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성진 기자
- 승인 2024.04.30 17:04
- 호수 3581
- 4면
2024-04-30 오후 2:23:00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저장 양배추 전년보다 많고
봄 시설물량 출하도 임박한데
정부 5월 할당관세 적용 방침
“시세 폭락 이어져 피해 우려”
배추·당근·포도 등 총 7종 추진
양배추, 배추, 당근 등이 5월 무관세로 수입된다. 수급 차질로 나타나는 일시적인 가격 상승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수입을 확대하는 물가정책 기조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물가안정과 관련해 양배추 등 7종 품목에 대해 5월 중으로 할당관세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에 신규로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품목은 양배추, 배추, 당근, 포도, 마른김, 코코아두, 조미김이다.
할당관세는 특정 수입품 또는 해당 수입품의 일정 수량에 대해 한시적으로 관세율을 기본관세율보다 낮춰주는 제도다. 특정 품목의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했을 때 가격 안정 차원에서 시행되는 것인데, 기본관세율에서 최대 40%P 범위 내에서 세율 부담을 완화해 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세율이 45%인 포도를 제외한 6개 품목은 관세를 물지 않은 채 무관세 수입이 추진된다. 포도의 경우 이번 할당관세 적용으로 관세 5%만 부과된다.
양배추 등 일부 품목은 도매시장에서 전년보다 크게 오른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지만, 향후 공급 여건이 개선될 여지가 있어 무관세 수입 방침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주지역의 양배추 생산 농가는 “저장양배추 물량도 지난해보다 많고 시설봄양배추 산지 출하도 임박한 상황이어서 향후 공급 여건은 개선 여지가 충분하다”며 “양배추와 당근은 관세율이 27%에 불과해 사실상 개방 품목이다. 국내산 가격이 오르자 이미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들어 수입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가격 안정 효과는 한계가 있다. 결국 국내산 공급 여건이 풀려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 대아청과가 최근 밝힌 ‘2024년산 저장양배추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양배추 저장물량은 1만664톤으로, 지난해 6400톤보다 67% 많다. 이 물량이 도매시장에 출하되는 시점이 무관세 수입 추진 시점과 맞물리면서 공급은 한순간에 과잉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앞선 농가는 “무관세 방침은 수입 진입 장벽을 더 낮춰주겠다는 행태인데, 국내산 공급 확대와 맞물려 국내산 양배추의 시세 폭락으로 이어져 농가 피해가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물가안정 명목으로 무관세 수입을 확대하는 정책 기조는 ‘땜질 처방’에 그칠 것이고, 이런 ‘수입 만능주의’ 기조가 계속된다면 국내 생산 기반의 위축을 불러와 향후 더 큰 수급 문제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