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8 오후 2:42:00출처 : 농민신문(심재웅, 서효상, 이인해 기자)

‘차례’가 사라진다…과일 유통 ‘명절’ 벗어나 ‘일상’ 공략해야
입력 : 2026-09-28 18:38
명절 차례문화가 급격히 쇠퇴하면서 제수 수요에 집중돼온 명절 성수기 과일 유통·판매 전략에도 일대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짝 특수’를 노린 관행적 출하에서 벗어나 명절 수요와 일상 소비를 동시에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추석에 차례 지내겠다’…10가구 중 3가구도 안돼=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16일 내놓은 ‘2026년 추석 성수기 주요 과일류 구매행태 및 공급 전망’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를 지낼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27.3%에 그쳤다. 전년 추석(40.4%) 때와 견줘 13.1%포인트 급감했다. 차례 계획을 세운 가구가 10곳 중 3곳이 채 되지 않는 것이다.
차례를 계획한 가구 중에서도 해당 음식 준비를 간소화하겠다는 응답(50.9%)은 전통 예법을 따라 준비한다는 답변(20.1%)의 2배를 넘었다. 차례를 축소하거나 아예 지내지 않는 것이 주류가 된 셈이다.
올 추석 대목이 예년 같지 않았다는 반응이 유독 많은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서울 은평구 연서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정인종씨는 “차례 지내는 집이 줄어선지 올해는 송편 주문이 평년과 견줘 반토막”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소포장·혼합과일 수요 늘어=추석 연휴 전 2주(9월10∼23일)간 서울 가락시장에서 ‘홍로’ 사과는 10㎏ 상품 한상자당 4만3835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025년 9월19일∼10월2일) 6만4461원보다 32.0% 낮다.
배·샤인머스캣은 전년 시세를 간신히 지켜내는 선에서 대목장을 마무리했다. 샤인머스캣은 4㎏ 상품 한상자당 1만5603원에 거래됐다. 전년 동기(1만5579원)보다 0.2% 높다. ‘신고’ 배 경락값은 15㎏ 상품 한상자당 4만9311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4만8015원)보다 2.7% 올랐다.
시장에선 시세 흐름 외에도 소포장 출하, 혼합과일 구색 확대에 주목한다. 가락시장의 한 도매시장법인 관계자는 “사과는 출하단위가 10㎏에서 5㎏로, 샤인머스캣 등 포도는 4㎏에서 2㎏로 옮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직계 가족 모임이나 단순 후식용 등으로 명절 과일 소비가 분산되면서 여러 품목을 함께 담은 혼합과일이나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의 과일이 인기를 끌었다”고 밝혔다.
◆구분 수확·적정 비대·분산출하 삼박자 갖춰야=전문가들은 차례문화 축소가 대세로 굳어진 만큼 산지에선 제수용 소비만 겨냥하기보다는 과수 본연의 품질을 높이고 구분 수확, 적정 비대, 분산출하 등 공급 체질을 대폭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명절 기간 일상 소비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과일 크기만이 아니라 품종·산지·당도 등을 함께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특정 시기에 홍수출하하기보다는 고품질 과일을 먼저 수확·출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저장성이 떨어지는 과일은 신속히 시장에 내야겠지만 중기 저장이 가능한 것은 선별을 잘해 시기에 맞춰 분산출하해야 명절 이후에도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짚었다.
포장 기법의 차별화도 요구된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제수용은 3개들이 팩 등 필요한 수량만 담은 소포장품을 확대하고, 선물용은 당도·크기 보장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은 한편 가정용은 포장비 부담을 확 낮춘 봉지포장품 등으로 구분해 상품화했다”고 밝혔다.
심재웅·서효상·이인해 기자
출처 : 농민신문(심재웅, 서효상, 이인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