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8 오전 10:53:00
[인터뷰] “농산물 소비 행태 변화…디지털 전환 통해 신속히 대응”
입력 : 2025-06-18 00:00

국내 최초·최대 공영도매시장인 서울 가락시장이 19일 개장 40주년을 맞는다. 강산이 네번 바뀌는 동안 대한민국 농산물 유통 1번지로 자리매김해온 이곳에서 형성된 농산물 가격은 전국 농산물의 기준가격이 된다. 불혹을 넘긴 가락시장은 이제 시설 현대화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대비 중이다. 시장 관리주체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문영표 사장을 공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 위탁상이 수의 거래하던 농산물이 1985년 제1호 공영도매시장인 가락시장 탄생과 함께 제도권으로 올라왔다.
▶가락시장은 유통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벌어지던 불법·무질서 행위를 근절하고자 개설됐다. 공정·투명한 거래방식인 경매제를 도입해 출하자·구매자 간 적절한 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적정 가격이 발견되면서 농산물 유통의 신뢰도가 크게 높아졌다. 2024년 기준 전국 농산물 생산량의 20%가량이 가락시장을 경유한다.
- 거래환경 개선을 위해 최근 노력한 부분은.
▶팰릿출하 추진이다. 과거 무·배추 등 많은 품목이 차량에 마구잡이로 적재돼 차상거래 됐다. 이는 물류 효율을 떨어뜨린다고 판단해 산지 포장화 작업을 통한 팰릿출하를 추진했다. 팰릿으로 출하된 물건을 경매장에 내려 거래하자 차량 대기시간이 줄고 경매장 회전율이 올라갔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21∼2024년 4년 연속 행정안전부 경영평가 1위와 서울시 핵심가치평가 1위를 달성했다. 전례 없는 기록이다.
- 가락시장을 둘러싼 유통환경도 크게 달라졌다.
▶공영도매시장에선 원물 중심으로 대면 거래가 이뤄진다. 개장 당시부터 40년이 흐른 지금까지 이같은 방식은 그대로다. 그러나 사회구조가 변했다.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고령층 비중은 늘었고 1인가구도 급증했다. 한번에 많은 양을 구매하던 기존의 농산물 소비 행태가 소포장된 가공품 중심으로 변화했다. 주된 거래 장소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 가락시장의 대응방안은 뭔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소비 트렌드 변화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2022년 사장으로 부임한 후 전자송품장을 전국 공영도매시장 최초로 도입했다. 전자송품장은 수기 송품장을 대체해 상품 이력 관리와 거래 효율성 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변화하는 수요에 맞춰 도매시장에서도 소분·가공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12월 새롭게 문을 연 채소2동 3층에는 상품화 시설을 구비했다. 원물 양파·대파 등의 탈피·소분 등 전처리 작업을 할 수 있게 했다.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에도 참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 가락시장 주 5일제 도입 움직임을 놓고 논란이 많다.
▶가락시장은 주 6일, 특히 야간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같은 근무 환경 탓에 젊은 인력이 잘 유입되지 않는다. 중도매인 활기는 농산물 분산기능 강화로 이어진다. 그런데 젊은 인력이 새로 들어오지 않으니 분산 기능도 점차 약화하는 실정이다. 분산 기능이 강화돼야 농산물 경락값도 오른다. 따라서 가락시장 주 5일제 도입은 장기적으로 시장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필수적이다. 유통인 경쟁력 강화는 출하자 이익으로 돌아갈 것이라 믿는다.
- 농산물 가격불안 원인 중 하나로 도매시장 유통구조가 지적되곤 한다.
▶농산물 가격 안정화라는 목표에서 가락시장이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가락시장은 가격 결정권이 없다. 생산량이 많고 적을 때 비축하거나 매수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그나마 가격안정 방안을 찾아보자면 도매시장 내 경쟁체계 강화가 있겠다.
- 경쟁체계 강화라면?
▶오프라인·온라인 두 방향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거래제도를 다양화해야 한다. 경매제뿐만 아니라 정가·수의 매매를 활성화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해 장외거래, 도매법인 매수, 제3자 판매 등을 허용해야 한다. 온라인 거래 확대를 통해 물류기지 역할도 갖춰야 한다. 이를 통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풀필먼트센터(거래·보관·가공·포장·배송 등 물류 전 과정을 대행해주는 곳)로 성장하는 것이 가락시장의 미래 비전이다.
서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