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희경·이한태·이문예·김진오·박세준
- 승인 2025.08.05 20:08
- 호수 4180
- 2면
2025-08-05 오후 1:08:00출처 : 농수축산신문(안희경, 이한태, 이문예, 김진오, 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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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안희경·이한태·이문예·김진오·박세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7일 한국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적시한 서한을 공개하면서 촉발된 쌀·소고기·사과 등 농축산물 개방의 파고에 농축산인들은 ‘또다시 농업을 희생양으로 삼겠냐’며 울분섞인 목소리를 쏟아냈다.
다행스레 미국의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강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협상결과 식량안보와 한국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해 추가 개방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일단락 됐다.
하지만 이번 미국과의 관세협상 결과에 대해 ‘소나기를 피한 정도에 불과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실질적인 보호 대책 없이 통상 논리에 농업이 반복적으로 희생되는 구조를 벗어나 새로운 통상 전략과 함께 농축산업계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2004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21년 간의 농축산업에 미친 영향과 이번 한·미 상호관세협상 결과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고 각계의 통상 전문가들로부터 한·미 상호관세협상을 통해 본 농축산업 통상전략과 우리 농축산업계의 대응방안에 대해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① 개방화20년, 피해는 농업의 몫으로 남아
통상협상 주요 쟁점, 수입자유화·관세율서
동식물위생검역·가치규범으로 변화
농업가치·국민건강 지키기 위한
책임있는 협상 이어가야
# 첫FTA로부터21년, 한·미FTA는14년차 맞았지만...
1999년9월 한·칠레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선언하고2002년10월 타결, 2004년4월1일 협정이 발효되면서 우리나라는FTA 체제에 들어서게 됐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FTA는2005년2월 사전실무점검회의를 시작으로2006년6월 제1차 공식협상, 2007년4월2일 협상이 타결돼 우여곡절 끝에2012년3월15일 발효됐다.
지난4일 현재 한국의 발효된FTA는22건, 59개국으로 가장 최근에 발효된FTA는 지난해12월31일 발효된 한·필리핀FTA다. 서명·타결된FTA는 아랍에미리트(UAE), 에콰도르, 과테말라, 걸프협력회의(GCC), 조지아 등5건, 10개국이다. 그 외 몽골, 우즈베키스탄, 남미공동시장(MERCOSUR), 말레이시아 등12건의FTA가 신규 혹은 개정을 위해 협상 중이다.
과거 FTA를 포함해서 농식품 무역에서 관건은 수입자유화와 관세율이었다. 하지만 세계무역기구(WTO)와FTA의 확산으로 관세 장벽이 과거보다 현저히 낮아지면서 이제 통상협상의 주요 쟁점은 동식물위생·검역(SPS), 가치규범 등 비관세 장벽이 되고 있다.
최근 한·미 상호관세협상에서도SPS는 중요한 쟁점이 됐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3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과채류에 대한 한국 검역절차에 대해 많은 관심을 표했다”며 “비관세장벽과 관련해 검역 절차 개선 등 기술적 사안에 대해선 앞으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해SPS 협상 가능성이 아직 열려있음을 밝혔다.
이와 관련 문한필 전남대 교수는 “SPS 조치가 수입제한의 도구로 활용되는 것은 개선돼야 하지만 적절한 검역·검사를 하지 못해 유해 병해충이 전파될 경우 국내 과일농가의 피해가 예상 밖으로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며 “더욱이SPS 조치는 농식품업계는 물론 소비자단체의 주요 관심사나 외교적인 긴급 사안으로 번질 잠재력이 있어 농정당국의 성의 있는 대내협상, 국내SPS 기반에 대한 총체적 점검, 협정의 국내법적 수용 문제 검토 등이 필요하며 선진국과 함께 검역·농생명공학 분쟁 관련 효과적인 조직 구축과 전문인력 양성 등 과학적 증빙 역량 확충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또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일방주의적인 통상 질서 구축 시도에 한·미FTA의 지속성에 의문을 가지는 시선도 많아졌다. 특히 한국은 미국과FTA를 체결했음에도 그렇지 않은 일본과 동일한 상호관세율15%를 부과받으면서 FTA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우선 소고기·사과·배 등의 잔존 관세인하와 같은 한·미FTA의 추가이행을 정지하고 미국과 차후 무역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을 제언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한·미FTA 발효 이후 대미 농식품 무역적자80억 달러
한·미FTA는 농업 부문 관세 철폐율이97.9%로 사실상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이 개방돼 개방 수준이 가장 높은FTA로 평가된다.
