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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가락시장 주 5일제’ 추진도 셀프, 분석도 셀프

  • 2024-04-01 오후 6: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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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농민신문(김민지 기자)

기사원문보기 https://www.nongmin.com/article/20240329500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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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가락시장 주 5일제’ 추진도 셀프, 분석도 셀프
입력 : 2024-04-01 00:00
김민지 02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추진 중인 ‘가락시장 주 5일제’ 관련 기사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 기사는 농민들이 공사의 일방적 시범사업 진행에 반대하고 나섰다는 내용이었다.

“지금 시대가 어느 땐데 주 5일 근무를 못하게 하느냐?”

농산물 유통시스템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던질 수 있는 의문이라 생각했다. 근데 웬걸, 국내 최대 공영 농산물도매시장인 가락시장을 관리하는 공사 관계자 입에서 똑같은 말이 나왔다.

최근 또 한번 귀를 의심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가락시장 주 5일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 시작된 지 1년6개월이 넘어가는데도 공사가 외부 연구용역조차 의뢰하지 않은 것이다. 유통혁신팀 관계자는 기자의 질문에 “외부 연구용역을 의뢰한 적은 없지만 대신 공사 내부에서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얼버무렸다.

‘내부’에서 ‘체계적’으로 아무리 분석한들 절대 ‘객관적’이고 ‘전문적’일 순 없다. 공사는 이해관계자일뿐더러 농업·유통·시장에 대한 전문 지식이 당연히 해당 분야만 집중 연구하는 학자들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태 농민들이 공사에 요구한 건 명확했다. ‘선 대책 후 시행’. 농민들도 가락시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한 인력 수급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 다만 충분한 연구를 통해 다양한 대안과 농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장치를 마련하고 그때 주 5일제를 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농민들이 이러한 주장을 고수해왔음에도 공사가 단 한번도 외부 연구용역을 진행하지 않았단 점은 의아하다.

한 농업경제학과 교수에게 문의해보니 연구용역은 보통 4∼5개월 진행되며 길어야 7∼8개월이라고 한다. 공사가 지난해 11월과 12월 그리고 올해 3월 세차례 토요일 시범휴업을 강행하기보단 외부 전문가를 통한 여러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면 어느 정도 농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농민들은 출하만 할 수 있다면 주 8일을 일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공사에서 열린 주 5일제 관련 간담회에서 농민의 하소연이 묵직하게 울려 퍼졌다. 가락시장 주 5일제는 노동자 복지의 문제만은 아니다. 농민소득과도 연결돼 있는, 아주 신중히 다뤄야 할 문제다.

다행히 공사는 바로 주 5일제를 도입하겠다는 건 아니고 충분히 장기간에 걸쳐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음에 이 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면 그땐 농민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자료를 내놓길 기대한다.

김민지 산업부 기자 




출처 농민신문(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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