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상현 기자
- 승인 2025.03.25 17:51
- 호수 3668
- 5면
2025-03-25 오후 5:05:00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4월 1일부터 강서농산물도매시장으로 출하되는 수박에 대해 선별 및 파렛트(팰릿)로 적재해 출하하는 것이 의무화된다. 도매시장 혼잡비용 절감,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정착, 물류효율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 등이 이유다. 하지만 강서시장에서 수박을 취급해온 시장도매인들이나 산지수집상들은 물가안정이라는 정책기조에 크게 역행하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선별 및 파렛트 적재작업 등에 따른 유통비용 증가, 소비자 구매가격 상승 등 생산자 및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박 파렛트 출하를 전면 시행하려는 이유와 문제점 등을 짚었다.
서울농식품공사 “물류 개선 효과”
지난해 5톤 이상 차량 적용 결과
거래량 2% 늘고 비품 발생 없어
▲왜 추진하나=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4월 1일부터 강서농산물도매시장에 출하되는 수박에 대해 산지 또는 시장인근 외부 선별장에서 선별한 후 파렛트에 적재해 출하토록 수박 물류개선사업을 추진한다. 공사 측에 따르면 도매시장으로 출하되는 농산물은 반입 전에 선별한 후 등급화 및 규격화(표준규격)를 거쳐서 즉시 거래가 가능한 상태로 출하돼야 한다. 그런데, 강서시장의 경우 수박이 산물로 반입돼 시장 내 물류비용이 상승하고, 출하자가 배제된 채 등급과 가격이 결정돼 공정성, 투명성의 문제가 지적돼 왔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런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강서시장에서는 이해당사자들과 협의를 거쳐서 2024년 1월 1일부터 5톤 이상 차량에 대한 수박 파렛트 출하를 실시했다. 이 결과, 거래물량도 늘었고 출하(생산)자의 만족도도 높아졌다는 것이 공사 측의 설명이다. 파렛트 출하율이 2023년 45%에서 2024년에는 63%로 높아졌고, 총 거래물량도 2%가 증가해 타시장으로 물량이 빠질 것이라는 유통인의 우려가 불식됐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판매원표 정정이 2023년 206건에서 2024년에는 136건으로 44%가 감소해 거래투명성이 향상됐고, 비(하)품 발생이 없어서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것의 공사의 분석이다. 또 5톤 기준 하역 및 선별시간이 180분에서 20분으로 줄고, 출하차량의 시장 내 대기시간도 없기 때문에 하역 및 물류 개선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도매인·산지수집상 반발
선별작업장 임대료·인건비 등 부담
운송비도 2배 넘게 상승 걱정
인천·수원 등지로 출하처 이동
작목 전환 등 고려 움직임도
▲문제는 없나?=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수박 파렛트 전면출하로 인한 출하자의 부담경감을 위해 물류비 지원 예산을 2024년 6700만원에서 올해 19억원으로 증액했다. 그럼에도 강서시장 내 시장도매인들이나 이곳에 수박을 출하해온 산지수집상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이 기존 출하방식에 비해 비용이 대폭 상승한다는 것이다. 강서시장으로 수박을 출하하기 위해서는 산지가 됐던 출하지가 됐던 별도의 파렛트 적재작업이 필요하므로, 선별작업장 임대료, 인건비, 장비(지게차, 파렛트 등) 사용비 등이 높아진다는 것. 또, 화물차 적재함에 벌크로 출하하는 것과 비교할 때 파렛트 출하 시에는 탑재물량이 50% 이상 감소하기 때문에 물류비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전한다. 강서시장 내 한 시장도매인은 “쉽게 말해서 시장 밖에서 수박을 파렛트에 적재한 후 반입하라는 것”이라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결국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생산자 입장에서 유통비용이 추가될 수밖에 없고, 이것이 출하원가에 반영돼 소비자 물가상승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물가 안정이라는 정책기조에도 역행하는데도 강행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조치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국민생활의 안정에 이바지한다는 농안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의 목적에도 맞지 않다”고 강조한다. 충남지역에서 활동해온 산지수집상 역시 “현재는 차량이 하우스 내로 들어가서 수박을 적재하는데, 파렛트 출하를 위해서는 별도 작업장에서 재작업을 하니까 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면서 “1.4톤 트럭에 벌크로 수박을 적재하면 큰 것은 400개 내외, 작은 것은 500개 내외를 적재할 수 있는데, 팰릿으로 출하하면 180개(3팰릿×60개) 밖에 실을 수 없어 운송비도 2배 넘게 상승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규모가 비교적 영세한 수박재배 농가들이 강서시장을 이용해왔는데, 파렛트 출하가 전면 시행되면 인천이나 수원 등지의 도매시장으로 출하처를 옮기든지 아니면 작목을 전환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도매시장 내 법인의 경우 신속한 경매를 위해 파렛트 출하가 효율적일 수 있다. 반면, 시장도매인들은 판매시간에 제약이 없고, 시장에 반입된 수박을 매장 내에서 중량과 품질로 다시 선별해 판매하는 것이 가능한 만큼 벌크 형태의 반입이 효율적인 측면이 있다. 수박농가들의 출하선택권을 감안했을 때도 벌크출하가 가능한 수도권의 주요 도매시장이 존재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시장도매인연합회 관계자는 “강서농산물도매시장 전체에 일률적으로 파렛트 거래를 수행하는 것을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2024년처럼 5톤 이상 차량에 한해 수박 파렛트 출하를 시행하고, 전면 확대는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서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