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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이슈 떠밀려 급조…도매시장만 부각, 소매유통은 ‘실종’

  • 2024-05-17 오후 7: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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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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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이슈 떠밀려 급조…도매시장만 부각, 소매유통은 ‘실종’

  •  고성진 기자
  •  
  •  승인 2024.05.17 16:47
  •  
  •  호수 3586
  •  
  •  5면
 

범부처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 <1>의미와 평가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이상기후 영향에 따른 산지 공급 부족으로 촉발된 ‘금사과’(물가) 문제가 올해 총선을 앞두고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면서 결국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본보 5월 7일자 5면 참조>이 마련됐다. 생산량 감소 요인과 더불어 과도한 유통마진이 큰 문제라는 진단에서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기획재정부, 산업부, 공정위, 국세청 등 관계부처가 4월 5일부터 19일까지 2주간 산지와 도매시장, 대형유통업체 등 농산물 유통실태 전반을 합동으로 점검한 끝에 내놓은 대책이다. 범부처 차원에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대책을 발표한 것은 지난 2013년 5월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에 이어 11년 만이다. 한국농어민신문은 이번 대책의 주요 내용을 몇 차례에 걸쳐 짚어볼 계획이다. 첫 번째로, 이번 대책이 갖는 의미와 관련 업계의 평가를 살펴봤다.
 

농식품부와 해수부가 합동으로 5월 1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상황실에서 농수산물 수급안정 및 유통구조 개선방안 현장 설명회를 진행했다. 
농식품부와 해수부가 합동으로 5월 1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상황실에서 농수산물 수급안정 및 유통구조 개선방안 현장 설명회를 진행했다. 

 

범부처 대책 11년 만예산·시기별 액션플랜 부재, ‘불공정 행위’ 차단에 집중

농산물 유통구조와 관련한 정부 대책은 앞서 몇 차례 발표된 바 있다. 가깝게는 2023년 1월 농식품부가 발표한 ‘농산물 유통구조 선진화 방안’이다. 핵심 골자는 유통환경 변화 대응 및 유통비용 절감을 위한 디지털 전환 추진으로, 윤석열 정부의 농업 분야 국정과제인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출범(2023년 11월) 등을 담았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13년 5월 박근혜 정부의 농정공약 이행을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추진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이 있다. 주요 내용은 직거래 유형별 맞춤형 지원 등 대안유통 경로 확대, 농협 중심의 산지 유통계열화 확대 등으로, 핵심은 유통단계 축소였다. 이에 대한 보완 차원에서 2014년 5월 농식품부가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 평가 및 보완대책’을 내놨고, 이후 온라인 직거래 플랫폼 구축, 공영홈쇼핑 출범, 도매시장 정가수의매매 확대 등을 지속 추진했지만 ‘용두사미’라는 비판적인 평가가 많다.

이번 대책은 농산물 유통과 관련해 11년 만에 나온 범부처 대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4월 총선과 맞물려 물가 이슈에 대한 국민 여론을 의식해 짧은 기간 내 급속도로 추진됐다는 점에서 설계 단계에서부터 기존 대책과 차이를 보인다.

과거 2013년 종합대책 추진 과정을 지켜본 학계 교수는 “관계부처 합동 대책이라면 예산을 비롯해 추진 시기별 ‘액션플랜’ 등이 세밀하게 담겨야 하는데, 이번 대책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여론에 떠밀려 급격하게 추진된 것이 원인”이라며 “이런 한계로 예전부터 일부 불공정 행위로 지목돼 왔던 부분이 새로운 개선방안인 것처럼 부각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5월 13일 언론 설명회에서 “과거 대책이 직거래 활성화 등 유통단계 단축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 개선방안은 농산물 유통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유통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려고 했다고 언급한 지점은 현 농산물 유통 과정에서 지적돼 온 ‘불공정 행위’를 손질하는 조치에 집중했다는 측면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매시장 내 경쟁 확대·공공성 강화, 물류기기 시장 구조 변화 등이 그 범주에 들 수 있다. 이런 점에서는 관련 업계에서 “도매법인 품목 확대 등 경쟁 촉진, 시장 구조 변화 차원의 접근 방식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들린다.
 

가격 급등 ‘주범’ 몰린 도매시장, 편중된 ‘반쪽’ 처방에 정책 효과 의문

하지만 이번 대책에 대해 비판도 만만치 않다. 농산물 가격 급등의 주된 원인을 ‘도매시장 유통비용’으로만 보고 있는 정부의 문제 인식과 진단을 수긍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있다.

가락시장 관계자는 “법정 위탁수수료, 대기업계열사, 경매가격 등 외부로 나타나는 정황증거가 선명한 도매시장법인들이 이번 농산물 가격 급등의 ‘주범’으로 몰린 셈”이라며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유통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중도매인, 대형유통업체 등은 이번 대책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 마진율이 50% 정도인데, 이 중 절반이 소매 부문에서 발생한다. 도매시장 내에서도 경매 낙찰 이후 나타나는 중도매인의 유통 마진율이 10~15%다. 유통마진 중 가장 비중이 적은 도매법인의 위탁수수료만 짚은 상황”이라면서 “정부 목표대로 농산물 유통비용을 10% 줄이려면 정책 효과가 가장 많이 나는 부분을 건드려야 하는데, 대형유통업체 등 소매유통은 농식품부 소관이 아닌 데다 민간 영역이어서 그렇지 못했다는 점에서 정책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유통구조 개선으로도 비용 절감 한계‘산지 조직화·기후 대응’ 등이 근본책

권승구 동국대 교수는 “이번 대책에서 나온 도매시장 내용은 예전부터 논의돼온 부분이라 새로울 것은 없다. 정가수의매매 경우도 가격변동성 완화 차원에서 도입된 지 한참이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작용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대한 논의가 없다”면서 “유통비용 절감 목표에서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가 ‘전가의 보도’처럼 언급되고 있다. 가장 기본이자 핵심은 산지 조직화·규모화로, 산지 교섭 역량에 따라 도매와 소매 유통의 변화를 끼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인데 이 역시 당국이 추진 의욕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농민 단체 관계자는 “‘금사과’ 사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이상기후 대응과 관련한 산지의 인프라·여건이다. 농산물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도매시장 내부의 경쟁 요인을 활성화한다고 해도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번처럼 할인쿠폰 지원 등의 정책 수혜를 받은 대형유통마트 등을 비롯해 도매시장 내 중도매인, 시장도매인 등 소매단계의 유통마진이 적정한지 점검하고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도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성진 기자






출처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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