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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 수입 대파 ‘문 열고’ 주말 경매 ‘문 닫고’…“농민 피해만 커져”

  • 2023-12-18 오전 10: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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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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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 수입 대파 ‘문 열고’ 주말 경매 ‘문 닫고’…“농민 피해만 커져”
입력 : 2023-12-18 19:48
전남·제주 겨울채소농가 ‘반대투쟁’ 상경집회 
무관세 중국산 가락시장 상장 
주5일제 시범사업 우려 제기 
“정부·서울시공사 기조전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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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전남·제주 지역 겨울채소 생산자들이 중국산 대파의 상장경매와 주 5일제 시범사업 등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최근 서울 가락시장에서 중국산 대파가 상장경매를 통해 거래되는 등 수입 농산물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전남과 제주의 겨울채소 생산자들이 상경집회를 통한 반대 투쟁에 나섰다. 이들은 정부의 무분별한 저율관세할당(TRQ) 수입정책으로 중국산 농산물이 범람하게 됐다며 비판하는 한편 산지의 동의 없이 주 5일제 시범사업 등이 진행된 유통 현실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15일 오후 7시. 가락시장 남문 앞은 겨울대파 주산지인 전남 신안·진도와 양배추·당근 등 제주의 품목별생산자단체연합회 소속 농민 80여명이 한데 모여 발 디딜 틈이 없이 북적였다. 이날 영하의 날씨에도 생산자들은 정부의 수입정책과 농민에게 엄혹한 유통 현실을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결의에 찬 모습을 보였다.

성출하기를 맞아 한창 바쁜 시기임에도 농민들이 상경집회에 나선 것은 최근 가락시장에서 중국산 양배추가 정가·수의 매매로 거래된 데 이어 중국산 대파까지 상장경매로 거래되기 시작하는 등 수입 농산물의 공세가 본격화해 국산 시세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집회에 참석한 곽길성 전남겨울대파협의회준비위원장은 “무관세 수입 대파가 상장 경매돼 국산 대파 경락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향후 대폭락이 우려되고 있다”며 “대파는 2∼3년에 한번 산지 폐기하는 품목인데, 가격이 조금만 오르면 대량으로 수입해 농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농민들은 이같은 수입 농산물로 인한 국산 시세 하락이 정부의 물가안정정책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가락시장에서 중국산 대파는 그동안 정가·수의 매매를 통해 극소수 중도매인들만 거래해왔다. 하지만 판로를 확보 못한 수입업체들이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의 수탁의 거부금지 조항을 근거로 정부 등에 민원을 넣어 상장경매가 진행되게끔 압력을 행사했고, 결국 도매시장법인들은 그동안 관행을 깨고 11월13일부터 상장경매를 진행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지난달 17일 물가안정을 명목으로 대파 무관세 수입까지 추진하며 중국산 대파의 가락시장 반입량이 크게 늘어나 국산 시세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게 농민들의 입장이다. 실제 가락시장의 수입 대파 반입량을 보면 11월13일 7t에서 24일에는 34t으로 늘어나는 등 급격한 상승 추세를 보였다. 이후에도 수입 대파는 이달 상순까지 하루 평균 20t 내외씩 반입됐는데, 같은 시기 국산 대파값은 1㎏들이 상품 한단당 평균 3000원대에서 1000원 후반대로 하락하는 등 큰 낙폭을 보였다.

곽 위원장은 “13일 홍두선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aT 비축기지를 방문해 무관세 대파 1289t이 통과돼 대파값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자랑했다”며 “물가상승의 주범이 농산물이 아님에도 정부와 언론이 과민 반응을 보이며 수입정책을 펼쳐 상경할 수밖에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민들은 상장경매를 추진한 가락시장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김정원 신안겨울대파생산자협의회장은 “가락시장 유통인들은 국민 세금이 들어간 땅과 건물에서 농민들이 출하한 농산물을 중개하는 사업을 하면서도 수입 대파를 경매하고 있다”며 “수입 대파 상장경매를 즉시 중단하라”고 가락시장 유통인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상경집회에 동참한 제주지역 생산자들은 최근 산지 피해 등 논란이 일고 있는 가락시장 주 5일제 시범사업에 대해서 사업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제주도품목별생산자단체연합회는 집회에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가락시장 개장일 주 5일 축소 운영 계획을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연합회는 “현재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 이후는 공사가 계획한 방향대로 주 5일 영업 방침이 바뀌지 않고 확정될 것”이라며 “이 경우 제주 농산물의 피해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기 때문에 생산자뿐 아니라 제주지역 농협 관계자들도 모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경매가 주 5일만 진행된다면 농산물 홍수출하로 경락값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며 “공사가 가락시장 노동인력의 근로조건만 고려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큰 문제로, 계획을 철회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학종 제주양배추연합회장은 “제주 농민들은 가락시장 경매일 축소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우 기자
 



출처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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