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9 오전 10:39:00
가락시장 3차 시범휴업 검토…“농산물 연중 거래방식 도입 선행돼야”
입력 : 2025-06-29 17:01

서울 가락시장이 영업일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며 3차 시범휴업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2∼3월 평일 시범휴업 이후 주 5일제 도입 추진을 사실상 접은 것 아니냐는 관측을 뒤엎는 행보다. 휴업 형태로는 월 1회 추가 휴업방안을 만지작거리지만 유통인 사이에서조차 의견이 통일되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휴업 형태라는 표면적 논의에 매달리는 소모적 논쟁 대신, 농산물 거래가 연중 끊기지 않게 하는 거래방식 도입 등 대안 마련에 먼저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월 1회 추가 휴업 카드 급부상…시기에 대해선 유통인간 ‘이견’=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6월초 가락시장 유통인들을 불러 시장 영업일 조정방안을 주제로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서 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이하 한중연)는 명절 등 기존 휴업일이 있는 달을 제외하고 월 1회 추가 휴업할 것을 요구했다. 한중연은 채소류 취급 중도매인단체다.
가락시장은 1주일에 일요일만 쉬는 주 6일제로 운영된다. 채소류는 토요일 저녁 경매, 과일류는 일요일 아침 경매를 하지 않는다. 월 1회 추가 휴업하겠다는 것은 한달 4주 중 특정한 1주는 주 5일만 영업하겠다는 것이다.
과일류 중도매인으로 구성된 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전과련)는 월 1회 추가 휴업은 찬성하나 하절기(5∼10월)는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두 중도매인단체는 월 1회 추가 휴업일로 토요일을 선호했다. 하역노조 단체들도 이에 동의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 11·12월, 내년 3·4월 월 1회 휴업하나?=회의에서 공사 측은 ‘중도매인 교대 근무방안’을 새롭게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대로 주 6일을 운영하되 중도매인간 근무일을 조정해 근로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중연 측은 “만일 하루에 30명 나오던 중도매인이 교대 근무 도입으로 15명만 나온다면 그날은 경락값이 폭락할 수 있다”고 반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전과련 측이 월 1회 추가 휴업 기간에서 하절기를 제외해달라고 한 것은 취급 부류(과일류) 특성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해당 시기는 과일 출하 성수기다.
논의 끝에 회의 참석자들은 3차 시범사업을 추진하되 올 11·12월과 내년 3·4월 모두 4번에 걸쳐 월 1회 시장 문을 닫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공사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시장 유통인간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한 자리였다”며 “7월 중 주요 출하자 단체를 포함한 협의체를 꾸려 종합적으로 의견을 수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공사는 2023년 11월4일과 12월2일, 2024년 3월2일 모두 3번의 토요일에 1차로 시범휴업했다. 이어 올해 2월12일과 3월5일 총 2번의 평일(수요일)에 2차 시범휴업을 단행했다.
◆‘쉼 없는 농산물 물류’ 위한 대안 먼저 제시해야=전문가들은 알맹이 없는 공사·유통인 간 휴업 논의에 업계 피로감만 가중됐다고 비판했다. 유통주체간 선호 요일 등 입장 차만 확인하는 지금과 같은 논의 방식으로는 유통인 또는 출하자 등 어느 한쪽의 일방적 희생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은 “농산물 출하에 지장을 주지 않고 시장 내 근로자들의 휴업일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가·수의 매매 활성화나 온라인 거래 도입 등 휴업일 경매제를 대신할 거래방식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사례를 거론했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 도매시장은 주 5일 운영하지만 농산물 물류는 365일 쉬지 않고 이뤄진다”면서 “정가·수의 매매가 전체 도매거래의 90% 이상으로 정착하면서 도매시장의 주 5일제도 자연스레 정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재창 한국농수산대학교 농수산융합학부 교수는 “정가·수의 매매나 온라인 거래 등 휴업일 기존 거래를 대체할 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출하자의 우려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휴업일 논의에 앞서 휴업을 위한 전제조건을 어떻게 갖출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