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영선 기자
- 승인 2024.06.2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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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수취가격 안정을 위한 법적 장치로 양곡법·농안법 개정안을 다시 발의해 놓고 기다리고 있는 야권에, 정부와 여당이 농업수입안정보험 전면 도입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양곡법·농안법 개정을 반대하는 대신, 농민들의 농업 수입이 얼마인지 해마다 따져서 모자라면 어느정도 채워주는 방식의 수입안정보험을 내년부터 포괄적으로 적용하겠다고 최근 발표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제22대 국회가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이전 국회에서 폐기된 양곡법과 농안법을 농해수위를 통해 다시 발의했다. 극심한 농산물 가격불안정에 따른 농가 경영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농산물 가격안정제도가 급하다는 이유를 댔다.
이에 정부와 국힘은 지난달 21일 당정협의를 갖고‘쌀값안정대책’‘농업인 소득·경영 안전망’관련, 내년부터 농업수입안정보험을 전면 도입키로 확정했다. 농업수입안정보험은 지난 2015년부터 정부가 7개 작목(콩 포도 양파 마늘 고구마 가을감자 양배추)에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다가, 이번에 확대안을 발표한 셈이다. 정부로서는 양곡법·농안법에 반대되는 대안을 낸 것이다.
반대편 민주당측이 지적에 나섰다. 민주당 정책위에서는 농업수입안정보험을‘설익은 사과’에 비유했다. 우선 수입안정보험은 개별 농업수입 산출을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근거자료가 미흡하기 때문에 섣부르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험료 적용 기준인‘기준수입’을 어떻게 정할지도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수입안정보험은 앞으로 발생할 농산물 기준가격을 선물시장을 활용해 제시하고 이를 통해 산출하고 있지만, 우리의 여건은 그런 산출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정부의 수입안정보험사업이 지난 10여년간 시범사업에 그친 이유가,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야·정 서로의 주장에 반박이 재개되면서‘정쟁 2라운드’가 시작됐다는 여론이다. 여야간 논리에 대해 심도있는 비교분석이 필요하단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야권의 양곡법·농안법은, 농산물 가격의 등락 폭이 크기 때문에, 최저가격을 보장해서 농가들의 수입안정에 기여한다는 가격지지 성격이다. 품목별 농산물 기준값을 정하고 그보다 떨어지면, 정부가 기준값보다 떨어진 차액을 일정부분 보전해주는 제도다. 농민들이 농산물을 출하할 때 수취가격 등락에서 오는 위험요소를 안정장치로 막아주는 것이다.
반면 정부가 이번에 들고 나온 농업수입안정보험은 이름대로 농업수입을 지지해주는 정책이다. 농산물 가격만이 아니라 여기에 수확량을 복합적으로 계산, 농업 수입을 산출해 보험 적용 여부를 가름한다. 그해 정해진 기준수입에, 보험에 가입하는 농민들이 어느정도까지 수입이 떨어지면 수혜 대상이 될지 보장률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수입지지다.
또 다른 점은, 민주당 발의의 양곡법 등은 법제화가 되면 국가가 제공하는 농가소득안전망이 되고, 정부의 정책보험은 농가 자율의 보험가입 여부가 과제로 남게 된다. 여기서 장단점이 또 나뉜다.
이에 대해 정부는“수입보험은 보험료가 경영비로 인식되기 때문에 특정 품목의 과다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작목쏠림 현상’이 없고, 재정투입액 또한 재정 추계가 용이하게 계산될 정도로 부담이 적다”고 주장했다. 양곡법이나 농안법 등이 내포하고 있는 가격지지 방식에서의 사회적 갈등 요소 등이 적은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제는, 야권의 가격을 지지하는 법률 개정안이나, 정부의 수입을 지지하는 보험정책이나, 7월부터 본격화될 여야간 정쟁에 휩쓸려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벌써 양곡법·농안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얘기가 돌고 있고, 이에 맞서 급하게 추진되고 있는 농식품부의 정책보험 또한 준비 부족으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가 많다.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가격지지, 수입지지 모두 필요하다. 쌀값 안정장치를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하고, 농산물을 판매해 수입을 내서 내년 농사 준비도 가능했으면 좋겠다”면서 “정부가 선제적 수급정책을 내걸고는 있지만, 야당과의 싸움에 더 비중을 두는 것 같다. 요즘 한우값 쌀값 떨어지는 것에 대해 대책을 못내고 있는게 그렇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