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계욱 기자
- 승인 2026.01.02 10:37
2026-01-02 오전 10:06:00출처 : 농업인신문(위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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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안법’ 개정에도 불만 여전… “시장 위기 극복 역부족”
‘도매법인 제3자 판매’ 등 유통시장 변화 속 개정 요구 거세
생존 위기 내몰린 지방도매시장 차별화된 대책 마련돼야

농산물도매시장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올 한해는 더욱 심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형유통 채널의 급부상, 산지 고령화 등 농산물유통의 급속한 변화 속에 농산물도매시장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출하물량이 집중되고 있는 수도권 도매시장은 버틸 여력이 있지만 지방도매시장은 생존 위기에 사투를 벌이고 있다.
특히 농산물도매시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만큼 이를 반전시킬 대안도 마련돼야 한다. 도매시장이 막대한 이익을 취하는 것처럼 호도되는 여론을 잠재울 수 있는 반전이 필요한 것이다. 30% 이상 이윤을 취하는 소매점, 대형마트는 외면하면서 고작 1% 내외의 수익에 의존하는 도매시장을 잡도리 하는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고 도매시장의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는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
또한 40여년간 도매시장 발전에 발목을 잡는 농안법 개정안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 도매시장법인, 중도매인 등 유통주체들이 제역할을 다할 수 없도록 손발을 묶어놓은 농안법이 시대 흐름에 맞게 개정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야 한다.
요동치는 이상기온 대비 도매시장법인 앞장서야
올 한해 농산물도매시장은 기후변화로 인한 재배, 출하, 저장, 가격구조의 전체가 재편되고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한 ‘운영 패러다임 변화’ 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반복되는 ‘금대파’ , ‘금배추’ , ‘금사과’ 사태는 그간 정부에서 비축·공적자금 투입으로 통제되던 가격과 물량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이 뚜렷해진 만큼 기후가 가격을 결정하는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상기온이 더욱 활개를 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만큼 기후변화에 민감한 과채류, 과수 등의 생산량과 품질뿐만 아니라 재배지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필요하다.
가락시장은 지난 2010년 사과 반입량과 거래금액이 최고점에 도달한 이후 현재까지 반입량 감소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그 원인을 살펴보면 다양한 유통채널 부상으로 도매시장을 경유하는 비중이 줄고 있는 탓도 크지만 이상기후로 인해 작황 불안정으로 반입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정부가 산지 지원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올 한해 산지 출하 농업인들이 불안감에서 벗어나 영농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매시장법인 차원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매시장 부정적 여론 대반전 이뤄야
최근 정치권 등에서 툭하면 가락시장 방문을 통해 ‘물가안정’ 을 운운하며 도매시장법인이 마치 막대한 이윤을 추구하는 것처럼 호도하며‘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이하 농안법)’개정에 속도를 내왔다.
농안법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도매시장 활성화가 주된 것이 아닌 도매시장법인 발목을 잡는데 집중됐다. 도매법인을 신규 지정시 개설자가 ‘공모’ 할 수 있도록 하고 평가에서‘최하위’등급 2회 연속 받은 도매법인은 반드시 지정 취소토록 했다.
특히 개정안은 서울지역 중앙도매시장, 지방도매시장의 위탁수수료 요율 최고 한도를 ‘거래금액의 1000분의 40’ 으로 규정했다. 즉 위탁수수료 상한을 4%로 명시한 것이다.
농업인단체 등에서 수수료 인하는 산지 지원 약화 등이 우려된다며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면서 제외됐으나 도매법인에 대한 반감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최근 개최된 토론회에서 도매법인의 실제 수익이 1%도 안된다는 발표가 있었던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농협미래전략연구소 정준호 박사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도매법인의 영업이익률 논란은 분명하게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면서“위탁 수수료를 매출로 잡는 ‘순액법’ 을 적용하면 영업이익률이 20%대로 높게 보일 수 있지만 전체 거래금액을 매출로 잡는 ‘총액법’ 을 적용하면 0.8% 수준에 불과하다” 고 말했다.
도매법인은 거래 중개 역할을 맡아왔기 때문에 회계 기준상 순액법을 대입할 수밖에 없어 과도한 이익을 취하고 있는 것처럼 오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 한해 도매법인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지속될 것이다. 산지와의 교감, 도매시장의 순기능 등 도매법인의 역할과 성과에 대해 정확하게 전달하는데 상당한 노력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매시장 활성화 발목잡는 농안법 개정 논의돼야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가락시장도 지금처럼 경매 중심의 단순 기능으로는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높게 일고 있다. 정부가 유통단계 축소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데다 대형유통채널이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옛 방식을 유지하는 가락시장은 갈수록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락시장으로 경유되는 농산물의 출하량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따라서 가락시장이 경매 기능은 유지하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수십년째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농안법의 조속한 개정의 필요성이 높게 일고 있다.
특히 도매시장법인이 지금까지 수행해 온 출하 농산물의 위탁판매(경매) 기능만 수행해 위탁수수료 수입에만 의존하는 단순한 판매중개 및 경영구조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모색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통주체간 경쟁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도매법인과 중도매인의 거래규제를 완화하는 등 농안법의 조속한 개정과 함께 ‘도매법인 제3자 판매’ , ‘중도매인간 거래한도 폐지’ , ‘중도매인 직접수집 단계적 확대’ 등 개정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전문가들은 도매시장이 물류시설 기능을 강화해 통과형 물류 시설에서 재고형 물류시설로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재고형 물류시설로 전환되면 재고관리를 통해 수급조절 기능뿐만 아니라 경매 등 도매가격 안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농안법 개정 필요성은 수년전부터 지속돼 왔으나 정부에서 미온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유통 종사자들은 40여년 넘도록 도매시장 기능 작동을 제한하는 규제가 시대 흐름에 변화하지 못하고 있어 농안법 개정의 빠른 속도를 요구하고 있다.
지방도매시장 활성화 대책 마련돼야
지방도매시장 위기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숱하게 제기돼 왔다. 정부, 학계, 유통업계 등에서 다양한 의견과 함께 대안이 제시돼 왔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우선 지방 인구 감소와 함께 거래 물량이 매년 쪼그라들고 있는데다 도매시장을 위협하는 대형 유통채널 등이 우후죽순으로 포진하면서 지방도매시장의 목을 죄고 있다.
특히 지방도매시장의 수집과 분산 기능 저하로 도매시장의 주요 역할인 가격 결정이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 출하주 입장에서 출하한 농산물의 경락가를 의심하게 되고 결국 수도권으로 출하처를 이동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다 보니 지방도매시장의 위기는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지적이 강하다.
이와 함께 지방도매시장을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지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는 도시화로 인한‘이전’ 논란이다. 개장 30여년에 도달한 지방도매시장은 어느새 도심 중심에 위치하게 돼 교통 혼잡 주범으로 몰려 또다시 외각으로 이전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려 있다.
위기에 직면한 지방도매시장을 살릴 묘약은 정부 차원의 차별화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가락시장 등 수도권 도매시장과 동일한 획일적 정책보다는 지방도매시장에 적합한 차별화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출처 : 농업인신문(위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