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계욱 기자
- 승인 2024.05.1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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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2개 공영농산물도매시장 중 유일하게 경매장의 고유 영역과 기능이 훼손된 대전 노은시장의 정상화 움직임이 분주한 가운데 정작 정상화에 가장 앞장서야 할 개설자는 여전히‘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논란이 거세다.
지난해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등 농민단체들은 개설자인 대전시에 노은시장의 경매장 구역 확보와 정상적으로 경매가 진행될 수 있도록 개선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대전시는 농민단체의 요청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9일 현재까지도 어떤 움직임도 없다.
특히 경매장 정상화를 촉구하는 노은시장 종사자와 개설자간 대화와 토론은 전무하고 공문을 주고받으며 입장차만 확인하는 어처구니없는 행정만 지속되고 있다. 더구나 개설자가 공문으로 밝힌 내용들이 현실과 동떨어지거나 엉터리 답변이 많아 경매장 정상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강하게 일고 있다.
노은시장 지정법인 대전중앙청과에 따르면 지난해 개설자 주재로 도매법인, 중도매인 등 3자가 모여 경매 종료 후 13시까지 경매장내 적재된 농산물 및 적재물을 처리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협의했다.
그러나 협의한 당일부터 현재까지 단 한번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 대전중앙청과의 주장이다.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중도매인들을 행정 조치해 달라고 관리사업소에 수차례 요청했지만 번번이 묵살됐다.
대전중앙청과는 지난해 12월 12일 개설자에 ‘청과물동 경매장 내 농산물(집기류 등) 이동 조치 건’ 공문을 통해 ‘노은시장 시설물의 사용기준’ 제3조(경매장내 행위제한) 제3항에 의거해 ▲청과물동 내 중도매인 점포 허가면적(2,606㎡)을 제외한 경매장 내‘농산물 판매행위, 적치, 다듬기’행위 금지 ▲청과물동 도크(하역장)에 설치된 시설물 철거 ▲청과물동 경매장과 도크(하역장)에는 농산물 경매종료 후 13시까지 이동조치 등을 요청했다.
반면 개설자는 지난해 12월 20일 회신 공문에서 도매시장법인 지정조건‘제4호’, ‘공유재산법에 따라 사용·수익허가 받은 공유재산을 성실히 관리하고 해당 공유재산에 불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관리하고 개설자의 조치명령을 성실히 이행하라고 명시했다.
‘노은시장 시설물의 사용기준’규정을 근거로 개선을 요청했는데 개설자는 엉뚱하게 지정조건을 근거로 답변한 것이다. 사과값이 왜 이러냐고 따졌는데 오이값으로 답변한 셈이다.
개설자는 한술 더 떠 대전중앙청과에 지정조건‘제14호’에 따라 사용·수익허가 받은 청과물동 경매장과 도크(하역장)에 대한 관리계획 및 향후 조치계획을 관리사업소로 2023년 12월 29일까지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개설자는 도매법인 지정조건‘제4호’,‘제14호’를 들어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지정조건 불이행 사유를 들어 도매법인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고 엄포까지 놨다.
그러나 대전중앙청과는 개설자의 답변이 ‘매우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경매장내 시설관리·유지의 고유 권한은 개설자에게 있는 만큼 도매법인에 그 역할을 떠넘기는 것 자체가 오류라는 것이다.
대전중앙청과는 특히 지난 2019년 9월 3일 행정심판을 통해 경매장내 미승인 중도매인 점포 철거에 관해 도매법인에게 그 권한을 넘어서 철거를 하도록 한 것은 실현 가능성이 없고 행위자체가 위법부당하다고 판결 받은 바 있다.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개설자가 지정조건에 위법한 조항을 달아 도매법인을 목을 죄는 것은 부적절한 행정이라는 것이 대전중앙청과 측의 주장이다.
더 심각한 것은 개설자의 원칙없는 이중 잣대 행정이다. 개설자는 대전중앙청과와 경쟁관계인 대전원예농협에 공유재산 사용수익 허가조건 제7조(사용·수익 허가 재산의 보존)와 특수허가조건 제2조(관련법규 준수의무)와 제12조(사용허가 재산에 대한 지시 감독)에 근거해 사용·수익 허가 받은 내용대로 공유재산을 사용하라고 공문을 냈다.
동일한 도매시장에서 경쟁관계에 놓인 도매법인에 각기 다른 규정으로 시설관리를 요구해 균형감을 상실한 편파행정이라는 지적이다.
대전중앙청과 관계자는 “중도매인 점포가 청과물동 경매장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어 출하차량이 이동통로를 방해하고 하역도크를 사용할 수 없는 등 숱한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면서 “대전시의 어이없는 행정 때문에 청과물동 경매장의 2/3는 1톤 차량의 진입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으로,‘공영도매시장이 맞냐’라는 농업인들의 불만이 폭발직전” 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