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정수 기자
- 승인 2025.08.05 18:47
- 호수 3703
- 6면
2025-08-05 오전 11:00:00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기본적인 농산물 경매 업무 외에 농가 지도와 교육, 안정적인 출하 유도 등 도매법인의 다양한 역할을 정리한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특히 산지 방문 등 농가와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농산물 출하 물량과 시기를 적절하게 조절,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산물유통전략연구소는 농산물 유통 개선 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농가 및 산지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도매법인 경매사들의 업무를 연구·분석하고, 이를 정리한 ‘농산물 경매사의 산지 거래교섭 업무 형태와 시사점’을 최근 발표했다.
현직 경매사 430명 설문 결과
농안법상 ‘경매 담당’ 업무 이외
농산물 마케팅 전반 실제 수행
▲농가교육, 농산물 마케팅까지 ‘경매사’ 담당=농산물유통전략연구소에 따르면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에서는 경매를 담당하는 경매사의 업무 범위를 △경매 우선순위 결정 △가격평가 △경락자의 결정 △정가·수의매매에 대한 협상 및 중재로 단순화 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다수의 농업인들도 법 규정처럼 경매사들과 이들이 소속된 도매법인의 역할이 도매시장에 반입된 농산물을 단순하게 경매를 통해 중도매인 등에게 연결시켜 손쉽게 수수료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농산물유통전략연구소가 전국 32개 공영도매시장에서 실제 근무하는 현직 경매사 4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경매와 입찰, 정가·수의 매매, 온라인거래와 같은 기본적인 농산물 매매 관련 업무 외에도 △농가 지도 및 교육 △농산물 공급과 수요 조정 △유통정보 수집·분석·공유 △농산물 상품화 제안 등 농산물 마케팅 전반을 경매사들이 수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농안법에서 규정한 업무 및 외부 인식과는 다르게 실제 경매사들이 수행하는 업무 범위와 내용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게 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출하 물량·시기 소통 비중 높고
작황 파악·이슈 공유 등도 힘써
“도매법인 역할 늘릴 수 있도록
수탁판매원칙 등 재정비 해야”
▲안정적인 농산물 공급에 주력=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경매사들은 농가와 진행하는 업무협의 가운데, 주로 농산물 출하 물량(29.5%)과 시기(28.1%)에 대한 소통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장 기술을 활용한 연중 출하를 유도하고, 특히 안정적인 가격 형성을 위해 사전에 파악한 구매자 특성을 바탕으로 적절한 출하시기 조절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재배 품종 지도 업무’ 비중도 12.6%로 높은 편인데, 품종 다양화를 통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구매 트렌드를 충족시키는 한편, 농가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특정 품종 생산량 감소에도 대응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 연구에선 경매사들이 농가와의 업무협의에서 주로 요청하는 사항도 출하와 관련한 부분인 것으로 파악했다. 도매시장에서 농가와 산지를 판단할 때 중요하게 보는 요소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농산물 출하’로, 경매사들은 농업인들에게 ‘지속적·안정적 출하(39.3%)’를 강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은 ‘균일한 품질(37.2%)’인데, 시장에선 ‘좋은 품질’보다 정확한 등급선별을 통한 균일한 품질의 농산물 공급을 우선순위에 놓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매사와 농가 간 업무 협의는 주로 전화 통화(36%), 산지 직접 방문(35%) 등 농가와의 상시적인 소통을 통해 진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작황 파악, 유통정책과 동향·주요 이슈 등에 대한 공유도 이뤄지고 있다.
이번 연구에 대해 오세복 농산물유통전략연구소 대표는 “경매사를 비롯한 도매법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 제도 안에서는 농산물 수급안정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인 만큼 도매법인이 보다 직접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출하주로부터 농산물을 위탁받는 수탁판매원칙제도(직접 매수판매 금지)와 도매법인 지정제도 등 도매시장 관련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우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