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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유통혁신] 민간 중심 사업, 공적 영역 전환 핵심…기재부 협조·농협 참여 중요

  • 2024-06-07 오후 2: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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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농어민신문(우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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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유통혁신] 민간 중심 사업, 공적 영역 전환 핵심…기재부 협조·농협 참여 중요

  •  우정수 기자
  •  
  •  승인 2024.06.07 17:33
  •  
  •  호수 3591
  •  
  •  6면
 

농산물 유통혁신, 물류체계 효율화로 극복하자ㅣ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 사업 개편 방향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물류 효율화를 통한 농산물 유통비용 절감 및 환경개선 등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 사업’이 위기를 맞았다. 기획재정부가 올해 사업 예산을 지난해 대비 60% 수준으로 삭감한데 이어, 내년 예산 편성도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농업 분야 물류 효율화를 위해 오랜 기간 정부 예산을 투입한 만큼 일정부분 자생력을 갖췄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물류기기 공급을 위해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업체들의 독과점 구조에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부분을 문제로 인식한 것이 실질적인 이유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에선 예산 당국의 우려 해소와 함께 사업을 보다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 사업에 대한 개편 작업을 시작했다. 사업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 지, 주요 내용을 살폈다.
 

물류 효율화 통한 유통비용 절감 ‘큰 효과’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 사업, 물가안정·공동출하 확대 등 현장에 도움

농식품부가 농산물 출하 시 물류기기 이용을 활성화 해 공동출하를 유도하고, 일관 적재(파렛타이징)를 통한 농산물 유통비용 절감 및 물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해 온 사업이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 사업이다. 1997년부터 2012년까지는 농산물 물류이동 규모화와 농산물 유통 표준화·하역기계화를 위해 시행했던 ‘물류표준화사업’을 통해 ‘파렛트’와 ‘플라스틱 상자’ 같은 물류기기 공동이용을 지원했고, 2013년부터는 ‘농산물공동출하확대 지원 사업’으로 개편해 지금의 면모를 갖췄다.

현행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 사업은 농협조직 및 품목 생산자단체, 농업법인, 산지유통인들이 농산물 출하 시 물류기기 공급업체인 ‘풀회사’로부터 파렛트·플라스틱 상자·다단식목재상자·옥타곤 상자 등을 임차해 사용하면, 연간 예산 범위 내에서 물류기기 임차료의 40%를 국비로 지급하고, 60%를 이용자가 부담하는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정부 보조물량에 대해서는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 사업 시행 주체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민간 물류기기 공급업체 간 계약을 통해 일반 사용료에 비해 저렴한 단가를 적용하고 있다. 파렛트 기준, 보조물량 단가는 1매 2970원(부가세 포함)으로, 2014년부터 이 금액을 유지하고 있다. 농산물 유통현장에선 이 금액에서 국고보조 40%를 제외한 1890원(부가세 포함)에 파렛트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공영도매시장 출하에 사용하는 물류기기에는 20% 국고보조를 더해 60%를 국가에서 보조해주고, 파렛트에 한해 제주도 등지에서 육지로 농산물이 이동하는 해상운송에 대해서는 비용의 최대 50%를 추가로 지원해 준다.

이러한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 사업은 생산자 출하비용 절감 및 소비자 물가안정, 물류효율화, 공동출하 확대 등 산지에서 소비지에 걸쳐 농산물 유통 현장에 큰 도움이 되는 사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아울러 일회용 포장재 사용 감축을 통해 환경개선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 사업을 활용 중인 한 농산물 유통업체 관계자는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 사업은 농산물 유통에 있어 물류기기 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산지와 소비지농산물 유통 효율화와 물류 표준화환경적인 부분까지 다방면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휘청이는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 사업
소수 민간업체 독점 등 지적올해 예산, 지난해 60% 수준 불과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 사업은 과거 몇 차례 존폐 논란에도 현장의 높은 호응과 우수한 성과 속에 예산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2005년 75억9600만원에서 2023년에는 208억800만원까지 확대됐다. 그 사이 농산물 도매시장의 하역기계화율도 2005년 1.7%에서 지난해에는 48.2%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농가들의 만족도는 물론 정부 재정평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왔던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 사업은 올해 또 다시 갑작스런 위기를 맞게 됐다. 지난해 이뤄진 2024년도 농업분야 예산편성 과정에서 기획재정부로부터 사업 폐지 통보가 내려왔고, 예산 복원을 위한 농식품부의 노력에도 결국 2023년의 60% 수준인 122억400만원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이에 불가피하게 올해는 플라스틱 박스 등 일부 물류기기에 대한 보조비율을 축소할 수밖에 없게 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산물 유통 현장은 물론, 농식품부에서는 물류표준화를 위해 사업 확대가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반면, 예산 당국에선 해당 사업에 20년 넘게 지원이 이뤄진데다, 어느 정도 물류효율화 목표를 달성했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라며 “무엇보다 1997년 이후 4200억원 넘게 투입한 예산이 물류기기 시장을 독점해 온 소수 민간 물류기기 공급업체에 직접적인 혜택으로 돌아간 것을 큰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물류기기 공동이용 사업에 6개 민간 업체가 들어와 있지만 사실상 3개 업체를 계열사로 둔 1개 기업이 독점하는 체제”라며 “현 물류기기 공동이용 시스템 상으로는 국고 지원 대상이 이러한 민간 업체로 돼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임차비용은 자부담분의 경우 사업대상자들이 사용한 물량만큼 사후에 대행기관을 통해 입금하고, 국고보조금은 aT가 물류기기 공급업체에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정산이 이뤄진다.

