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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싫으면 나가라”는 가락시장 채소2동

  • 2024-12-09 오후 2: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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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농민신문(서효상 기자)

기사원문보기 https://www.nongmin.com/article/2024120650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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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싫으면 나가라”는 가락시장 채소2동
입력 : 2024-12-09 00:00
19면_서효상

이른 아침부터 휴대전화가 연거푸 울렸다. “바닥도 다 갈라졌어요. 그 위로 트럭들이 지나다닐 수가 없다니까요.” “천장에서 비가 샙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 봐야할지 모르겠어요.”

본지 11월18일자 6면에 ‘개장 앞둔 가락시장 채소2동 잡음 극복할까’ 기사가 나간 직후 쏟아진 반응들이다. 서울 가락시장 채소2동 개장일(15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시장 시설을 현대화한다며 해당 동에 대한 신축 논의가 나온 지 꼬박 8년 만이다. 완공과 입주까지 긴 시간이 걸린 만큼 기대감에 부풀었으리라 짐작했다. 그런데 웬걸, 유통인들 입에서는 한숨만 나왔다. 바닥엔 금이 가고 천장엔 물이 새 정상적인 경매 업무가 가능할까 하는 걱정도 들렸다.

시설 사용료에 관한 불만도 적지 않았다. 시장 운영주체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시설 사용료를 너무 높게 책정했다는 것이다. 일부 유통인은 “저장창고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3.3㎡(1평)당 월 사용료가 12만7500원 수준으로 과도한데, 창고까지 이동하는 통로 등 공용면적을 고려하면 사실상 20만원 이상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들에게 공사 측과 대화는 해봤느냐고 물었다. 답은 똑같았다. “싫으면 나가라는 식의 태도라 대화를 이어갈 수가 없다”고. 그러면서 “경매장 중간중간 기둥이 다수 세워지면서 면적 유지를 위해선 창고 등 기타 시설이라도 많이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사용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와 유통인 간 갈등을 지켜보자니 중요한 무엇이 빠진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바로 농산물 출하자다. 부실 공사, 사용료 논란이 한창이지만 정작 생산자 출하편의에 대한 고민은 발견하기 어려웠다.

공영도매시장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농산물의 수집과 분산이다. 산지 출하물량을 최대한 많이 거둬들여 소비지로 빠르게 분산하는 것이 도매시장 제일의 책무다. 시설 현대화는 이 기능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장기간에 걸친 현대화 사업에 막대한 국민 혈세를 투입한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런데 무·배추·양파·대파·쪽파 등 한국인의 식탁에 가장 많이 오르는 채소 경매가 이뤄질 채소2동 거래면적이 40% 줄어든 것을 농민은 알까. 새 공간을 통한 농산물 거래 활성화 방안은 보이지 않고, 건축 하자와 비용 부담 등 네 탓 내 탓 공방만 귓전을 때린다.

서효상 산업부 기자



출처 농민신문(서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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