쌀과 쌀 관련 제품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됐으며 오렌지 등16개 품목에는 저율관세할당(TRQ)이 주어졌다. 사과와 배는 후지 사과와 동양 배 등 특정품종의 관세를20년간 철폐하고 포도, 오렌지, 칩용 감자에는 계절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사과와 배의 생과실은 식물방역법상 수입이 금지돼 아직까진 수입 실적이 없다.
소고기, 마늘 등 민감품목과 고관세 적용 품목에 대해선 농산물수입제한조치(ASG)가 적용되지만 발동 사례는 없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FTA이행지원센터가 지난4월 발행한 ‘FTA 체결국 농축산물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한·미FTA 발효 후 농식품 수입액은 발효 전 5년 평균 대비41.3% 증가한83억9000만 달러, 수출액은128.8% 증가한9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에는 약80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 농식품 교역 국가 중 가장 큰 적자다.
# 한·미 상호관세협상에 대한 평가는
이번 한·미 상호관세협상 결과에 대해 농축산업계는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가 농업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결과적으로 쌀과 소고기 부문의 시장 개방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는 국내 농축산물을 지켜내려는 우리 정부의 협상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이하 한종협)는 “비록 협상 세부 내용이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고 한미 양국 간 관세협상 타결에 대한 미묘한 온도차가 존재하지만 쌀과 소고기를 지켰다는 부분은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했다
한국농축산연합회(이하 연합회)도 “쌀·소고기 추가 개방을 하지 않기로 한 협상 결과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사과와 유전자변형생물체(LMO) 감자 등에 대한 검역 절차 등 비관세 장벽을 협의사항으로 남겨둔 부분에 대해선 다소 우려를 표하며 마지막까지 책임 있는 협상을 이어갈 것을 당부했다.
한종협은 “비관세 장벽은 앞으로 유심히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 짚으며 “농산물 검역 절차가 완화될 경우 미국산 사과나LMO 작물 등의 수입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사과뿐 아니라 다양한 농산물로까지 영향을 미치는 등 국내 농업 전반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협상을 발판으로 농업계와 지속 소통하며 농업 가치, 국민 건강을 끝까지 지켜내기 위한 책임 있는 협상을 계속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연합회도 “식물 검역은 식물방역법, LMO법, WTO 동식물 위생·검역 협정, 바이오안전성에 대한 카르타헤나 의정서 등에 따른 정당한 조치이자 국민 건강권, 국내 생태계 보호와 직결되는 국가의 주권 영역”이라며 “식량안보, 국민 먹거리 안전 확보를 위해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대응해 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미국과의 관세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식량안보와 국민의 안전한 밥상을 지켜낸 결과’라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특히 농업은 국가 안보의 기반이며 국민 생존과 직결되는 가치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향후 검역 주권을 지켜내는 데에도 한치의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일동은 협상결과가 전해진 지난달31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한·미 통상협상 타결로 국민의 먹거리 안전과 식량안보를 지켜냈다”고 평하며 “‘농업을 희생시키지 말라’, ‘쌀과 소고기,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지켜달라’는 농업인단체를 포함한 농업인의 절박한 요구가 협상에 큰 힘이 됐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이번 한·미 통상협상은 농업은 국가 안보의 기반이며 국민 생존과 직결되는 가치라는 점과 농업을 더 이상 협상의 카드로 삼아서는 안 되고 더 이상의 희생도 불가하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줬다”며 “민주당 농해수위 의원 일동은 앞으로도 우리 농업·농촌·농업인이 통상협상과정에서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미 통상협상이 큰 틀에서는 마무리됐지만 검역절차 개선 등에 대한 미국과의 추가 협의가 예상되고 있다”며 “검역은 과학의 영역일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과 식량안보를 지키는 국가 주권의 핵심으로 국익의 이름으로 검역기준 완화를 정당화하거나 협상의 뒷문을 통해 농업 개방이 시도돼서도 결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이 문제(검역절차 개선)를 지켜보며 대한민국 검역 주권을 지켜내는 데에 한치의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비관세장벽 협상에 대한 우려와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 가능성에 의문을 전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비관세장벽 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농축산물 추가 개방에 대해서도 미국과 다른 목소리를 내 의문을 자아내고 있고 앞으로 협의를 계속하겠다는 여지만 남겨 어느 수준까지 농산물 시장을 개방할 것인지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②[전문가 지상간담회]
