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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농어업회의소법 제정 거부 너머를 생각한다

  • 2024-06-26 오후 2:42:00
  • 659

출처 농수축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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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

 [시론] 농어업회의소법 제정 거부 너머를 생각한다

  •  농수축산신문
  •  
  •  승인 2024.06.26 09:56
  •  
  •  호수 4122
  •  
  •  26면
 

김기태 사회적경제연대회의 부설연구소장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농촌·농업인·농업문제 해결하기 위해

식량안보가 우리 농업의 가장 포괄적이고 든든한 기본논리로 만들어

농업정책의 정당성 더 강화시켜야

18세기 이후 양의는 이후 크게 발전하고 한의학은 제자리 상태에서 잘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의학지식에 대한 합리적 방법론을 찾아내고 그에 따라 지속적으로 실증 위주로 연구하면서 그 정보를 모두에게 공유했기 때문이다.
 

의학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이런 일들은 한 국가 안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1980년대까지 대다수 국민에게 생소했던 환경문제는 이제 기후변화와 RE100, 탄소중립을 모르면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을 정도로 상식이 됐다. 22대 국회의원 중 절반 가량이 기후변화 공부모임에 참석하고 싶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반면 1980년대 중반 1100만 명의 농업인, 농업 관련 이슈가 생기면 뉴스 1면 톱에 자주 실렸던 농업계의 이야기는 어느새 국민의 기억 저편을 사라져 가고 있다. 
 

농업 문제가 중요하지 않아서는 아니다. 기후변화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이슈가 농업 문제다. 하지만 이런 문제에 대한 우리나라의 인식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농업인 숫자가 줄어들고, 고령화돼 가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농업계가 스스로 합리적 축적을 포기한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우왕좌왕하기 때문이다. 
 

농어업회의소법을 둘러싼 지난 30년 가까운 논란은 이러한 우리 농업계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상공회의소 같이 농수산업계의 총의를 모아내는 농어업회의소가 있어야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메시지를 개발하고 합리성을 축적하면서 높여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농어업회의소가 있어야 국회·정부와 공식적으로 대등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실제 유럽 농정의 큰 틀을 정하는 데 각국에 있는 농업회의소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 30년 가까운 긴 토론과 실증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농업계의 각 기관과 조직들은 합리적 내용과 논의의 축적을 하지 못했다. 아니 더 심하게 말하면 합리적 논의를 회피해 왔을 뿐만 아니라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입장을 바꿔 왔다. 3년 전에 모든 농업인단체는 농어업회의소의 설립을 찬성했다. 그런데 지금은 많은 농업인단체가 반대한다고 한다. 이렇게 180도로 입장이 바뀌는 과정에서 농업인단체들이 토론회를 얼마나 열었을까? 지역의 의견, 특히 시군 농업회의소가 있는 회원들의 구체적인 목소리를 수렴했을까? 그 의견을 공개하여 지역 단위에서 구체적으로 따져본 적은 있을까? 
 

농림축산식품부도 마찬가지다. 농식품부가 직접 정부안으로 농어업회의소법안을 제출한 것이 몇 년 되지 않았다. 10여 년이 넘는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예산을 지원한 뒤에 필요하니까 제정돼야 한다고 법안을 제출하고, 3년이 지나지 않아 정반대의 입장으로 돌아섰다. 그 과정에서 국회와 대규모 토론회를 열어본 적은 있을까? 어디서 우리는 주장의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을까?
 

이는 농어업회의소만이 아니다. 도매시장의 영업방식을 둘러싼 갈등, 농협하나로마트에서 바나나를 팔 것인가 아닌가를 둘러싼 갈등, 농산물 유통마진은 어느 정도가 적정한 지에 대한 판단 등 수십년 묶은 문제들이 전혀 논의가 심화되지 않고 시계추처럼 흔들리고 있다. 
 

농촌·농업인·농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량안보가 우리 농업의 가장 포괄적이고 든든한 기본논리로 만들어 농업정책의 정당성을 더 강화시키고, 국민의 상식이 되도록 만들기 위해 농업계 전체가 합리적 논의를 축적해 나가야 한다.


출처 농수축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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