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정수 기자
- 승인 2025.07.11 19:26
- 호수 3697
- 15면
2025-07-11 오후 2:55:00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정부가 바뀌었는데, 이전처럼 하겠나.”
얼마 전 경남 창녕농협공판장에서 있었던 2025년산 건마늘 첫 경매 날, 한 마늘 농가에서 꺼낸 말이다. 새 정부에서는 과거처럼 무분별하게 마늘 수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 있는 얘기였다.
농가에서 이 말을 하기 전 상황은 이랬다. 마치 1년 전 현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매 첫 날, 농가 예상보다 현저하게 낮은 시세가 형성됐고, 결국 농가와 중매인 사이에 고성이 오가면서 경매가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경매 시작부터 상품 기준 1kg당 4000원 미만의 낮은 시세가 이어졌는데, 생산량과 생산비 등을 감안했을 때 상품 마늘의 경우 4500원, 못해도 생산비 수준인 4300원은 나와 줄 것이라는 게 농가들의 기대였다.
2025년산 마늘 생산량은 약 29만2330톤으로, 지난해 대비 2.7% 늘었지만 앞으로 공급 가능한 마늘은 작년보다 그렇게 여유 있다고 볼 수 없다. 3월부터 발생한 2024년산 저장 마늘 재고 소진에 2025년산 풋마늘을 당겨서 공급한 물량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알고 있는 농가들은 첫 경매를 기다리면서 4300원~4500원 대의 시세를 머릿속에 그렸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재배면적 자율감축 노력과 이상기후 피해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농가들의 햇마늘 가격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경매 첫날, 농가에서 받은 가격(1kg)은 상품 마늘 평균 3806원에 불과했다.
이해할 수 없는 시세 형성에 항의하는 농가들에게 중매인들이 내놓은 답변도 지난해와 같았다. 2022년, 마늘 가격이 오르자 정부가 TRQ(저율관세할당) 물량을 도입해 큰 손해를 입었다면서 ‘정부의 마늘 수입 우려’ 때문에 마늘을 높은 가격으로 구매하기에는 부담이 있다는 게 중매인들의 목소리다.
지난해의 경우 사전에 이 같은 중매인들의 분위기를 파악한 생산자단체에서 경매 전부터 농림축산식품부에 수급가이드라인 상 수입이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TRQ를 도입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식 발표’를 요청했으나 끝내 들어주지 않았다.
올해는 다행히 첫 경매 이후 생산비 이상의 시세가 형성되고는 있지만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마늘 농가들이 생산비를 보다 안정적으로 보장 받기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수급가이드라인을 준수하겠다는 정부의 ‘공식적인 약속’ 이다. 농가에선 그동안 정부가 취해 온 수입 위주의 물가 관리 정책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는데도 ‘정부가 바뀌었는데 예전처럼 쉽게 수입을 결정하겠느냐’며 새 정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통령이 직접 농업 전반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새 정부의 농업 정책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정부가 보여줘야 할 차례다.
우정수 유통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