한·미 상호관세협상을 통해 본 농축산업 통상전략은
■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과학적 검역 역량 강화·확충하고
기후위기 대응 노동인권 문제에도 관심 가져야

“최근 일본이 쌀 시장 개방을 조건으로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하면서 우리나라의 대미 협상에도 초미의 관심이 집중됐다. 우리 역시 쌀 시장과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개방을 우려했으나 이를 저지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쌀이나 한우는 생산·소비 측면에서 대체 효과가 있어 시장 개방 확대는 농업계에 실망과 좌절을 안길 수 있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대비해야 할 과제는 앞으로도 여전히 남아 있다. 농축산물 검역 문제를 비롯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검역 절차를 거론하며 미국산 사과·배 등 과채류를 언급한 만큼 관련 현안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자국 농산물의 수출 확대를 위해 시장 접근이 어려운 국가를 대상으로 무역대표부(USTR)를 통해 매년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를 발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과·감자 등이 검역 조치로 인해 합법적으로 수입 제한되고 있는데 미국 내에서도 이에 대한 불만이 크다. 물론 우리도 수출 품목 가운데 미국 검역에 가로막히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시장 개방은 각국의 자연환경과 동식물 생태계에 외래 병해충이나 가축 질병을 유입시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따르면 과학적 증거가 있다면 합법적으로 수입을 제한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이제 우리의 과학적 검역 역량을 강화하고 확충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통해 상대국의 수출을 견제하는 동시에 우리가 진출하지 못한 미국 시장도 뚫어낼 수 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기후위기 대응, 노동 인권 문제 등 새로운 무역 규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국제 사회에서는 이제 아동 노동, 죄수 노동, 외국인 노동자 인권 침해, 환경 훼손 등을 지양하는 규범이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환경·인권·노동을 비관세 장벽으로 활용하는 데 큰 관심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가 영원히 대통령을 할 수는 없고, 세계 각국이 성장하면서 다극 체제에 접어들어 국제 규범도 보다 공정한 방향으로 나아갈 전망인 만큼 관심이 필요하다.”
■ 서진교GSnJ 인스티튜트 원장
예상되는 피해 형태·규모 파악하고
이해당사자와 소통...대응 방안 마련해야

“이번에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은 투자, 비관세장벽 등 세부적으로 불확실한 내용이 있어 현시점에서 평가를 하기는 조금 이르다고 보인다.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양국이 비관세장벽과 같은 긴 논의가 필요한 부분을 뒤로 미룬 결과라고 판단된다. 농업분야에서는 비관세장벽을 제외한다면 특별한 내용이 없기 때문에 손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비관세장벽에 대해 향후 개선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기로 한 만큼 ‘소나기를 피했다’ 정도로 보고 대비를 하는 게 타당할 것이다.
비관세장벽의 개선은 ‘지금보다 완화하는 방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검역을 건너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과학의 영역에서 절차에 맞춰 단계별로 대응해야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해당사자가 될 농업인, 농업인단체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예상되는 다양한 피해의 형태와 규모를 파악하고 단계별, 절차별로 이해당사자와 소통하며 대응방안을 마련해나가야 갈등을 줄이면서 수용가능한 범위의 대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시장이 개방된 뒤에도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과 여건을 마련하는 데에도 힘을 모아야 한다. 기후변화 적응, 소비 트렌드에 맞춘 품종 개발, 시비법 등 생산의 지속가능성뿐만 아니라 소비지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노력이 요구된다. 소비자가 우리 농산물이니까 더 사랑해주고, 우리 농업을 위한 일이기 때문에 고통을 분담하며 생산자의 편에 서줄 것이란 막연한 기대보다는 소비지 기호와 수요에 맞는 맛과 품질로 경쟁력을 갖춰야 하며 이를 위한 연구와 기술보급, 정책적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사과시장이 개방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산의 국내 시장점유율이95%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단순히 가격만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우리만의 경쟁력이 필요한 것이다.
