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남종·이두현 기자
- 승인 2024.06.04 18:36
- 호수 4119
- 7면
2024-06-04 오후 2:46:00출처 : 농수축산신문 (이남종, 이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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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이남종·이두현 기자]

소비자 패널 조사를 기반으로 친환경·저탄소 식품 등 특정 이슈와 과일·과채, 식량, 채소 등 품목별 소비 경향을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돼 주목 받았다.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는 지난달 31일 농진청 오디토리움에서 ‘2024 농식품 소비트렌드 발표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대회에선 ‘날씨와 이상기상, 달라지는 농식품 소비와 유통’을 주제로 지난해 기준 1383가구의 가계부 약 1700만 건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발표와 논의가 이어져 국내 소비자의 소비 경향 변화를 파악하고 국내 농업이 취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발표대회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1부 주제발표에선 친환경 식품의 소비 경향과 날씨에 따른 소비자의 구매 동향,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농산물 도매시장의 경영 전략 등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이어진 2부 분과발표에선 식량, 과일·과채, 채소, 축산, 이슈 등 5개 분야에 대한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이날 발표대회에서 다뤄진 주요 내용들을 살펴봤다.
# 주요 소비계층에 맞춰 접근성 강화해야
에코세대(1979~1992년 출생)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빠르게 정보를 공유할 뿐만 아니라 실제 친환경 식품 구매 경험률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앞으로 친환경 식품의 성장 원동력이 될 주요 고객으로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진현정 중앙대 교수는 ‘세대 간 녹색 여정: 사회경제변수와 친환경 저탄소 식품 소비’ 발표를 통해 국내 친환경 식품의 소비 현황을 진단하며 향후 에코세대가 친환경 식품의 주된 고객으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발표에 따르면 베이비붐세대와 2차 베이비붐세대의 친환경 식품 구매 경험률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에코세대의 경험률은 같은 기간 꾸준히 증가해 2022년 기준 83.1%로 가장 높았다.
진 교수는 “에코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풍족한 환경에서 성장하고 10명 중 8명이 대학 교육 이상을 받은 고학력 세대”라며 “이들은 감정적 소비를 많이 할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IT) 기기에 뛰어난 적응력을 바탕으로 다른 세대보다 더 빠르고 적극적으로 유행을 전파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반적인 세대에 걸쳐 친환경 식품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만 소비는 활발히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국내 가구의 친환경 식품 구매 경험률은 80% 내외로 대부분의 소비자가 친환경 식품에 대한 경험은 있지만 농식품 소비자 패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 기준 표본 가구의 전체 식품류 지출액 중 친환경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0.76%로 실제 소비 수준은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친환경 식품에 대한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진 교수는 “유럽 등 친환경 식품이 발전한 국가에서는 편의점 등에서 손쉽게 친환경 식품을 구매할 수 있다”며 “지난해 친환경농산물 판매장 현황조사를 살펴보면 국내 친환경 식품의 판로는 대형마트와 대형슈퍼마켓(SSM), 온라인 등에 치중돼 있어 소비자가 일상에서 가까이 친환경 식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판로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국내 친환경 식품 소비에 대해 정양숙 소비자 패널 대표는 “주부가 장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좋은 제품을 싸게 사는 것”이라며 “친환경 식품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서 높은 구매 욕구와는 다르게 쉽게 손이 가지 않기에 소비 진작을 위해선 가격을 낮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맛·신상품·생산여건 개선 등 상황에 따른 대응 전략 필요
2부 분과발표에선 품목별 생산 동향과 소비자의 구매 행동 양상 등 생산 농가에서 참고할 만한 다양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과일·과채 분과발표에서는 감귤·사과·딸기 등의 국내 생산 현황과 품종 분포, 맛·모양·색감·크기 등에 따른 소비자의 선호도 등에 대한 분석이 이뤄졌다. 소비자들은 포장 규격까지 신경 쓸 만큼 다양한 요소가 소비에 영향을 주지만 시장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맛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고길석 중앙청과 과일본부장은 “지난해 감귤류의 가격이 좋았던 이유는 사과 등 전반적인 과일류의 시세가 높은 영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맛이 매우 좋았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도매시장 중도매인들도 직접 당도기를 들고 물건을 살필 만큼 과일은 첫째도 당도, 둘째도 당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식량 분과에서는 최근 구조적 벼 과잉 재배를 줄이고자 전략작물직불제를 통해 밀·콩 등의 국내 생산을 확대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콩 소비가 부진함을 지적했다. 소비자패널 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신선 콩 구입액은 2013년 기준 1만8716원에서 2021년 1만2936원으로 감소했으며 콩 식품류 구입액 역시 같은 기간 7만~8만 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에 세대와 가구 구성에 맞춘 다양한 상품 개발과 더불어 대체육 개발 등 발전하는 푸드테크 산업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연구가 주문됐다.
채소 분과발표에서는 국내 소비자들은 마늘·양파·대파 등 양념채소류의 가격이 급등했을 때는 소비를 적극적으로 줄이는 데 반해 가격이 급락할 때는 특별히 소비를 늘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마늘·양파·대파 등 농가의 소득 안정을 위해서는 적정생산량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더불어 파프리카는 국내 도입 초기 고급 기호 과채류로 수출 위주의 품목이었지만 최근 국내 소비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파프리카 농가의 시설이 노후화되기 시작했고 이상 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 종자 로열티 상승 등 전반적인 생산 여건이 악화되는 만큼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종자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외에도 농식품의 구입 경로로 온라인 채널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생산 농가의 온라인 서비스 강화 필요성도 지적됐다.
오픈서베이의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더 많은 식료품을 구입한다는 가구는 2019년 10.8%에서 지난해 19%로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또한 쿠팡·네이버쇼핑·컬리 등 주요 온라인 채널 이용객의 만족도도 80%가량으로 높은 만큼 온라인을 통한 직거래가 농가의 소득 제고와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