만약 기재부 판단에 따라 내년에는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 사업이 더 축소되거나 폐지될 경우 농산물 생산 현장은 물론, 소비자 부담까지 늘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보조사업 임대단가 기준이 비보조 물량 임대단가 인상을 상당 부분 견제해 온 측면이 있는데, 사업이 축소되거나 폐지되면 보조 혜택 감소에, 물류기기 임대 단가 인상까지 농가 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이는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예산 당국에서 바라보는 독과점 구조를 개선하는 등 지방자치단체를 포함, 정부가 주도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마련해 사업이 이어질 수 있도록 기재부를 설득하고 있다”라며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제주 지역과 수박 산지 등에서 농업인들이 물류기기를 제 때 공급받지 못하는 문제까지 해결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민간 중심에서 ‘공적 서비스 영역’으로 전환
정부, 농협물류가 기기 공급 업무 맡는 ‘공적 서비스’ 전환 추진

농식품부가 기재부와 논의하고 있는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 사업구조 개편방향은 ‘공적 서비스 영역으로의 전환’으로 요약할 수 있다. 기재부에서 지적하는 물류기기 공급업체의 독과점을 방지하고, 경쟁과 견제가 가능하도록 정부·지자체·농협경제지주(농협물류)가 협업하는 형태의 ‘농산물 전용 공유 물류기기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물류기기 형태를 크게 파렛트와 플라스틱 박스 두 가지로 구분해 플라스틱 박스는 현 민간 물류기기 공급업체 중심의 사업구조를 유지하고, 우선 파렛트 부분부터 손대기로 했다. 파렛트 임차 방법과 이용 시스템은 기존과 동일한데, 전체적인 사업 관리와 국고보조금 지급을 담당하던 aT의 역할을 농협경제지주가 수행하고, 파렛트 공급과 회수는 농협물류에서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보조금도 보조비율은 유지하되 국고 지원율을 낮추고, 지자체 지원금을 매칭하는 형태로 추진 중에 있다. 지자체와는 상당부분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게 농식품부 측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물류기기 공급업체 업무를 농협물류가 대신하는 것으로, 물류기기 확보와 물류기기 공급 및 회수 시스템 마련, 권역별 물류센터 운영 등 각종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예산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방침을 세웠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동안 4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물류기기 공동이용 사업에 들어갔는데 결과적으로 정부 소유의 파렛트 한 장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금의 단순 보조에서 농산물 전용 물류기기 공동이용 플랫폼 사업으로 전환해 실질적인 혜택과 수익을 농업인이 누릴 수 있는 공익적 사업으로 만들어 가겠다”라고 전했다.
 

농식품부, 농협물류 역할 '강조'
농협 결정·예산편성 등 남아처리되면 내년 시범사업 예상

농식품부는 향후 몇 년에 걸친 정부 지원과 투자를 통해 농협물류 독자적인 물류기기 공급이 가능해지면 기재부 지원이 축소·폐지되더라도 농산물 유통현장의 물류기기 공동이용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렛트 공급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한 다음에는 플라스틱 박스 공급까지 농협물류가 통합 운영하는 그림을 그렸는데, 이 단계까지 도달한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단가(파렛트 기준, 제주 6500원)를 적용받는 비보조사업 물량까지 전체를 현 보조사업 계약단가(2970원) 수준에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산물 유통현장에서는 전체 물류기기 사용량의 30% 안팎을 정부 지원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비보조단가로 이용 중에 있다.

농식품부에선 그만큼 기재부의 협조와 함께 농협물류의 역할이 중요한 것으로 언급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농업분야 공공영역에서 농협물류를 제외하고는 이 사업을 담당할 대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기재부의 예산 지원을 전제로 하면 농식품부의 사업 개편 성패가 농협물류의 참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정부 지원이 뒷받침 되더라도 자체 예산과 인력 투입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으로, 농협경제지주와 농협물류에서 사업 참여를 신중하게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농협의 불참 결정으로 사업 개편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면 기재부 설득에도 어려움을 겪게 되고, 결국 피해는 농업인 등 농업 현장으로 돌아가게 돼 농협에서 농식품부의 협조 요청을 거절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기재부와의 협의를 통해 예산편성이 마무리되면 내년에는 시범사업 형식의 준비과정을 거쳐,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사업 구조 개편 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수연 농식품부 유통정책과 사무관은 “일단 올해 수준의 예산이라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기재부 담당자를 대상으로 농식품부의 사업 개편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라며 “물류기기 공동이용 사업은 농업 현장에 반드시 필요한 사업으로,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끝>

우정수 기자 





출처 한국농어민신문(우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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