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계욱 기자
- 승인 2022.12.30 09:26
2022-12-30 오후 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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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농업인신문 (위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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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 출하비용 늘어나는 배추 파렛트 출하 ‘고집’
가락시장이 산지의 어려운 실정을 감안하지 않고 물류 효율화만 앞세운 탓에 출하주(농업인)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다. 당장 오는 4월부터 강제적으로 시행되는 배추 파렛트 출하는 산지에서 ‘불가하다’ 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지만 물류 효율화를 앞세운 하차거래는 아랑곳없이 현재진행형이다. 전문가들은 산지여건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물류 효율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는다. 산지와 도매시장이 공통의 목적을 두고 가는 것이 당연한데 지금은 각기 다른 목적지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꼴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상차비용·시간 효율성 떨어져…농가들만 손해 ‘못하겠다’
전문가, “생산현장 무시한 일방적인 거래제도 도입 제고해야 ”

채소2동 차량출입 불가, 하차거래는 당연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이하 ‘공사’ )는 1월 2일(월)부터 가락시장 마지막 차상거래 품목인 배추에 대해 파렛트 단위 하차거래를 실시 중이다. 1월 2일부터 3월 31일까지는 차상거래와 하차거래가 병행되고 4월 2일(일)부터는 파렛트 단위 하차거래가 의무화 된다.
공사는 시장 물류 체계와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해 지난 2017년부터 단계별로 차상거래품목 하차거래를 추진해 왔으며 무, 양파, 총각무에 이어 2018년 산물쪽파, 양배추, 대파 하차거래를 추진했다.
또 지난 8월 옥수수를 시작으로 12월 포장쪽파, 마늘, 생강 등 나머지 품목에 대해 파렛트 적재 출하를 의무화했다.
이들 품목은 2023년 4분기 완공예정인 채소2동 입주품목으로, 채소2동은 정온시설로 파렛트 단위로만 진출입이 가능하다. 공사는 채소2동 준공이 임박한 만큼 배추 파렛트 단위 하차거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사는 또 지난해 8월 배추 하차거래 시범사업을 추진한 결과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가락시장까지 운송 후 하역과정에서도 안정적인 배송이 가능했다는 주장이다.
공사는 가락시장 하차거래는 시장 내 획기적인 물류 개선과 하역노조원 근로 여건 향상, 구매자 편의성 증가 등 도매시장에 긍정적인 거래 환경을 정착시켜 온 만큼 배추도 빠르게 파렛트 거래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지에서는 불만 목소리 거세
그러나 공사의 기대와는 달리 산지 목소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응이 압도적이다. 경사도가 있는 밭에서 재배된 배추를 평지로 이동시키는 것도 일인데다 파렛트 상차작업은 추가적인 작업 과정이 많아 기존 상차작업보다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사)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김진숙 부산경남지회장은“파렛트 출하를 위해 시범적으로 상차작업을 해봤지만 모든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안된다’는 반응이었다”면서“작업시간과 비용이 더 들어가는 것도 문제지만 관행대비 적재물량이 줄어 파렛트 출하는 가락시장만 수혜를 누릴 수 있을까 산지에서는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남 해남군 산이농협 박형준 과장은 “상차 작업하는데 비용과 시간을 따졌을 때 30% 이상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것을 확인했다” 면서 “물류 효율화는 산지와 도매시장 모두가 만족했을 때 성과를 낼 수 있겠지만 배추 파렛트 출하는 지원금을 받는다 해도 오히려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정착되기 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고 지적했다.
박 과장은 “배추 파렛트 출하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산지에서 도매시장까지 막힘이 없어야 하는데 시작점인 산지에서부터 꽉 막혔다고 보면 된다”면서“안되는 것을 강요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고 말했다.

출하주, 산지 목소리 경청하라 ‘촉구’
무, 배추를 재배하는 농가들은 대부분 ‘밭떼기’거래를 선호하고 있는 탓에 가락시장까지 상차작업은 대부분 출하자(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들이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공사 방침에 협조를 해왔지만 배추 파렛트 출하만큼은 예외라는 주장이다.
한유련은 구랍 27일‘배추 파렛트 단위 하차거래 시행에 따른 연합회 입장’이라는 공문을 통해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협조가 힘들다고 밝혔다.
한유련은 가뜩이나 산지는 농자재, 비료, 인건비 등 생산원가 상승으로 팔수록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락시장 파렛트 하차거래 강제시행으로 인해 또다른 유통비용이 증가돼 산지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목소를 높였다.
한유련 이광형 사무총장은“구랍 27일 배추 평균 경락가격은 1망당 4천원 수준인데 5톤 트럭 14파렛트 적재시 작업 형태에 따라 64~82만원의 유통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하지만 공사는 고작 4만2천원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면서“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유통비용과 공사 지원금의 괴리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파렛트 출하는 어렵다”고 말했다.
산지 무시한 거래제도 반발만 확산
농산물유통 전문가들은 파렛트 출하가 과연 농업인과 소비자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지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금처럼 막무가내로 기존 상차거래가 후진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져 있으니 하차거래를 해야 한다는 발상은 부작용만 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농촌진흥청 위태석 연구관은“하차거래가 강행될 경우 지방도매시장으로 회송이 불가능해져 엉터리 가격에도 농가들은 받아들여야 하고 거래 주도권은 중도매인에게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된다”면서“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파렛트 출하는 과연 누굴 위한 하차거래인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위 연구관은 “지하로 설계된 채소2경매장에 중량이 큰 무·배추를 하차경매를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 이라며 “배추의 경우 파렛트 출하를 강행하더라도 2중 적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물류비가 추가될 수밖에 없는데 과연 추가되는 물류비를 누가 부담할 것인지 부터 명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 연구관은 특히“산지여건에 맞게 점진적으로 농산물유통을 개선해야지 도매시장이 변화됐으니 산지도 무조건 바꾸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면서“원점으로 돌아가 하차거래가 과연 누구를 위한 거래방식인지부터 냉정하게 따져 봐야 하다”고 말했다.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강정현 사무총장은 “산지여건은 고령화로 인한 인력부족, 생산비용 증가 등 갖가지 고충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인데 무작정 거래제도 개선을 강행하는 것은 산지를 협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도매시장 여건 변화만 앞세워 일방적으로 산지에 변화를 강요하는 것은 거센 저항만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