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상현 기자
- 승인 2025.06.24 19:41
- 호수 3692
- 7면
2025-06-24 오전 11:31:00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의무휴업에 들어가는 날은
납품물량 절반으로 줄어
생산비는 계속 오르는데
소비 위축에 ‘걱정 태산’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앞서
생산자 목소리 반영 여론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에 들어가는 날에는 납품물량이 50%로 줄어든다. 농업현장은 경기침체에 인건비를 비롯한 생산비 상승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공휴일 중에서 지정토록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는 것에 대한 J영농법인 W대표의 생각이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J영농법인은 친환경 및 GAP(농산물우수관리) 인증을 받은 농산물을 대형마트, 이커머스(전자상거래)기업 등지에 납품한다. 20년 넘게 신선농산물을 유통해온 W대표는 “자체농장과 함께 제주도에서부터 강원도 고랭지까지 계약재배를 통해 1000톤 이상의 농산물을 연중 생산한다”면서 “생산된 농산물은 전처리, 소포장 등의 과정을 거친 후 롯데마트, E마트와 같은 대형마트, 식자재유통기업, 온라인유통기업 등으로 납품한다”고 설명한다. 약2만5000㎡의 자체농장, 전국에 분포한 10개소의 계약재배 농장을 통해 쌈채류, 근경채류, 과채류 등을 생산해 온·오프라인 시장으로 납품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매출은 감소하는 반면 생산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어려움이 크다. W대표는 “경기 침체로 소비가 줄면서 농민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농업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인력난에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건비 상승 등 생산여건도 점점 열악해지고 있다”고 전한다.

여기에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이 논의되면서 걱정거리가 더 늘었다.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4년 9월에 대표로 발의한 개정안 때문이다. 이 개정안은 ‘시장·군수·구청장으로 하여금 대규모점포 등에 대해 반드시 영업시간 제한 또는 의무휴업일 지정을 명하도록 하고, 의무휴업일은 공휴일 중에서 지정’하는 것이 골자다. 그런데,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 법안의 처리에 속도를 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W대표는 “일요일에 판매되는 농산물의 경우 전날 납품하는데, 이마트나 롯데마트가 의무휴업에 들어갈 때는 물량이 50%로 줄어든다”면서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침체에 생산비 급등으로 미래가 보이지 않는 농업현실을 고려치 않고 섣부르게 제도를 변경하는 것은 안 된다”고 지적한다.
대형마트에 대한 공휴일 강제휴무 추진은 유통현장의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인식하는 것이라는 게 W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에 들어갈 경우 소비자들이 외출자체를 줄이기 때문에 인근의 상권이 동반 침체되고 있다”면서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것에서 보듯이 온라인유통의 급성장으로 오프라인시장이 쇠퇴하고 있는데, 대형마트만 규제하겠다는 것은 유통환경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온라인 매출의 비중이 2024년 4월 50.3%에서 2025년 4월에는 54.4%로 증가했다. 오프라인 13개사, 온라인 10개사의 매출을 비교한 결과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는 11.1%에서 10.1%, 백화점은 17.7%에서 16.1%, 편의점은 18.1%에서 16.8%로 매출이 줄었다. 이런 상황에 대해 황규광 (사)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 사무총장은 J영농법인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 점유율이 날로 커지고 있고, 중국의 거대 온라인 공룡기업들도 국내에서 거점물류센터 확보에 뛰어들고 있다”면서 “지금은 쇠퇴하고 있는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 유통시장의 환경변화를 직시하고 사회적 논란을 최소화하는 현실적 대안을 찾을 때”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신선농산물을 공급하는 농가입장에서는 의무휴업 폐지가 상책이고, 그렇지 않다면 현행대로 지자체가 지역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면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앞서 농산물 생산자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