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0 오후 5:48:00
알배기배추 수입량 느는데…통계 ‘깜깜이’
입력 : 2025-08-10 16:55


국내 알배기배추 소비시장이 커지면서 외국산 수입량도 덩달아 늘고 있다. 그런데 수입 통계가 전혀 파악되지 않아 ‘깜깜이 시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이터 확보를 위해 국제통일상품분류번호(HS코드) 분리 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수입업체, 지난해 2∼3곳에서 올해 8∼9곳으로 급증=최근 여름배추로 알배기배추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본지 2025년 8월4일자 6면 보도). 더운 여름철 통배추나 절임배추로 김치를 담그는 대신 간편하게 겉절이를 만들어 먹는 경향이 짙어지면서다. 마라탕·샤부샤부 등을 주메뉴로 하는 외식 프랜차이즈업체가 인기를 끄는 것도 한몫했다. 이 메뉴엔 배춧잎 등 각종 채소가 많이 사용된다.
알배기배추시장 성장의 이면엔 값싼 외국산 공급 확대도 자리한다. 서울 가락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외국산 알배기배추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선보인 건 지난해 여름 이후다. 외국산 배추의 상당수는 중국산이다. 지난해 국내 여름배추 작황부진으로 시세가 급등하면서 일부 중국산 신선배추가 국내로 들어왔고, 이때 알배기배추도 같이 도입됐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여름배추 생산량은 32만2161t이다. 전년(36만5961t)과 견줘 12%, 평년(37만3644t)보다 13.8% 감소했다. aT 농산물유통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서울 가락시장 배추 경락값은 10㎏들이 상품 한망당 2만5186원으로 전년 동기(1만3105원)보다 92.2% 높았다.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해 여름 2∼3곳에 불과하던 알배기배추 수입업체가 올해는 8∼9곳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저가·냉장유통 앞세워 시장 침투…국산값 하락 부추겨=문제는 외국산 알배기배추 반입량이 늘어나면서 국내 가격 형성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8일 가락시장에서 중국산 알배기배추는 8㎏ 한상자당 1만∼1만5500원에 거래됐다. 같은 날 국산은 동일 규격에 3만1994원(상품 기준)에 거래됐다. 중국산이 국산의 31∼48% 수준으로 크게 저렴하다.
중국산은 유통 과정 중 콜드체인 시스템도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산 알배기배추는 대부분 냉장 형태로 국내에 반입된다. 실제로 가락시장 경매장에 진열된 알배기배추를 손으로 만져보니 냉기가 느껴졌다. 시장 관계자 A씨는 “국산은 산지에서부터 상온 유통되는 반면 중국산은 냉장 상태로 들어오니, 유통 중 품질 저하 위험성(리스크)이 덜하다”며 “일부 중도매인들은 국산보다 중국산을 먼저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중국산으로 인한 국산 가격 교란 현상은 지난해 7월 사례를 비춰보면 더욱 뚜렷하다. 중국산 알배기배추 반입량이 올해보다 적었던 지난해 7월, 가락시장 내 국산 알배기배추 8㎏ 상품은 평균 2만3205원이었다. 올 7월 시세는 그보다 6.8% 떨어진 2만1635원에 그쳤다.
◆신선배추와 분리해 수입 통계체계 구축해야=이처럼 외국산 알배기배추 취급이 급증하는데도 정작 산지·유통업계에선 해당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알배기배추는 수출입 실적 통계상 일반 통배추인 ‘배추’와 동일한 HS코드(0704.90.2000)를 사용한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외국산 알배기배추가 국내에 얼마나 반입되는지 정확한 수입 실태를 파악할 수 없는 건 큰 문제”라면서 “국내 농가를 보호하고 국내 배추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라도 일반 배추와 알배기배추의 HS코드를 분리해 세부 수입 실태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