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정수 기자
- 승인 2025.06.04 16:31
- 호수 3686
- 5면
2025-06-04 오전 11:16:00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수도권으로 농산물 출하 집중
지방도매시장 전송거래 늘어
중도매인 직접출하 허용 언급도
정부 “온라인시장 활용 계획”
도매시장 거래를 마친 농산물을 다른 도매시장으로 재 반입해 거래가 이뤄지는 ‘전송거래’ 효율성 개선을 위해서는 전송거래에 한해 도매법인 ‘제3자 판매’와 중도매인 ‘직접집하’를 허용해 유통단계를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형도매시장으로 농산물 출하가 집중돼 집하력이 약해진 지방 도매시장 입장에선 전송거래가 불가피한 만큼 규제완화를 통해 거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도매시장유통포럼은 지난 5월 29일, 국내외 농산물 유통 전문가 및 현장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가락동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대강당에서 ‘2025년 2차 정책세미나’를 열고, 전송거래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전송거래, 어떻게 이뤄지나=이번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이홍진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과장에 따르면 인구 집중화 현상으로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농산물 출하가 이뤄지면서 도매시장 간 상품이 이동하는 전송거래가 발생하고 있다. 농산물 출하가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처럼 대량 거래가 가능한 도매시장으로 집중돼 지방 도매시장은 농산물 수집이 어려워진 부분을 전송거래를 통해 보완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전송 받는 측과 보내는 측의 모든 유통주체가 참여’하는 전송거래 유형이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방의 한 도매시장 중도매인과 도매법인이 가락시장 도매법인과 중도매인에게 농산물 전송거래를 요청하면 가락시장 도매법인을 통해 상품을 확보한 가락시장 중도매인이 거래를 요청한 지방 도매시장으로 상품을 보내고, 해당 시장 도매법인을 거쳐 중도매인에게 상품이 이동하는 형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유통단계가 늘어나 물류비 등 각종 비용이 증가한다 데 있다. 때문에 전송거래를 유통비용을 증가시키는 불필요한 거래방식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이홍진 과장은 “전송거래는 공급이 집중된 시장과 부족한 시장 간 적절한 농산물 수요·공급을 유지하는 거래방법으로, 지방 도매시장 및 농산물 유통 활성화 등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라며 “전송거래로 유통단계는 늘었지만, 농산물 유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도매법인 측면의 전송거래 개선방안으로 △전송거래에 한정한 제3자 판매 허용 △정가·수의매매 간소화 △온라인도매시장 활용을 위한 도매법인 구매자 등록 허용 등을 제안했다.
한편 일본의 경우 거래방식이 자유로워 우리나라보다 단순한 전송거래 구조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세미나에 직접 참석한 일본의 도매시장 전문가 후지시마 히로지 일본 세이에이대학 교수는 “일본에선 중도매인 없이 도매법인 간 전송거래가 가능한데, 이는 도매법인 제3자 판매가 허용됐기 때문”이라며 “중도매인 직접집하도 가능해 전송 보내는 시장 도매법인과 전송 받는 시장 중도매인 간 거래도 이뤄진다”라고 밝혔다.
▲도매법인·중도매인, ‘규제완화’ 요구=유통현장 관계자들이 참석한 토론에서는 규제완화를 통해 전송거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먼저 도매법인에선 제3자 판매 허용과 함께 지방 도매법인에는 ‘매매참가’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황찬규 울산중앙청과 대표는 “현재 중앙과 지방 도매시장 간 물건을 주고받는 게 불가피한 상황으로, 울산시장은 하절기에는 산지에서 엽채류를 받을 여력이 안 돼 전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라며 “다만 유통단계를 줄이기 위해 전송거래에 한해 도매법인의 제3자 판매를 허용하고, 지방 도매법인에는 매매참가 권한을 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중도매인의 경우 일본처럼 직접집하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나용원 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 사무국장은 “지방 도매시장 중도매인 입장에선 도매법인 역할이 중요한데, 구매자가 원하는 품목과 등급의 농산물을 구할 수 없을 때가 많아 전송거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방 도매법인이 전송거래에 소극적인 경우 중도매인이 가락시장 같은 곳에서 직접 물건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전송거래에 대해서는 일본처럼 중도매인 직접집하를 허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 김준현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 사무관은 “전송거래는 국내 유통환경에서는 최적화 한 거래형태지만 일종의 이중상장 등 비용 증가의 문제가 있다”라며 “정부에선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을 통해 전송거래 단계를 줄이려는 것이 큰 방향”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수집 능력이 취약해진 지방 도매시장의 존립 문제까지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현장 의견을 끊임없이 수렴하고 다양한 주체들의 의견을 고르게 들어보는 기회를 갖겠다”라고 덧붙였다.
우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