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정수 기자
- 승인 2026.03.17 18:20
2026-03-17 오후 3:09:00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정부가 지난해 최저가격 입찰 방식으로 진행한 봄배추 정부수매를 올해는 최저가격 입찰에 ‘도매가격 연동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보완했다. 낙찰가격과 실제 도매가격 간 격차를 일부 보전해 산지유통인 등 낙찰자들이 겪을 수 있는 손실 부담을 덜어주고, 정부는 낙찰자의 계약 포기를 예방해 원활하게 수급물량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산지유통인 등 현장에선 도매가격 연동제의 실효성이 낮다면서 최소한의 생산비 보장이 가능한 ‘내정가격’ 방식으로 입찰 방식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배추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도 ‘2026년산 노지 봄배추 정부수매’ 공개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수매물량은 망(10kg, 3포기) 단위 봄배추 20만 망과 플라스틱박스(10kg, 3포기) 단위 봄배추 30만 박스를 포함한 총 5000톤. 정부수매 물량을 낙찰 받은 산지유통인 등은 6월 5일부터 20일까지 입고를 마무리해야 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봄배추 수매 입찰공고에 따르면 올해도 낙찰자 선정은 최저가격을 제시한 입찰자부터 낙찰자로 결정하는 ‘최저가격’ 방식을 적용한다. 지난해와 동일한 방식인데, 올해는 여기에 도매가격 연동제를 도입해 일부 변화를 줬다. 최저가격 낙찰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연동제로 일부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배추 정부수매 입찰 방식은 2025년 이전 3년 동안은 정부가 최소 생산비 등을 감안해 내정가격을 책정하고, 이 가격에 근접한 순으로 낙찰자를 선정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그러다 지난해 최저가격 낙찰 방식으로 바뀌면서 유통인 간 무분별한 경쟁 속에 낙찰가격이 생산비 아래까지 떨어지는 일이 벌어졌고, 일부 낙찰자들은 계약 물량을 채우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작년의 경우 냉해로 인한 추대 발생 등 봄배추 작황이 예상보다 좋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낙찰자 가운데 배추 취급량이 많지 않은 산지유통인이나 유통업체들은 납품기한을 맞추지 못하거나 계약을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결국 정부도 계획량(8000톤)을 모두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산지유통인은 “생산비 이하, 쉽게 말해 덤핑 가격으로 낙찰 받은 사람 대다수가 배추 취급량이 많지 않은 사람들이었다”라며 “작황이 부진해 본인 물량으로는 계약량을 맞추지 못하고, 나머지 물량을 시세대로 구입해 납품하기에는 손해가 너무 커 입찰 보증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파기한 사람들이 꽤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는 이같이 수매 입찰에 참여하는 산지유통인 등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원활한 수매물량 확보를 위해 올해 도매가격 연동제를 도입했다. 도매가격 연동제는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기준, 수매기간 상품 배추(10kg) 도매가격이 평년가격 대비 15% 이상 상승할 경우 상승률의 절반(최대 20%, 소수점 이하 절사)을 낙찰가에 반영해 보전해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평년가격은 직전 5개년 평균 가격으로, 올해의 경우 수매기간인 6월 5~20일의 2021년~2025년의 상품 배추 평균가격인 7500원이 기준이 된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올해 수매기간 가락시장 상품 평균 도매가격이 8625원 이상을 기록하면 연동제가 발동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올해 봄배추 수매기간인 6월 5일~20일 사이 가락시장 상품 배추 평균가격이 1만원을 기록했다고 가정하면, 평년 가격 대비 상승률은 33.3%가 된다. 그러면 정부수매에 배추 한 망 7000원으로 낙찰된 A업체의 보전금은 낙찰가격인 7000원에 상승률 33.3%의 절반인 16%를 반영한 1120원(7000원×16%)이 되고, 최종적으로 낙찰가격에 이 보전금을 더한 8120원을 수령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도매가격 연동제에 대한 현장 반응은 다소 회의적이다. 생산량 및 시장 공급량이 많아 도매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경우가 없는 봄배추 특성 상 연동제 발동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있다. 실제로 올해 봄배추 수매 기간인 6월 5~20일의 가락시장 평균 도매가격이 연동제 발동 기준인 8625원을 넘은 해는 직전 5년 동안 한 번도 없었다. 2023년 8295원이 가장 높은 금액이다. 올해 정부수매 입찰에 참여한 한 산지유통인은 “가을배추와 봄배추는 전국 여러 지역에서 생산하는 만큼 공급량이 많아 여름·겨울배추와 다르게 시세가 크게 상승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라며 “도매가격 연동제는 가락시장 상품 배추 상승률을 기반으로 설계해 발동 가능성이 낮은데다, 그것도 상승률의 절반만 반영하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 언급했다.
이에 2025년 이전의 내정가격 입찰 방식으로 다시 전환하거나 도매가격 연동제 발동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생산비 등을 고려한 예전의 내정가격 방식으로 정부수매를 진행해야 수매에 참여하는 산지도 살고, 정부도 좋은 품질의 배추를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소한 연동제가 제대로 발동할 수 있도록 보완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현행법상 배추 수매에 대해서는 최저가격 방식을 적용하도록 돼 있어 지난해부터 불가피하게 최저가격 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하게 됐다”라며 “도매가격 연동제는 최저가격 입찰을 보완하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하는 제도인 만큼 올해는 그대로 시행해 보고, 추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정수 기자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우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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