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성진 기자
- 승인 2025.02.21 18:30
- 호수 3659
- 5면
2025-02-21 오전 2:31:00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ㆍ프롤로그
ㆍ후지시마 히로지 도쿄에이대학 교수
ㆍ에비스이 야스타카 농림수산성 식품유통과 도매시장실장
ㆍ타츠야 모리 토요스도매시장 도쿄시티청과 대표이사

일본 도매시장이 직면한 주요 문제 중 하나가 도매시장 내 공간 부족 문제다. 시장 간 또는 법인 간 통폐합을 거치며 대도시와 대형도매시장 중심으로 진행 중인 양극화 추세와 맞물려 물동량이 많은 주요 도매시장은 공간 포화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즉 공간 부족으로 농산물 체류 시간이 증가하고 있으며, 추가 공간 확보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도매법인과 중도매인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도쿄의 중앙도매시장인 오타시장이 있다. 국내 최대 농수산물도매시장인 가락시장과 자주 비교되는 이 시장은, 인근의 별도 물류 공간을 연중 임차하는 것도 모자라 시장 내부 경매장을 복층으로 개조하는 공사를 추진하는 등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지만, 앞으로 추가 비용이 얼마나 더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18년 10월 개장한 도쿄도의 또 다른 중앙도매시장인 토요스시장도 ‘수직물류’ 체계를 구축해 공간 문제를 보완하려 했으나, 불과 5~6년 만에 공간 부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일본 도쿄에서 만난 현지 유통전문가들 가운데 첫 번째 학계, 두 번째 행정 당국(공무원)에 이어 세 번째로 토요스도매시장 도매법인 도쿄시티청과 관계자로부터 도매시장 관련 현안을 들어봤다.
오타시장의 공간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토요스시장은 어떤가.

“츠키지시장에서 토요스시장으로 이전하면서 면적이 1.7배 늘었다. 이에 따라 화물트럭 대기 시간이 사라지는 등의 변화가 있었지만, 시장 내부는 여전히 공간이 부족하다. 원래 토요스시장 건축 당시 일일 반입량을 1300톤으로 추산해 시장 면적을 산정했다. 그러나 실제 반입량은 800톤 수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간이 부족한 이유는 중도매인이 구매한 물건이 점포로 옮겨지지 않아 경매장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지 구매자들의 교섭력이 강해 중도매인들이 물건을 쉽게 판매하지 못하고 있으며, 도매법인 역시 강제적으로 물건을 이동시키기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에는 점점 한계에 부딪히고 있어 일정 시간 내에 물건을 이동하지 않으면 외부로 내놓겠다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다른 이유는 파렛트 출하와 관련이 있다. 현재 파렛트 출하율이 70% 정도로, 그 비중이 계속 증가할 추세다. 파렛트를 보관할 공간이 추가로 필요해지고 있어 전반적으로 시장 시설이 협소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 도매시장의 공간 부족 문제는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악화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산지와 소비지 교섭력이 도매시장보다 우위에 있는 구조인 데다 정가수의매매 방식이 90% 비중인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경매 비중이 높아 물건을 신속하게 이동시켜야 다음 경매를 진행할 수 있는 반면 일본은 정가수의매매 비중이 높아 시장 내 체류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오타시장에 동행한 국내 농산물 유통 전문가는 “정가수의매매는 거래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경매사가 중도매인에게 신속한 이동을 요구하면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도매법인이 강제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오타시장의 경우 일주일 전 물건들이 팔리는 경우가 많고, 토요스시장의 경우 하루 반입물량이 그대로 체류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이 부분은 우리에게 시사점을 준다. 가락시장이 현대화시설 사업을 진행 중인데, 향후 공간 부족 문제를 고려하지 않으면 추가 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타시장의 경우 도매법인인 동경청과가 경매장을 복층으로 개조하는 공사를 추진하는 비용으로 300억원 이상 들였고, 별도 물류센터를 연중으로 임차하는 등 고정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부담은 도매법인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되고 있으며, 중도매인 역시 별도 물류센터 운영에 따른 보관 및 운송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공간 부족 문제로 인해 자동입체 저온창고, 소포장 시설 등의 영향은 없나.
“기본적으로 유통 기능 변화에 맞춰 기능을 강화해 넣었던 저온 시설이나 소포장 시설이 부족한 부분은 지금까지는 크게 없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현재 자동입체 저온창고는 약 720장의 파렛트가 들어가고 파렛트 1장당 700㎏ 무게를 적재할 수 있어 최대 500톤까지 저장이 가능하다. 창고는 7℃로 관리되며, 1층 경매장에서 3층 배송장까지 연결돼 있다. 여름에는 순간적으로 최대 용량이 꽉 차는 경우가 있지만, 현재까지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저온시설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직 무리가 되는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지붕이 달린 물건 보관 장소다. 추가 공간 확보를 위해 개설자인 동경도에 계속 요청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참고로 토요스시장은 츠키지시장에서 이전 신축해 2018년 10월 개장한 곳으로, 부지 바닥면적 51.7ha, 건물면적 40.7ha 규모이며 건물 3동이 전관 폐쇄형으로 정온관리가 가능한 최신 시설을 갖췄다. 청과 거래량은 오타시장의 4분의 1 수준. 시장 내 도매법인은 도쿄시티청과 1곳으로 2023년도 기준 취급액은 836억엔(전국 7위)이다. 2023년 기준 중도매인수는 94개사, 등록 매참인수는 506업자로 파악된다.)
도매법인 간 인수합병·계열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동업종 간 계열화도 있지만, 특히 쌀 도매회사인 ‘신명’이 시티청과 지분을 50% 인수하는 등 청과 분야로 진출하는 이업종 간 계열화가 눈에 띈다.
“신명이라는 회사는 약 50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모두 먹거리와 관련된 업종이다. 예전에는 식당 및 외식업체 체인 분야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정리했다. 현재는 산지와 밀접한 형태로 종합적인 그룹사를 구축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 부분은 ‘물류 2024년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최근 규슈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도쿄로 이동하기 어려워지면서 일부 산지는 도쿄 출하를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자회사로 인수한 도매법인 ‘동과오사카청과’로 산지에서 물건을 갖다 놓으면, 동북 지역 농산물이 들어오는 시티청과와 동과오사카 간 물류 차량을 활용해 상호 물류 이동을 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계열화 전략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도에서 오타시장 이외 8개 청과도매시장의 경영실적은 적자로 예상된다. 시티청과 등 타시장 도매법인이 오타시장에서 물건을 갖고 가는 트럭운송 비용 등이 연간 수억원 발생해 원가 상승으로 작용하고 있고, 물류비 부담 증가에 따른 수익 악화가 누적되고 있어 물류비 대응이 중요한 생존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다.)

향후 경영 전략은.
“코로나19 영향이 상당했다. 토요스시장은 오타시장과 달리 외식업체, 대형 요정, 호텔 등 특정 소비처와 거래에 특화돼 있어 팬데믹 기간 동안 매출 타격이 컸다. 하지만 이후 슈퍼마켓 등 신규 수요를 개척하면서 매출액 회복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그룹사 개편 과정에서 다소 주춤했던 부분도 안정을 찾고 있다. 2020년 대비 20% 정도 매출이 올라간 상황이고, 앞으로도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끝>
도쿄=고성진 기자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고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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