고령화로 농업분야에서는 향후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견되고 있다.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지켜나갈 수 있는 소통과 노력, 갈등을 완화시키는 형태의 정책적 축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 문한필 전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한·미 FTA 이행중단 선언·통보해야
농가 경영 위험관리 강화 수단 필요

“미국 시장에서 경쟁국인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동일한 조건인 상호관세율15%를 얻어낸 점, 쌀·소고기 같은 민감품목의 추가개방이 없다는 점, 대미 투자에서 상호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는 조선 분야에서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협상 결과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소 민감한 이슈인 농축산물 검역 등 비관세조치에 대해선 개선, 협력 등 선언적인 내용만 언급된 점도 농업계 입장에선 잘한 협상이라 볼 수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후 이전과 같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제가 복원되기는 어려울 것이지만 트럼프 방식의 미국 중심 패권적 통상협정도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다. 이번 협상 결과로 미국 제조업 경쟁력은 단기간 개선되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원상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그때가 되면 또다시 관세율을 올릴 것인가? 그렇게 흘러가지 않도록 세계통상질서의 재구축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며 우리나라도 이러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또 한·미FTA를 완전히 파기할 순 없겠지만 이행 중단을 선언하고 미국 측에 통보해야한다. 추가 이행은 현재 농산물 분야만 남아있다. 즉 올해 이행해야 하는 관세 감축, 저율할당관세(TRQ) 물량 증량까지만 약속대로 이행하고 내년부터는 이행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다. 소고기를 포함해15년 관세철폐 품목들과20년 관세철폐 품목인 사과와 배는 잔존관세가 남아있으며TRQ 복리증량하는 품목들도 현 수준에서 증량을 멈추는 것이 필요하다. 당연히 미국과 차후 무역 협상에서 우리의 협상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사안이라 판단된다.
시장 개방 이후20여 년간 국산 농축산물의 품질 경쟁력은 상당히 개선돼 왔다. 물적 인프라는 물론 제도적 장치도 선진국 수준으로 마련돼 왔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가격은 국산 농산물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기후변화 등 생산의 불안정성을 낮추기 위한 정책, 농가 경영의 위험관리를 강화하는 수단이 필요하며 청년층의 농업진입 문턱을 낮추고 농업생산과 스마트팜, 인공지능, 로봇 등 혁신기술과의 결합을 적극적으로 도모해야 한다. 가격 경쟁력을 개선할 수 있는 유통구조 개선과 수요 기반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도 중요한 과제다.”
■ 이병오 강원대 명예교수
한우, 고급육시장 장악·소비층 유지 위해
새로운 홍보전략 필요

“이번 협상에서30개월령 이상 미산 소고기 수입제한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식량안보와 국민보건 면에서는 칭찬할 부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사실상30개월령 미산 소고기는 실질적 공급량이 많지 않고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미비한 만큼 상징적인 의미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르면 관세 제로화로 내년에는 미산 소고기가 무관세로 들어온다는 것이고 호주 소고기는2028년부터 관세가 제로화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소고기 수입시장의 양대산맥을 차지하고 있는 호주와 미국산이 근시일안에 무관세로 들어온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도 이미 관세가 낮은 상황으로 호주와 미국에서 소고기가 대부분 수입되고 있지만 관세가 조금이라도 내려가면 가격 경쟁력이 더 생긴다고 봐야 한다. 이는 바꿔말하면 한우는 가격경쟁력이 더 낮아지는 것이다. 이미 자급률은40%대로 낮아졌지만 무관세로 미산과 호주산 소고기가 들어온다면 자급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자급률을 지켜낼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해답은 이미 나와있다. 한우는 고급육시장을 더욱 장악하고 소비층을 유지하면서 소비자가 부가가치를 지불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워야 한다. 문제는 미국에서 프리미엄급 소고기가 들어오거나 호주산 와규가 무관세로 들어오는 경우다. 이는 한우시장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우만이 가진 정통성과 안전성을 부각하면서 지금까지의 방식을 넘어선 새로운 홍보전략이 필요하다. 한우 고급육을 먹는 소비자들의 연령, 소득계층 등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시장을 세분화해서 그들을 타깃으로 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한우협회와 한우자조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최근 마케팅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인공지능(AI)이나 챗지피티(Chat GPT)를 활용해 가상의 시나리오를 만들고 이들을 활용한 치밀한 전략을 세워보는 것도 좋겠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전략으로 새로운 시장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출처 : 농수축산신문(안희경, 이한태, 이문예, 김진오, 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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