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김진오 기자]
최근 박정현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대덕)이 대표발의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상임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개정안에 담긴 내용은 크게 △공영도매시장 지정·재지정 방식 개정 △위탁수수료 조정 △정가·수의매매 강화 등으로 볼 수 있다. 작게는 등기임원 연봉 공시 의무도 있다.
아무래도 농산물 유통구조를 혁신하겠다는 새 정부의 의중이 반영된 만큼 빠르게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매시장법인 퇴출 가능성을 열어 기존 도매시장법인의 경직된 구조를 깨고 농가의 부담을 낮추겠다는 큰 계획이나 한편으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일선에서 특히 우려하는 것은 도매시장법인의 지정 유효기간을 현행 5~10년에서 5년 이하로 단축한다는 내용이다. 도매시장법인들은 지정조건 문제로 오랫동안 개설자와 갈등을 빚어온 역사를 갖고 있는 만큼 개설자의 의향이 바뀌거나 지자체의 이해관계가 개입되면 이 짧은 시간은 경영압박의 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가 도매시장법인 실적평가를 완전히 개편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어 더욱 그렇다. 상대평가를 통해 하위 10% 법인의 지정을 취소할 경우 전국 83개 법인 중 몇 곳은 퇴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크다.
이 문제는 지방에서 더 여실히 느끼고 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법인이 퇴출당했을 때 이를 대체할 사업자가 들어온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시장이 무너지면 영세농업인들이 판로를 잃게 될 수 있다. 기존법인이 퇴출되면 원칙적으로야 신규법인을 재공모한다고 하지만 막 사업자가 쫓겨난 자리를 누가 채울 것이며 채운다고 해도 기존 역할을 어떻게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렇게 출하처를 잃은 농업인들이 다른 시장으로 더 많은 유통비용을 지불하고 싼값으로 투매에 나서면서 가격의 변별력이 떨어지고 시장이 연쇄 붕괴할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까지 예견하고 있다.
이전 정부들이 매듭짓지 못한 해묵은 숙제였던 만큼 크고 작은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 지각변동이 단순히 작은 소동으로 끝날지 농업계에 상흔을 남기는 재해가 될지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법안이 영세농업인 보호라는 공영도매시장의 본래 설립목적을 막지 않도록 충분한 논의와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