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2 오후 5:33:00출처 :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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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물류기기 공동이용지원사업’ 예산 깎여선 안돼
입력 : 2023-11-22 00:00
산지에서는 농산물을 출하하기 위해 팰릿, 플라스틱 상자 등 다양한 물류기기를 사용한다. 규격화·표준화된 물류기기를 공동으로 이용하면 물류 효율을 높일 뿐 아니라 유통 비용도 절감된다. 이처럼 생산자단체의 출하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물류기기 공동이용지원사업’이다. 연합사업단·영농조합법인 등이 공영도매시장이나 종합유통센터에 농산물을 출하하며 물류기기를 취급회사(풀 회사)로부터 빌릴 때 임차료의 일부를 보전해준다. 지원 형태는 전체 임차료의 40%를 국가가 보조해주는 방식이다.
그런데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사업 예산이 대폭 줄어 말썽이다. 올해 208억원이었던 국비 지원 예산이 내년엔 절반으로 준 104억원만 편성된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일부 도매시장의 팰릿 하차거래 의무화로 물류기기 표준화 작업이 달성됐다는 판단하에 예산을 깎았다는 후문이다. 국회 상임위에서 사업의 필요성을 인정해 다시 예산 증액을 의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넘기긴 했지만,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내년도 예산은 반토막이 날 형편이다.
국비 지원이 축소되면 그동안 진행돼온 물류 규격화·표준화가 정체 내지 후퇴할 것은 자명하다. 물류기기 임차료 지원이 없으면 종전처럼 개별 물류기기를 쓰게 될 것이고, 개별 물류기기가 횡행하는 만큼 물류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역 과정에서 대량의 포장 쓰레기를 양산함으로써 쓰레기 감축을 목표로 하는 정부 시책과도 엇박자가 난다. 무엇보다 물류비 증가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출하자는 물론 소비자 피해까지 우려된다.
농가들이 폭등한 생산비를 감내하며 어렵사리 출하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기재부가 납득하기 힘든 논리를 근거로 관련 예산을 축소하는 건 말이 안된다. 이 사업의 목적은 물류 표준화이기도 하지만 물류기기 공동이용지원을 통한 농산물 공동출하 장려이기도 하다. 도매시장에서 물류기기 공동이용 출하는 아직 전체 이용실적의 40% 수준이다. 이 비율을 높여나가기 위해서라도 예결위는 관련 예산을 올해 수준으로 증액 의결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