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2 오후 1:22:00출처 : 농민신문(심재웅 기자)

강서·구리시장 휴업 가세…출하길 막힌 산지 ‘비상’
입력 : 2026-01-22 16:55

서울 가락시장이 토요일인 3월7일과 4월4일 시범휴업하기로 한 가운데 서울 강서시장과 경기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도 같은 날 휴업에 동참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수도권 농산물 유통업계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이들 3곳 도매시장이 한날한시에 문을 닫는다면 출하농민의 피해는 물론 농산물 물류 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영농산물도매시장이 법적인 역할을 도외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수년간 이어진 도매시장 인력난에 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것이 이러한 움직임을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강서지사는 21일 서울 강서구 지사에서 ‘강서시장 개장일 탄력적 운영 검토 협의체’ 제2차 회의를 열고 3월7일과 4월4일 경매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협의체 의견은 이달말이나 2월초쯤 시장관리운영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회의에선 자율적인 휴일 운영을 원하는 시장도매인 측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경매 주체인 도매법인·중도매인은 시범휴업에 동참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구리시장도 상황이 비슷하다. 구리농수산물공사는 20일 공사에서 시장관리운영위를 개최해 시범휴업 동참을 의결했다. 구리공사 관계자는 “내부 절차를 거쳐 2월 상중순께 3월 시범휴업 공고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산지에선 즉각 반발하며 우려를 표했다. 하규호 한국포도생산자협의회장(경북 김천 직지농협 조합장)은 “휴일 확대는 바람직한 방향이 전혀 아니다”라면서 “노동자 근로환경 개선 취지에는 적극 공감하지만, 도매시장 인력운용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겨울양배추 주산지인 제주 애월농협 김병수 조합장은 “농산물은 제때 출하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수도권 3곳 도매시장이 동시에 휴업하면 농민은 당장 어디로 출하하란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획이 현실화하면 농산물 물류 대란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2025년 3월 매주 토요일 가락·강서·구리 시장 3곳의 하루 거래량은 모두 7076t이었다. 가락시장이 5820t으로 가장 많고 강서시장(경매제)은 526t, 구리시장은 730t이다. 4월 토요일 일평균 거래량은 3개 시장 합산 7966t으로 더 많다.
이들 시장 3곳이 토요일 시범휴업에 동시 참여한다면 7000∼8000t에 달하는 농산물이 당장 갈 곳을 잃고 대체 판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서울시공사는 올해 하절기 등에 가락시장 4차 시범휴업을 계획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문영표 공사 사장은 8일 ‘2026년 가락시장 유통인 신년 인사회’에서 “2027년엔 매월 최소 월 1회 휴무 시행을 목표로 올해 하절기 시범사업까지 멈춤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정부 책임론도 비등하고 있다. 가락시장 주 5일제 도입 논쟁이 수년째 지속 중임에도 농림축산식품부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지 않으면서 유통주체간 갈등을 키웠다는 비판이다. 전남지역 A조합장은 “공영도매시장이 농산물 수집·분산의 필수시설이라는 점을 환기하고 논의 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는 산지 출하자 의견을 종합해 유통인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주체간 상생방안을 정부가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유통정책과 관계자는 “시범휴업은 출하자 동의를 전제로 추진해야 한다는 견해를 각 도매시장 개설자(지방정부) 측에 계속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재웅 기자
출처 : 농민신문(심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