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정수 기자
- 승인 2025.09.02 18:24
- 호수 3710
- 5면
2025-09-02 오후 1:50:00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가격 폭락 시기와 시세 비교
일부 언론 ‘금배추’ 운운 왜곡
수급 양호한 데도 생육부진 부각
정부 수매·비축물량 충분하고
올 생산량 전년비 증가 전망
고랭지배추 산지, 보도 자제 요청
올 여름 배추 도매시세가 전년과 평년보다 낮은데도 일부 언론에서 배추를 물가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하자 산지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가격 폭락 시기와 현재 시세를 비교해 가격이 폭등한 것처럼 왜곡하는 상황으로, 이는 김치 등 배추 소비를 위축시켜 시세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배추 수급은 ‘양호’=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여름배추 생산량을 전년 대비 약 9% 증가한 24만2000톤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고온으로 인한 생육 장애 발생 등 작황 부진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생산 단수가 10%정도 늘어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 최선동 강릉고랭지채소공동출하협의회장은 “강릉은 올해 가뭄이 워낙 심해 지난해까지 출하율이 70%를 넘었던 안반데기도 50%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상황이 더 어려워 졌다”라며 “그러나 이는 강릉에 국한된 것으로, 태백·정선 등 다른 고랭지배추 산지는 작년보다 사정이 나아졌다”라고 설명했다.
평창에서 배추를 생산하는 산지유통인 이준식 씨도 “가뭄으로 배추 생산이 어려워진 것은 맞지만 지난해보다는 덜하다”라며 “가뭄이 해소되지 않고 현 상태가 그대로 이어지더라도 작년과 비교하면 생산량이 20%정도는 많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여기에 올해는 고온·가뭄 등으로 인한 수급 불안에 대비, 정부에서 봄배추 수매·비축량을 1만5000톤까지 확대해 아직 배추 공급에는 문제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미리 확보한 9월 수확 분 비축량도 4000톤(계약재배 포함)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올해 여름배추 도매시세는 전년과 평년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기준, 8월 평균가격(10kg, 상품)은 1만4355원으로, 전년 동기 1만7084원 대비 약 16%, 평년보다도 3% 낮은 가격에 형성됐다. 대아청과 관계자는 “강릉 외에 상대적으로 가뭄이 덜한 평창, 정선, 태백지역에서는 배추 출하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최근 들어 산지 수확량이 늘어나면서 저장 배추 시장 반입량이 감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농가 더 힘들게 하는 ‘금배추’ 보도=지난 6월에도 배추 도매가격(10kg, 상품)은 평년 시세(7488원) 이하에서 형성됐다. 특히 5월에는 전월 1만300원 대비 42%나 폭락한 5941원에 배추가 거래됐다. 전년(1만217원) 및 평년(9166원)과 비교해도 크게 낮은 금액이다. 7월의 경우도 평균 도매가격은 1만 482원으로, 전년과는 비슷하고 평년보다는 낮은 수준에 거래를 마쳤다.
그런데 최근 보도 양상을 보면 가격이 낮았던 5~6월과 8월 시세를 비교하면서 ‘물가지수가 50% 이상 올라 금배추가 됐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또 도매시장 시세와 상관없이 소매가격이 오른 날만 집어서 ‘올해처럼 한 포기 7000원대까지 큰 폭의 가격 상승은 이례적’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기사에서 인용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를 살펴보면 8월 배추 1포기 평균소매가격은 6500원 수준으로, 8월 중순 단 3일만 7000원대를 넘겼다. 오히려 같은 날 도매시세는 3포기 1망(10kg, 상품)에 1만1040원~1만3178원 사이로, 8월 평균 도매가격(1만4355원)보다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이런 내용에 생육 장애로 문제가 생긴 부분만 부각시켜 전체 수급에 큰 문제가 생긴 것처럼 상황을 왜곡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언론보도가 시세 하락으로 이어져 산지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격 폭등 기사를 접한 소비자들이 시장에 발길을 끊게 되고, 배추 소비를 위축시켜 시세하락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최선동 회장은 “가뜩이나 가뭄으로 힘들게 농사짓는데 언론에선 시세가 폭락했던 시기와 비교해 가격이 크게 오른 것처럼 이야기 한다”라며 “보도 내용처럼 전체적으로 수급에 이상이 생겼으면 시세가 폭등해야 정상인데, 오히려 전년과 평년보다 낮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배추 보도가 나오면 김치 등 배추 소비를 위축시키게 되고 이는 시세 하락 원인으로 작용해 힘들게 농사지은 농가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산지에선 정확한 사실 분석에 기반 한 보도를 요청하고 있다. 김규현 강릉농협 팀장은 “올해는 김치 공장에서 봄배추를 많이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비가 부진해지면 업체들의 구매 저하로 이어지는 등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로 산지가 더 힘들어질 수 있는 만큼 전후 상황까지 파악 후 정확한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우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