아냐 상품성은 평년비 다소 떨어져
강릉 제외 오히려 공급량 많아 가락시장 도매가 전년비 약세 ‘수입안정보험’ 등 지원 추진
늦은 추석 9월 이후 수확 집중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수확 및 출하를 시작한 강릉 안반데기의 고랭지배추 상태가 당초 우려보다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발 1000m 이상에 위치한 곳인데도 여름철 고온과 올해 유래 없는 가뭄의 영향으로 작황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수확 작업 중인 배추밭 출하율은 7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일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 일대 고랭지배추밭을 찾아 작황을 점검했다. 여기에 동행해 여름배추 생육 상태를 살펴본 결과, 일간지 등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내용과는 다르게 폭염과 가뭄 속에서도 수확 및 출하할 수 있는 수준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날 현장 안내를 담당한 김규현 강릉농협 팀장은 “방송과 일간지에서 6월에 정식한 배추가 망가진 모습을 전체 배추 상태가 그런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데, 실제로 그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6월 정식한 배추는 안반데기 여름배추 생산량의 25%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번 생육 점검에 함께 한 고행서 대아청과 부장(경매사)도 “가뭄보다 비가 많이 내리면 배추가 수확도 못할 정도로 많이 망가지는데, 가뭄의 경우 배추 품위는 떨어지지만 수확을 못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안반데기 배추의 경우 가뭄으로 비대가 늦어진 상태로, 결구력이 약하긴 해도 망가졌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라고 짚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 장기화로 고랭지에서도 8월 수확기 배추 생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안반데기를 포함한 많은 고랭지배추 생산자들이 7월에 정식해 9월 이후 수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10월 늦은 추석으로 인해 9월 이후 수확 비중이 더 높아진 상황이다. 안반데기의 경우 고온과 가뭄으로 배추 생육이 지연돼 수확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김규현 팀장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안반데기 여름배추 재배면적의 35%정도 수확이 이뤄졌다”라며 “6월 정식한 배추는 출하율이 50%수준이었다면 7월 정식한 배추밭은 그래도 출하율을 70% 이상은 유지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다만, 고온과 극심한 가뭄 탓에 전반적으로 배추 크기가 작아지는 등 이 지역 배추 상품성은 평년 대비 다소 떨어진 상태다. 고행서 부장은 “올해는 강릉을 제외하면 평창이나 정선 등 다른 고랭지배추 주산지 상황은 양호해 오히려 도매시장 공급량이 많다”라며 “여기에 품위가 낮은 배추가 섞여 들어오면서 시세는 전년 대비 약세”라고 설명했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기준, 8월 평균 1만4355원(10kg, 상품)을 기록했던 배추가격은 최근 1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진 상태로, 지난 11일에는 전년 대비 50.2%나 하락한 평균 1만1598원에 거래됐다. 2020년 이후 같은 날 최저 금액이다.
김동욱 농식품부 원예산업과 사무관은 “고온과 가뭄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농업인들이 힘들게 배추를 생산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수입안정보험’ 등을 통해 농업인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농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작황 점검에선 농촌진흥청이 여름배추 수급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평창군 진부면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진부시험지에서 진행하고 있는 여름배추 준고랭지 시범재배 현장도 확인했다. 저온성 필름과 미세살수 장치, 생리활성제 등 ‘고온경감기술’을 활용해 하라듀, 썸머탑을 포함한 다양한 품종의 여름배추를 재배한 결과, 폭염 속에서도 진부지역 관행 재배시기(8월초 정식, 10월초 수확)보다 한 달 정도 빠른 9월 4일경부터 출하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기존 고랭지배추 주산지 수확기와 겹치는 시기로, ‘배추 수급안정’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수확기 조절이 필요하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