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관련기사

‘휴업’ 번지는 도매시장…산지 “정부, 농가피해 최소화방안 찾아야

  • 2026-10-14 오후 2:50:00
  • 26

출처 : 농민신문(서효상, 심재웅, 이인해 기자)



기사 로고
‘휴업’ 번지는 도매시장…산지 “정부, 농가피해 최소화방안 찾아야
입력 : 2026-10-14 18:55
가락 쉰 뒤 물량 늘어 값 급락 
구리 10∼12월 동시휴장 강행 
인천·경기·강서 등 동참 움직임 
첫 논의때부터 산지의견 배제 
농가 피해 줄일 대책마련 시급

서울 가락시장이 ‘시범휴업’이란 이름으로 올들어 5월을 제외하고 이달까지 매월 1회 추가로 쉬었다. 가락시장은 매주 일요일 정기휴업한다. 10개월 중 9개월은 월 1회 주 5일제를 시행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남광주·부산·인천 등지 도매시장에서도 휴업 동참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지에선 정부가 논의 복판으로 나와 농가 피해 최소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011 복사

◆가락시장 10월10일 시범휴업 뒤 일부 품목 값 하락=이달 10일 가락시장은 4차 세번째 시범휴업을 진행했다. 4차 시범휴업은 모두 5회 예정돼 있다. 10일 시범휴업은 4차 시범휴업으로선 6월3일과 7월8일에 이은 세번째다. 상반기엔 3월7일·4월4일에 3차 세·네번째 시범휴업을 했다.

10일 시범휴업으로 일부 과채류·엽채류 경락값 하락이 두드러졌다. 12일 가락시장에서 상추(포기찹)는 4㎏들이 상품 한상자당 1만551원에 거래돼 직전 주(3∼9일) 평균(1만1917원)보다 11.5% 낮았다. ‘백다다기’ 오이(100개)는 22.8%, 오이맛고추(10㎏)는 11.4%, 청경채(4㎏ 상품)는 19.1% 내렸다.

일요일 포함해 이틀 연속 쉬다보니 시장 반입량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오이는 시범휴업일 전후 반입량이 87.4% 폭증했다.

6면_도매시장 시험휴업_그래픽2

◆구리시장 겹치기 휴업 강행에 전국 확산 우려=10일 휴업은 수도권 주요 도매시장인 경기 구리도매시장이 가세했다는 특징도 있다. 구리시장은 농민 출하 선택권 제한 우려에도(본지 8월21일자 8면 보도), 9월14일 시장관리운영위원회를 열어 10∼12월 가락시장과 동일한 날짜에 겹치기 휴장하기로 의결했다.

구리시장이 동참하자 다른 지역 유통인도 들썩이는 모습이다.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관계자는 “인천 삼산·남촌 도매시장과 경기 안산도매시장에서 가락·구리 시장 상황을 주시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강서지사 관계자는 “강서시장에서도 시범휴업을 하자는 유통인 의견이 지속돼 올해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2~3회 휴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유통인 협의를 거쳐 11월 중 휴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초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산지 의견 배제=산지는 2023년 가락시장 시범휴업 개시 당시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신선농산물 특성상 출하가 중단되면 상품성 저하, 출하물량 쏠림에 따른 값 하락이 불가피한 데도 시장 개설자(지방정부)와 유통인 중심으로 협의가 이뤄지면서 농가 견해가 축소 반영됐다는 것이다.

백성익 품목별전국협의회 회장단회의 의장(제주 서귀포 효돈농협 조합장)은 “애초 서울시공사가 운영 중인 시장관리운영위엔 유통인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논의하니 중도매인간 교대 휴업 같은 대안을 농민이 아무리 제시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올해 서울시공사가 조직한 제10대 시장관리운영위 위원 20명 가운데 유통인과 하역단체는 7명이다. 생산자는 단 3명이고, 그마저도 수산부류를 빼면 2명에 그친다.

◆“개설자에만 맡길 단계 지나…정부 나서야”=농가들은 시범휴업 논의를 더이상 개설자·유통인에만 맡겨둬선 안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시장간 겹치기 휴업에 따른 산지 피해를 막는 데 농림축산식품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경북 ‘청도반시’ 출하조직 관계자는 “주요 도매시장이 동시 휴업한다면 수도권으로 가야할 물량이 산지농협 공판장으로 몰려 가격이 폭락할 수 있고, 농산물 시세는 한번 꺾이면 회복하기 어렵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정작 농식품부는 뒷짐 진 행태를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범휴업이 전국으로 확산한다면 시장 개설자를 모아 의견을 들어볼 수는 있지만 휴업 여부나 구체적 일정을 정부가 강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효상·심재웅·이인해 기자

 


 

출처 : 농민신문(서효상, 심재웅, 이인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