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7 오후 3:42:00출처 : 농민신문(이인해 기자, 서효상 기자)

가락·구리시장 두번째 동시휴업…농산물 출하 쏠려 값 폭락
입력 : 2026-04-07 16:06

“본래 참외는 노란색이 짙다 못해 붉은 기가 돈다 싶을 때 따야 하는데 그냥 수확했어요. 두 도매시장 휴업 일정에 맞추려면 어쩔 수 없죠.”
경북 성주에서 1만6528㎡(5000평) 규모로 참외농사를 짓는 이상규씨(45)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일반적으로 토요일에 도매시장에 출하하려면 금요일엔 수확해야 하는데 4일 서울 가락시장과 경기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이 동시에 쉬면서 조기 수확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개를 떨궜다.

◆일부 과채류 최대 50% 반입 급증…산지·소비지 모두 몸살=올봄 두번째 가락·구리 시장 동시 시범휴업으로 산지는 물론 소비지도 몸살을 앓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와 경기 구리농수산물공사는 토요일인 4일 시장 문을 걸어잠갔다. 두 곳은 앞서 3월 첫 토요일인 3월7일에도 휴업했다.
6일 오전 1시30분, 구리시장의 과채류 경매장. 평소와 달리 많은 물량이 시장 곳곳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A경매사는 “특히 오이·애호박·가지 등 과채류가 평소 이맘때보다 50%는 더 반입된 것 같다”고 말했다. B경매사는 “딸기 반입량은 27∼28t쯤 되는데 평소보다 20% 늘어난 것 같고 경매 직전 품위를 살펴보니 무른 것들이 꽤 보였다”고 전했다.
가락시장도 출하 쏠림으로 일부 진통을 겪었다. 6일 가락시장 과일·과채류 전체 반입량은 2829t으로 집계됐다. 시범휴업이 없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2025년 4월7일) 반입량 2644t과 비교하면 7.0% 늘었다.
특히 과채류 시세 하락이 두드러졌다. ‘백다다기’ 오이는 3~6일 사이 반입량 증가율이 62%에 달했고, 시세는 35% 하락했다. 애호박·가지 역시 반입량이 30%·10% 각각 증가했다. 시범휴업일이 토요일이고 일요일은 정기휴업일인 만큼 산지로선 이틀간 출하작업을 못해 시장에 보낸 물량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우회 판로 발굴 부담·신규 출하 홀대 누가 책임지나=산지에선 수도권 1·2위 도매시장이 주말에 동시 휴업하면서 농민 피해가 컸다고 비판했다. 경기 양평에서 3306㎡(1000평) 규모로 오이를 재배하는 고윤영씨(30)는 “오이처럼 당일 수확·출하해야 하는 품목은 하루만 묵혀도 상자 아래쪽 물량이 눌리면서 겉면에 물집이 생기는 등 상품성 저하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우회 판로를 찾고, 신규 출하로 인한 경락값 하락을 감수해야 하는 등 2차 피해도 만만치 않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충남 부여의 대추방울토마토 재배농가 백영기씨(59)는 “수확물을 버릴 수 없어 서울 강서시장을 비롯해 경기 안산·안양, 인천 등 다른 시장으로 출하를 고민했다”면서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농산물에 대해선 중도매인들이 경락값을 잘 쳐주지 않는 도매시장 관행을 고려하면 우회 출하에 따른 간접 피해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가락·구리 시장 하절기 시범휴업 신중해야=전문가들은 가락시장이 예고한 하절기 시범휴업은 물론 구리시장의 ‘무작정 동참’은 앞으로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서울시공사는 3월26일 “올해 6월3일, 7월8일, 10월10일, 11월7일, 12월12일 시범휴업하겠다”고 밝혔다(본지 3월30일자 7면 보도).

구리시장 한 유통 전문가는 “토마토는 공기 중 수분을 빨아들이는 특성이 있어 장마철에는 터지거나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며 “구리공사가 하절기에도 가락시장과 같은 날 휴업하면 복숭아·포도 등과 함께 산지 피해가 한층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앞서 농민에게 홍보가 덜 됐다는 지적(본지 3월11일자 7면 보도) 이후 구리시장 경매사들이 산지에 4일 휴업 계획을 알려 출하 자제를 요청하면서 물량이 다른 지역 도매시장으로 분산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가락·구리 시장 자체의 거래 동향만 보고 시장 탄력적 운영에 따른 영향을 쉽게 평가해선 안된다”고 꼬집었다.
구리=이인해 기자, 서효상 기자
출처 : 농민신문(이인해 기자, 서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