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수축산신문
- 승인 2024.04.30 17:43
- 호수 4114
- 23면
2024-04-30 오후 2:27:00출처 : 농수축산신문
기사원문보기 : https://www.af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0530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인플레이션 전체 책임을 국산농산물과 농업계에 덧 씌워 불안 조성
물가당국은 근본적 조치와 책임있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올해 초부터 1만 원 사과, 875원 대파와 관련된 이야기가 온 국민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농산물가격은 물가인상율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과 달리 몸으로 느끼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항상 사회적 파급력이 크기 마련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된 후 외국농산물의 수입이 원활하지 않고 가정식 소비가 늘어나면서 농산물가격이 오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책임을 농업인과 농산물유통업체, 농업정책당국 등 농업계에 전가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농산물 유통구조와 농산물 유통정책이란 손쉬운 먹잇감을 보며 감사원은 농식품부를 감사하고 언론은 도매시장과 산지유통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있다. 마치 최근 인플레이션 전체의 책임을 농산물과 농업계 전체에게 묻는 것처럼 돼버렸다.
심지어 금리조정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관리해야 할 1차 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한국은행총재마저 농산물가격 안정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수입을 해야 한다는 투의 오지랖 넓은 이야기를 하는 지경이 됐다.
하지만 농산물가격을 핑계로 인플레이션의 근본적 원인을 뒤로 감추는 방식의 정책 운용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을뿐더러 솔직한 접근이라고 할 수도 없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는 2020년 100을 기준으로 지난 3월 기준 113.9로 13.9%가 올랐다. 같은 기간 농산물지수는 126.5로 26.5%가 올랐는데 물가인상의 원흉으로 여겨진 사과는 176.5, 대파는 154.8로 상당히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쌀은 101.2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 반면 비농산물인 보험서비스는 160.0, 지역난방비는 148.5로 나타나는 등 품목에 따라 농산물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것도 많다.
농산물 가격변동의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제시한 수입농산물도 가격이 오르기는 마찬가지다. 수입밀로 만들어지는 국수는 156.5, 잼은 155.6, 설탕은 146.3 등으로 만만찮은 가격인상이 나타났다. 기후위기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불안정한 것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사실 계절적 변동과 작황에 따른 변동성이 큰 농축수산물과 산유국의 정책에 의해 변동성이 큰 석유류는 근원물가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이들을 모두 포함시킨 소비자물가를 가지고 물가정책을 펼치면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의 인플레이션 정책은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변동성이 큰 농축수산물과 석유류는 별도의 가격안정 정책으로 조정해 왔다. 실제 2022년 농축수산물 인상율은 3.8%이며 근원물가는 4.1%로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2019년에는 근원물가가 0.9% 오를 때 농축수산물은 1.7%로 하락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 발생한 농산물가격 상승을 빌미로 농산물 수입을 이야기하는 한국은행장의 주장은 구체적인 현실을 무시하고 있거나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제 불황에 대한 걱정으로 기준금리를 미국보다 2%포인트 낮게 유지하고 있는 물가정책의 문제점을 농산물과 농업계에 전가하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빅마우스가 부적절한 정보를 계속 전파하면 대중들이 그것을 믿어 버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의도적으로 설계된 부적절한 정보는 문제가 되는 대상을 악마화한다. 다수의 도시 서민은 농업계의 농산물가격 안정 요구를 색안경을 쓴 시각으로 받아들이고, 기후위기 시대에 더욱 절실해지는 먹거리 안보를 위한 정부의 정책과 지원을 불필요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만들어 장기적으로 먹거리에 대한 불안정을 높이게 된다. 증오정치라고 부를만한 행위가 국산농산물과 농업계에 덧씌워지고 있는 것이다. 농업인이 땀 흘려 키워온 대파는 희화화되어 버렸고 작황부진으로 고통받았던 사과농가들은 이중의 고통을 받게 된다.
농산물가격은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지만 전기료와 가스요금, 교통요금 등의 공공요금과 식당의 음식가격 등은 한 번 오르면 내리지 않아 지속적으로 인플레에 영향을 미친다. 총선 이후 벌써 여기저기서 들썩들썩하고 있어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근본적인 조치를 이야기하는 물가당국의 책임있는 설명은 들은 적이 없다. 물가당국은 농산물가격만을 핑계거리로 삼지 말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