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4 오전 10:32:00
[극한기후시대] 석달간 저장하는 ‘MA 패키지 기술’…여름 ‘金배추’ 시름 덜어
입력 : 2025-07-03 15:51

“김치업계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여름배추 수급입니다. 이 저장기술의 효과가 입증돼, 보급되면 업계와 소비자 모두가 한시름 더는 거죠.”
경북 영주의 김치업체인 농업회사법인 씨엔에프(C&F) 이용덕 대표의 말이다. 배추김치가 주력 취급품인 이 회사는 생산물량 대부분을 유명 식품업체 ‘대상’에 공급하고 ‘선비촌 김치’란 자체 브랜드도 운영한다. 연중 사용하는 배추는 원물로 1만5000t, 포기로 따지면 700만포기가 넘는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을 7월말∼10월초 강원 고랭지에서 나오는 여름배추로 충당한다.
이 대표에 따르면 김치업계는 여름철이 최대 성수기다. 가정집 김장김치가 동나기 시작하고 휴가철과 맞물려 외식 소비가 늘어나는 것이다 보니 포장김치를 찾는 이가 많다. 김치업체들이 6월 중하순 봄배추를 최대한 확보해 저온창고에 앞다퉈 저장하려는 이유다.
이 대표는 “매년 700t 이상의 봄배추를 저장하는데 보관을 잘하면 두달까지 쓸 수 있다”면서 “그런데 최근 몇년간 고온과 잦은 비 등 이상기상이 반복되면서 봄배추 품질이 저하돼 저장 가능한 기간이 짧아졌다”고 토로했다.
그러던 중 이 대표는 올초 반가운 제안을 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공동으로 수행하는 ‘여름철 배추 수급안정을 위한 융복합 협업 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되는 배추 저장기술 실증시험에 참여하겠느냐는 것이었다.
해당 실증시험은 농진청이 주도하는 것으로, 2023년 자체 개발한 ‘엠에이(MA) 패키지 기술’을 각 지역에서 테스트하는 게 골자다. MA(Modified Atmosphere)는 ‘기체 조절’ 또는 ‘가스 조정’이란 뜻이다. 올해 농진청은 10월까지 영주를 포함해 경기 이천, 전북 진안, 전남 장성, 경북 안동 모두 5곳에서 배추 177t에 대해 기술을 실증한다.
MA 패키지 기술은 총 3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수확한 배추를 예비냉장(예랭)·예비건조(예건)한다. 수확 직후 품온이 15∼20℃인 봄배추를 저온저장고에서 1∼3일 예랭해 품온을 5℃로 낮추는 작업이다. 그 다음 배추 170포기가 담긴 팰릿 맨 위에 결로를 막기 위한 골판지 덮개를 덮고 자체 개발한 MA 필름을 팰릿 겉면에 통째로 씌운다. 배추에서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막고 온습도와 이산화탄소 농도, 에틸렌 발생량을 적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후 저온저장고 온도를 0.5∼1℃로 맞추고 저장한다.
장민선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과 연구사는 “지난해 강원 태백 고랭지배추에 MA 패키지 기술을 적용한 결과 중량 감모율이 12.2%에서 3.1%로 줄어드는 등 배추 신선도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50일 남짓이던 봄배추 저장기간을 최대 90일로 늘림으로써 여름철 배추 수급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6월말 수확한 봄배추를 가을배추가 나오기 시작하는 10월초까지 유통시킨다면 배추 수급·가격이 안정돼 농가·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영주=김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