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1 오전 10:01:00
[최저임금 1만원] 도매시장·법인 “영향 적어” vs 농산물 산지 “경영 부담”
입력 : 2024-07-21 11:52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9860원)보다 1.7% 오른 1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된 것을 놓고 농식품 출하·유통 주체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1차 전원회의를 열어 2025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노동계(1만120원)와 경영계(1만30원)가 제시한 수정안을 두고 투표한 결과 경영계 안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서울 가락시장에선 이미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주고 인력을 쓰는 만큼 크게 영향이 없다는 견해가 대부분이다. 주로 심야 시간대에 경매가 이뤄지는 도매시장의 특성상 인력난이 심각하다보니 최저임금의 의미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정인실 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 서울지회장은 “중도매인은 오전 2시부터 8시까지 아르바이트생을 많이 쓰는데, 주로 지게차나 전동차를 이용해 낙찰받은 농산물을 자체 점포나 시장 인근 소매상까지 운반하는 업무를 맡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균적으로 1시간당 2만∼2만5000원을 지급하는데도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농업법인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란 목소리가 대체적이다. 강용 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장은 “최저임금 증가폭이 비교적 적은 편이어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리긴 했지만 인상률이 2021년(1.5%)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낮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연도별 최저임금과 인상률은 2019년 8350원(10.9%), 2020년 8590원(2.9%), 2021년 8720원(1.5%), 2022년 9160원(5.1%), 2023년 9620원(5.0%), 2024년 9860원(2.5%) 등이다.
그러나 산지에선 다른 목소리를 내놓는다. 소폭 상승이라고 해도 인력난 가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경영 악화, 농가소득 감소 등 부작용이 크다는 것이다.
천도복숭아 주산지인 경북 경산 자인농협 박광현 APC 센터장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산지는 다 죽는다고 느낄 정도로 부담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농산물은 특정 시기에 수확이 몰리는 특성이 있는 만큼 해당 시기에 작업 인력을 투입하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천도복숭아 성출하기인 6월부터 8월초까지 자인농협 APC에선 평상시 고용 인력(30∼40명)의 2배가 넘는 70∼80명이 일한다. 이 기간 복숭아가 매일 쏟아져 나오기에 선별작업은 오전 1∼2시까지 이어질 때가 대부분이다. 박 센터장은 “저장성이 떨어지는 복숭아 같은 과일은 소비지까지 신속하게 공급해야 품위를 유지할 수 있어 잔업을 피할 수 없다”면서 “야간이나 휴일에 일하게 되면 가산 수당을 지급하는 상황이어서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노지채소 산지의 우려는 더 크다. 정영완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상무는 “기계화가 진전된 과수분야와 달리 노지채소 쪽은 여전히 사람이 일일이 작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그보다 높은 수준의 시급을 지급하고는 있지만 최저임금이 2016년 6030원에서 2025년 1만30원으로 최근 10년 새 66% 이상 오르면서 농촌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덜 힘든 도시의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분위기”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선별·포장까지 양파 자동화 기기를 설치하려고 알아본 결과 10억원 이상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사람 손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농촌 현장에선 최저임금 인상은 악재 중의 악재”라고 발을 굴렀다.
김성범 농협 APC운영협의회장(제주 서귀포 중문농협 조합장)은 “최저임금 인상은 결국 농가소득 감소로 이어진다”면서 “숙련된 인력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농촌 현장 어려움이 최저임금 결정 등 정책단계에서 종합적으로 고려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효상·함규원 기자
출처 : 농민신문(서효상, 함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