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문예·박세준·이두현 기자
- 승인 2025.06.04 18:26
- 호수 4171
- 3면
2025-06-04 오전 10:23:00출처 : 농수축산신문 (이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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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이문예·박세준·이두현 기자]
이재명 정부가 지난 4일 출범했다. 대내외 여건 악화로 존립마저 위협받는 농축수산업계로서는 새 정부에 거는 기대가 어느때 보다 클 수 밖에 없다. 각계각층의 농축수산업 관계자들로부터 이재명 정부에 바라는 점을 들어봤다.

“농정예산 확충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 이승호 한국농축산연합회 회장
“우리 농업‧농촌은 자유무역협정(FTA) 개방농정 하에서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고, 고령화와 후계자 부족, 이상기후, 생산비 지속 상승으로 농축산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명약관화하다. 농촌소멸과 식량안보 위기가 심화되는 현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통계청의 ‘2024년 농가경제조사’에 따르면 농업소득은 957만6000원으로 2021년 대비 26.1% 감소, 같은 기간 농가부채는 4501만6000원으로 23.0% 증가했다. 지표로 보여지는 것만 봐도 이 정도로, 농업현장의 어려움은 명확하다. 이재명 정부에서는 근본적으로 농업홀대 기조를 탈피해 국가예산의 5% 이상으로 농정예산을 확충하는 것을 최우선과제로 추진해 주기 바란다. 이와 함께 농업정책자금 금리인하, 상환기한 연장 등 농가부채 경감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무엇보다 이재명 정부에서는 식량안보 차원의 국가 전략산업이자 미래 성장산업으로서 농축산업에 대한 인식전환에 역량을 집중하기 바란다. 농축산업의 공익적 가치를 분명하게 인식해 협치를 통해 농업인 소득보장, 재해안전망 구축 등이 내실있게 추진돼야 할 것이다.”

“농정 대전환,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
■ 노만호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상임대표
“대한민국 농업은 단순한 1차 산업을 넘어 생명산업이자 식량안보를 책임지는 국가안보산업이지만, 수년째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국가 농정예산, 기후위기, 농촌소멸, 치솟는 농가 경영비, 농산물 가격 불안정, 정체돼 있는 농업소득과 쌀값 문제 등 농업‧농촌은 ‘착족무처(着足無處)’의 상황에 놓여 있다. 이제 농업‧농촌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농정의 대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
농업계는 국가 농정 예산의 확충을 최우선 목표로 농업재해 보상 현실화, 농가 생산비 부담 완화, 농가소득 안전망 구축, 청년‧후계농 육성 정책의 내실화, 기후위기와 농촌소멸 대응, 농업인의 노후 보장, 쌀값 안정화 등 농업정책 마련에 있어 차기 정부와 긴밀한 소통과 지속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구체화하고, 실현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농업·농촌은 그야말로 걱정으로 가득 찬 삶의 연속이며 농업인들은 현실적인 정책 마련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는 만큼 농업 현장의 목소리가 농업정책에 반영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의 미래가 열릴 것이라 확신한다.”

“식량주권 기반의 농정 정책 큰 틀 마련 절실”
■ 김상기 한국친환경농업협회 회장
“최근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가 심각해짐에 따라 농업을 둘러싼 환경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세계적으로 식량주권, 먹거리 기본권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 정부는 우리 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하고 식량주권에 기반한 농정 정책의 큰 틀을 마련, 안정적으로 국민 먹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특히 기후변화, 생산비 급증 등 생산자 농업인이 처한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최근 푸드테크, 스마트팜,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농업 정책과 사업이 쏟아지고 있지만 전체 예산 대비 증가하는 실질적인 농업 예산의 확충 없이는 기존 예산을 갉아먹을 뿐 실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 만큼 농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농업 예산 증가도 이뤄져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 계획하고 추진할 다양한 농업 정책이 실제 농업 현장에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세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말만 하고 실제 시행되지 않는 정책은 공수표에 불과하다. 매년 추진한 농업 정책과 사업을 점검해 이행률을 확인하고 부족한 점을 분석, 실효성 있는 농업 정책이 추진되도록 개선해 나가야 한다.”

“청년농 맞춤 정책 설계 필요”
■ 박혜진 청년여성농업인협동조합 회장
“농가 소득 불안정, 기후 위기와 같은 농업의 위기 속에서 농촌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청년과 여성에게 더 큰 책임감을 부여하는 현 시대의 심각한 사회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을 업으로 선택하고 농촌에 정착하는 청년들이 점점 늘고 있다. 식량 안보를 책임지겠다는 청년들의 결심이 헛되지 않도록 그들의 삶과 작업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청년농 맞춤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또한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을 위해 주거, 보육, 의료 등 안정적인 정주 여건이 확보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한다.
농촌의 여성 농업인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리더로서, 일원으로서 그 역할과 기여도는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활동의 범위에 비해 여전히 직업적 권리는 희미하고 사회적 인식도 뒤처져 있다. 여성 농업인에게 명확한 권리와 사회 진출의 기회를 보장하고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개선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 중요하다. 여성농업인 전담부서의 확대는 이 노력의 출발점이자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지역 곳곳에 여성 농업인의 잠재가치가 온전히 발현될 수 있도록 섬세하고 지속적인 여성친화정책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농업과 농촌이 ‘희생’의 공간이 아니라 ‘선택하는 삶의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새로운 리더십이 더 밝은 농업, 더 나은 농촌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주길 바란다.”

