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두현 기자
- 승인 2025.12.05 19:25
- 호수 3735
- 4면
2025-12-05 오후 2:15:00
[한국농어민신문 이두현 기자]

중도매인연합·하역노조 등
열악한 환경 탓 구인난 호소
“한 달에 하루 휴일 원하는 것”
생산자는 시세 악영향 우려
“인력부족 근본 문제 해결을”
도매시장 의무휴업 도입이 충분한 검토 없이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명확한 근거도, 준비도 없음을 지적하며 저온창고·물류 시설 등 휴업하더라도 생산자의 원활한 출하를 보장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서울시의회 주최, 임춘대 서울시의원 주관으로 12월 2일 서울시의회별관 2동에서 ‘도매시장 의무휴업일 도입을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임춘대 의원이 서울시 관할 도매시장에 매달 비정기휴업일 1일을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서울특별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한 것과 관련해 의견을 수렴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참석한 중도매인과 하역노조 등은 도매시장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이로 인한 구인난 등을 호소했다. 이한정 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 서울지회장은 “우리는 한 달에 하루 휴일을 원하지, 주 5일제를 원하는 게 아니다. 사람 하나 구하기 힘든 현재 상황을 방치하면 가락시장은 몇 년 안에 외국인만 가득한 시장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생산자들은 도매시장 종사자의 어려움에는 공감하면서도 의무휴업 도입이 농산물 시세 형성 등에 끼칠 영향 분석이 아직 충분치 않음을 우려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그간의 시범 사업을 토대로 의무휴업 도입에 따른 농산물 시세 영향이 미미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생산자들은 1~2차 5일에 불과한 시범 사업 결과만으론 근거가 부족함을 꼬집었다. 생산자·유통인 등을 대상으로 한 관련 설문조사 역시 표본이 너무 적어 대표성을 가지기에는 부족함이 지적됐다.
무엇보다 가락시장의 경우 농산물 유통에 끼치는 영향력이 막대한 만큼 제도 도입에 앞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함이 지적된다. 서용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가락시장은 농작물재해보험, 채소가격안정제, 지자체의 최저가격 보장제 등 여러 사업에서 국내 농산물 가격의 기준이 된다. 농산물 시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무휴업일 도입은 충분한 숙의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도수 월항농협 조합장(전 농협 품목별전국협의회 의장) 역시 “가락시장의 의무휴업 도입은 가락시장만의 일이 아니다. 가락시장이 쉬면 자연히 지방 도매시장으로 휴업이 확산할 수밖에 없다”며 “도매시장의 열악한 환경엔 공감하지만 의무휴업에 대비한 보완 대책을 먼저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의무휴업 도입에 앞서 안정적인 출하를 보장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원석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회장(중앙청과 대표이사)은 “일본 도쿄의 오다도매시장은 수·일요일 휴장해 연간 개장일이 253일에 불과하다. 그러나 저온창고·물류 시설 등을 갖춰 휴장일에도 경매만 안 할 뿐이지 농산물 거래가 가능한 충분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며 “가락시장도 물류 시설을 갖춰 외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의무휴업 도입과 관련 당사자 간 협의는 산지 생산자와 도매시장 유통인 간 갈등만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눈길을 끌었다. 정부와 개설자가 도매시장 인력 부족 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용규 완도 전복생산자 협동조합 이사장은 “의무휴업을 도입한 후에도 고령화, 구인난이 반복되면 주4일제 도입을 주장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도매시장의 문제는 생산자·유통인 간 협의로만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정부와 개설자가 나서 적극적으로 재원을 투입해 청년 채용 인건비 보조, 청년 중도매인 양성 프로그램 운영 등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한편, 임춘대 의원이 발의한 조례안에는 이례적으로 170개의 많은 의견이 달렸으며, 170개 의견은 모두 ‘반대’였다.
이두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