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9 오후 5:43:00출처 : 농민신문
기사원문보기 : https://www.nongmin.com/article/20231129500473

[전문가의 눈] 맞춤형 수출 생산·판매로의 전환
입력 : 2023-11-29 19:03

우리나라의 농식품 수출액은 2003년 18억6000만달러에서 2022년 88억2000만달러로 20년 동안 약 4.7배 성장했다. 농식품 수출은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효과도 크다. 한국무역협회 발표에 따르면 농림어업의 수출 부가가치율은 80.5%로 반도체(67.2%)나 자동차(70.7%)보다 높으며, 수출액 100만달러당 취업유발효과도 농림어업은 20.7명으로 산업 전체(6.7명)보다 크다. 윤석열정부에서는 2027년까지 농식품 수출액 15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시장에 중심을 두면서 선택적으로 수출하던 기존 방식에서 수출 맞춤형 농식품 생산·유통으로 대전환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생산된 농식품은 주로 자국에서 유통되고 수출 비중은 낮다. 그렇기 때문에 잉여 농식품을 수출하는 비즈니스모델이 주류였다. 이로 인해 수출이 안정적이지 못했고 해외에서 인지도도 낮았다. 우리와 다른 선호도를 가진 수출 대상국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제품도 적었다. 현지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지속적으로 맞추지 못하면 현지 소매점에서 매대를 확보하기 곤란해지고, 이것은 안정적인 수출처를 얻는 데 장애 요인이 될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일본 수출용으로 나오기 시작된 파프리카는 2016년 약 9400만달러 수출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에는 약 7400만달러로 감소했다. 파프리카 수출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국내시장의 성장이었다. 이때부터 파프리카는 국내 가격이 상승하면 수출이 감소하고, 국내 가격이 하락하면 수출이 늘어나는 문제가 반복됐다. 한국산 파프리카를 주로 사용하는 수출 대상국 현지 소매점·가공업자 등은 공급 불안정에 직면했고, 공급이 안정된 뉴질랜드나 네덜란드산 파프리카를 점점 더 선택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공급이 과잉일 때는 수입업자가 현지 창고에 1∼2주일 보관해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되면서 한국산 파프리카 품질에 대한 신뢰도 하락했다. 수출 대상국이 요구하는 조건을 갖추지 못해 문제가 생긴 대표적 사례이다.
제2,제3의 파프리카 사례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수출시장 맞춤형 생산을 통해 상대국이 요구하는 조건에 대한 지속성을 확보하면서, 국내 공급량도 조절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여기에 수출통합조직 육성으로 마케팅과 품질관리를 하는 역량 개발도 중요하다. 이를 통해 수출 상대국에 맞춤 주문형 생산으로 전환하고, 국내 가격에 좌우되지 않고 수출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도 수출 전용 생산 주체에 모든 지원을 집중하는 등 문제를 해소해야 할 것이다.
위태석 농촌진흥청 수출농업지원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