“농업 세대교체 통한 스마트농업 수요 창출을”
■ 박현출 한국스마트팜산업협회 회장
“스마트농업은 한국 미래를 위한 필수 선택으로 기후변화, 지구촌 역학관계 변화 등을 예상하며 50년은 내다보고 가야 하는 일이다. 이 때문에 착실한 기반, 즉 인프라와 기본 실력을 갖추는 데 충실하면 좋겠다. 바늘허리에 실을 매서 꿰매려면 부작용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농업 세대교체를 통해 스마트농업 수요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스마트농업의 주 수요자인 청년농업인으로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스마트농업 수요가 발생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으면 청년농이 기존 농업인과 경쟁해야 하므로 섣불리 뛰어들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노력해줬으면 한다.
지난 정부는 스마트농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수출을 위해 해외시장을 두드려보는 등의 긍정적인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해외시장은 아직 성숙하지 않아 조금 더 멀리 내다볼 필요가 있다. 내수 없이 수출이 원만히 이뤄질 순 없다. 내수 기반이 단단해지기 위해선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정부가 장려해야 한다.
또 우리나라의 정보통신(IT) 인프라는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농업 분야에서 IT화를 위한 표준화는 미비해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표준화가 안되니 기술축적과 발전이 느려지고 현장 사후관리도 제대로 안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임업직불제, 선택형 직불금·기본직불금 등 확대를”
■ 박정희 한국임업인총연합회 회장
“우리나라의 숲은 대부분 인공적으로 조림된 숲으로 자연림과 달리 관리·경영하지 않으면 환경적 기능이 떨어지게 돼 있다. 방치된 숲에서 관리된 숲으로 바꾸려면 결국 산림·임업경영을 해야하지만 임목 가격이 40여 년 전과 똑같은 상황에서 산주에게 무작정 산림경영에 나서라고 하기 어렵다. 따라서 임업직불제를 선택형 직불금, 기본직불금 등으로 확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두 번째는 상수도보호구역 등 보호림으로 지정된 사유림에 대한 사용료로서 생태계보전지불제를 시행해야 한다. 국가가 필요해서 사유재산권을 제약하면서 별다른 보상도 없이 세금만 징수하는 건 민주주의 국가로서 올바르지 않다.
세 번째는 우리 숲을 솎아베기 등을 통해 지나치게 높은 울폐도를 떨어뜨려야 한다. 울폐도를 떨어뜨려야 탄소흡수원, 생물다양성, 수자원함양 등의 기능을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임업이 확대되려면 농업보다 부족한 세제 혜택을 동등하게 맞춰야 한다. 가령 농업의 농지는 상속·증여·양도세가 자경시 면제되지만 임업의 산지는 보전임지만 제한적으로 감면해준다. 과거부터 항상 주장해 온 것들이지만 이재명 정부에서 진전이 있길 바란다.”

“지속가능하고 미래지향적 농정 수립 절실”
■ 임정빈 서울대 교수
“우리 농업·농촌은 기후위기, 식량위기, 소득위기, 지역위기 등 다층적 복합 위기에 처해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농정 철학과 방향을 살펴보면 국가책임농정의 방향으로 기후농정, 안심농정, 균형발전농정, 미래성장농정 등을 말해 철학과 방향은 좋다고 생각한다.
농업·농촌은 국민 생명과 안전, 국토 균형발전과 환경의 지속가능성에서 국가의 핵심자산이라는 인식 아래 단기적 현안 중심의 처방을 넘어서 지속가능하고 미래지향적인 농정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그중 핵심은 첫째, 농가 경영·소득 안전망을 확충하는 것이다. 이것이 없다면 지속가능한 농업, 행복한 미래농촌도 없다. 둘째, 국민과 함께하는 농업이 돼야 한다. 농업인은 공익직불금으로 공익 가치 창출에 대한 정당한 기여금을 받는다. 이 대통령이 존중받는 농업인을 말했는데 존중받는 농업인을 양성하려면 공익프로그램이 확충돼야 한다. 셋째, 농촌을 농업인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쾌적하게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농촌 재생 프로그램을 언급한 바 있다.
이 모든 게 잘 되려면 법적·재정적 기반이 확충돼야 한다. 우리도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을 단지 선언적 의미의 규범적 성격에서 탈피하고 미국의 농업법처럼 집행법적 성격으로 바꾸는 등 법적 구속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 농정이 안정적으로 중장기적 안목으로 추진되기 위해 현재 농정 예산 비중을 현재 전체 2.8%에서 5%까지 확대하고 의무재정지출 방식으로 재정 기반을 확충하는 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