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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파렛트 하차거래, 연착륙 이뤄질까

  • 2023-04-21 오후 5: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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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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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파렛트 하차거래, 연착륙 이뤄질까

  •  고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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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21 17:14
  •  
  •  호수 3483
  •  
  •  5면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4월 2일부터 가락시장에서 전면 시행되고 있는 배추 파렛트 하차거래가 시행 20여일을 맞아 연착륙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배추 하차거래 시범사업 모습. 
4월 2일부터 가락시장에서 전면 시행되고 있는 배추 파렛트 하차거래가 시행 20여일을 맞아 연착륙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배추 하차거래 시범사업 모습. 

이달부터 가락시장에서 전면 시행 중인 배추 파렛트 단위 하차거래의 연착륙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도 도입 20여 일간 초반 상황은 반입량 감소, 중도매인의 ‘감식망’ 요구  등으로 인해 출하자들의 우려와 불만이 커지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모습이다. 창고에 저장 중인 월동배추 출하가 마무리된 이후 본격적인 산지 출하 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중간 점검 및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반입량 평년비 14%↓‘차질 없다’ 진단 속 작업속도·비용 부담 우려도

가락시장 관계자 및 유통종사자들에 따르면 배추 하차거래 시행 이후 배추 반입량은 이전 대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시행과 함께 반입량이 많게는 전일보다 30%가량 크게 줄어드는 등 우려를 낳았지만, 점차 평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공사)는 4월 2일 시행 이후 2주간 반입량 추이를 자체 분석한 결과, 1일 평균 반입량은 화물차 기준 평년(4월) 29대(290톤)보다 약 14% 줄어든 25대(250톤)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강성수 공사 물류혁신팀 팀장은 이같이 설명하면서 “파렛트 하차거래를 앞서 도입한 양배추, 무, 양파 등을 보더라도 시행 초기 관망 추세 속에서 반입 물량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이들 품목 모두 결국 반입 물량이 늘었다. 배추도 비슷하게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시행 20여 일 동안 배추 하차거래와 관련한 민원은 접수되지 않았고,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인 대아청과의 설명도 비슷하다. 대아청과 관계자는 20일 “현재 반입량은 평년 대비 80~90% 수준을 회복한 상황”이라며 “반입량 감소 원인 중 하나로 김치공장에 가는 저품위 물량이 덜 반입된 측면이 있어 앞으로 김치 가공공장용 물량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했다.   

산지유통인 등 출하자들은 산지 출하가 본격화되는 앞으로가 더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반입 물량은 창고에 저장돼 있는 배추로, 산지보다는 파렛트 출하 작업 여건이 수월한 편이어서 반입량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5월 하우스배추, 6월 노지배추, 7~9월 고랭지배추 등 출하가 본격화하면 작업 차질에 따른 반입량 감소 문제가 불거지고, 다른 문제들도 수반될 수 있다고 본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산지에서는 물류 인프라가 부족하다보니 작업 속도가 굉장히 더디고 비용 부담도 크다”면서 “지금은 상대적으로 배추 반입량이 적은 시기인데, 노지 봄배추 본격 출하 시 지금보다 1.5배 이상 많이 실어야 하는데 산지 여력이 얼마나 받쳐줄지 걱정이다. 반입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착오에 ‘불낙 건수’ 증가‘출하자 대응 선택지 좁아졌다’ 우려도

예기치 않은 상황이 시행 초반에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경매에 올린 물량이 낙찰되지 않는 ‘불낙’ 사례가 잦아졌다는 것인데, 이는 시행착오 측면으로 파악된다.

대아청과 관계자는 “화물차 1대에 파렛트가 12개 또는 16개씩 실리는데, 4파렛트당 경매가 진행된다. 1대에 경매를 3~4번 진행하는 일이 처음 있다 보니 중도매인이 견본 착오를 일으켜 불낙 ‘건수’가 늘어난 것이지, 실제 불낙이 많아진 것은 아니다”면서 “이 부분은 제도나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시행 과정의 착오이기 때문에 적응이 되면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출하자 입장에서는 이런 시행착오가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파렛트 하차거래 시행으로 ‘불낙’에 대응할 수 있는 출하자의 선택지가 이전에 비해 좁아졌다는 우려도 자리하고 있다.

최병선 한유련 회장은 “기존 상차거래와 달리 하차거래에서 불낙이 생기면 출하자들은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며 “경매 전에 배추를 하차하면 다른 시장으로 이동, 출하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출하자들은 당일 가격이 싸든 비싸든 간에 가락시장으로 들어오면 이곳에서 물량을 처리할 수밖에 없어졌다. 혹여나 다른 시장에 가더라도 파렛트 단위라 가락시장에서 불낙된 물량이라는 것을 다 알게 돼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감식망 조율 협의출하자, 중도매인 요구 ‘파렛트 1개당 1망’ 수용할 듯

‘감식망’ 조율 문제도 시행 초기 대두되고 있다. 감식망은 품질 확인을 위한 일종의 샘플 물량이다. 경매 물량에서 빠지는 것인데, 이 방식은 다른 품목에서도 관행적으로 운영 중이다.

현재 중도매인과 출하자 간 감식망 문제를 협의 중으로, 최근 출하자들이 중도매인의 요구인 ‘파렛트 1개당 1망’을 수용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출하자들은 애초 파렛트 2개당 1망이 적정하다는 입장이었지만, 현실적으로 구매자인 중도매인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여러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광형 사무총장은 “전례 등을 감안해 중도매인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공사와 법인이 감식망 문제에 대해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며 지켜보고 있어 구매자인 중도매인 측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감식망 조율 결과는 최종 확정 절차를 거쳐 오는 5월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광형 총장은 “제도 시행에 따라 시장 출하를 위한 물류비 부담이 이전보다 더 많이 산지로 몰리고 있고, 감식망 등 시장 내부의 유통 비용 부담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공사가 ‘물류 효율화’ 차원에서 하차거래 도입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세부적인 부담을 출하자에 일방적으로 떠밀고 있는 것 같다. 과연 누구를 위한 하차거래 시행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또 “배추 물량이 많이 들어올 경우 어떤 문제들이 나타날지도 미리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 물량이 갑자기 몰리거나 과잉 상황에 대한 대책이 없기 때문에 산지에선 물류비 부담은 더 늘어났는데, 가격 반영이 안 되면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향후 시행 중 문제가 발생하면 출하 지원을 확대하는 등 후속 대책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성진 기자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