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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농산물도매시장 현장을 가다 (1)

  • 2026-06-12 오후 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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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농업인신문(위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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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농산물도매시장 현장을 가다 (1)

  •  위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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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06.12 11:26

도매시장간 무한 경쟁 돌입…물류·저장시설 확보 ‘사력’

 

국내 농산물유통 정책은 가까운 일본을 기준으로 변화를 추구해 왔다. 일본은 이상기온에 따른 농산물 생산량 감소, 농촌인구의 고령화 등 산지의 위기가 가속화됐으나 산지 물량의 60% 이상을 책임지고 있고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JA 전농)이 버텨내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반면 농촌의 고령화, 이상기온 등으로 인해 출하물량이 감소한 탓에 농산물도매시장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여기다 일본 정부의 농산물도매시장 관련 정책이 추진되면서 위기는 더욱 심각해졌다. 

일본은 현재 전국 65개의 중앙도매시장과 908여 개의 지방도매시장이 운영되고 있지만 매년  문을 닫거나 통합되는 사례로 확산되고 있다. 무한 경쟁시대에 변화를 거부하거나 현실에 안주하는 도매시장은 버틸 재간이 없는 것이다. 

본지는 지난 6일~9일까지 4일간 일본을 대표하는 요코하마, 토요스, 오타 농산물도매시장을 동행 취재하는 기회를 가졌다. 본지는 이번 일본 농산물도매시장 동행 취재를 2회에 걸쳐 게재코자 한다. 

 

글 싣는 순서

Ⅰ. 日 도매시장 죽느냐 사느냐 기로, 통폐합 활발

Ⅱ. 거점 물류·배송·소분 등 도매시장 철저한 변화 추구 

 

고령화·출하물량 감소 등 위기, 중계물류시설로 경쟁력 강화

日 정부  법개정 도매법인 규제 완화… 다양한 부가사업 추진

소분 작업
소분 작업

 

■ 산지의 위기, 도매시장 간 합병 부채질

산지의 위기 여파는 곧장 도매시장으로 전파됐다. 일본 농산물도매시장은 수익을 내는 몇몇 도매시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이마저도 용이치 않은 도매시장은 문을 닫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민간이나 지방도매시장의 경우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도매시장법 개정 전 1,060개 지방시장은 현재 899개로 감소했다. 이런 위기는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중앙도매시장도 변화하지 못하면 버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런 위기에서도 일본 정부는 또다시 지난 2018년‘식품유통구조개선촉진법’과 함께 도매시장법 개정을 추진했다. 개정된 도매시장법에서는 기존 도매시장법 전체 83개 조문이 19개로 삭제·축소됐다. 이는 각종 규제로 인해 도매시장이 되레 위축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당사자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도매시장 기본방침 수립과 중앙정부의 관여 규정을 대부분 삭제했고 도매시장 개설 방식도 크게 변화를 줬다. 도매시장 개설을 장관이나 지자체 장이 하던 것을 개설 주체를 공공단체나 민간에서 할 수 있도록 개정한 것이다.  

또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에 대한 허가권을 규정하는 조문 자체가 삭제됐다. 이는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 매매참가자에 대한 허가권을 사실상 개설자에 이관한 것이다. 이와 함께 공정한 거래환경조성을 위해 도매시장법인(집하)과 중도매인(분산) 기능은 유지하면서 제3자 판매, 직접 집하, 상물분리 금지 규정을 삭제했다. 

소분 완료된 농산물 이송 
소분 완료된 농산물 이송 

 

■ 도매법인 사업다각화로 수익 극대화 

일본을 대표하는 도매시장법인인 시티청과, 동경청과 등도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웠다. 같은 도매시장에서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가 한곳으로 합치면서 생존방안을 모색한 것. 

시티청과는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면서 흑자로 돌아서기 했지만 경쟁상대가 사라지면서 생각만큼 수익성이 높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타시장 도매시장법인 동경청과도 간다청과를 인수합병했다. 일본 최대 쌀 도매회사인 신명은 농산물유통에 진출하면서 시티청과 지분 50%를 인수했다.

뿐만 아니라 미쓰비시 등 대형 상사들도 농산물 도매법인 인수를 통해 물류 거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 도매법인들은 바짝 긴장 중이다. 자칫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긴장감에 경영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일본 농산물도매시장의 통폐합의 성공 사례는 후쿠오카시에서 찾을 수 있다 기존 ‘청과시장’ , ‘서부시장’ , ‘동부시장’ 등 3개 청과도매시장이 존재하고 있었으나 시설 노후화 등으로 인해 경쟁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이에 일본 정부는 지난 2016년 2월 3개 청과도매시장을 시설현대화 사업과 함께 ‘후쿠오카청과시장(베지풀 스타디움)’으로 통합해 인공섬인 아일랜드시티로 이전 개장했다. 이 도매시장은 도매시장법인(대동청과) 1개사, 중도매인 34개사로 출발한다.

후쿠오카도매시장 전체는 정온도매장(온도 관리가 가능한 폐쇄형 시설)으로 설계돼 품질을 유지하고 농산물의 위생·안전에 최적화된 도매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매시장 내 각종 시설은 물류 효율과 거래형태(대량거래, 소매업자 대응 등)를 고려한 기능적 배치가 이뤄졌으며 장내 물류의 효율화와 안전성을 고려해 조밀하게 시설을 구축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 도매법인들의 경영 여건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채소 수수료 8.5%, 과일 수수료 7% 수준이지만 출하장려금, 중도매인 완납 장려금 등 각종 비용을 지출하고 나면 실질적인 영업이익률은 0.7% 수준에 그친다. 

이 때문에 도매법인들은 수수료에 의존하지 않고 자회사 등을 통한 사업 다각화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일례로 요코하마중앙도매시장의 도매법인 마루나카청과는 남부시장에 자회사를 두고 물류, 배송, 소분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소분  완료된 농산물
소분  완료된 농산물

 

■ 일본과 체질 다르지만 대비해야 

일본 농산물도매시장은 정가·수의매매가 90% 이상 거래되는 특성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해 왔다. 거래처마다 농산물을 배송해야 하는 날짜와 시간이 각기 달라 물건을 신선하게 보관해야 하는 공간 확보와 배송시스템 확보가 매우 중요한 화두가 된 것이다. 국내 농산물도매시장과 같이 최대 출하물량 확보와 신속한 반출의 특성과는 구조부터 다르다. 

또 일본 도매시장은 거래처마다 납품 조건이 천차만별인 터라 소분하거나 재포장하는 장소를 운영하는 것은 필수가 됐다. 물류도 문제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기존 트럭 수송에서 새로운 운송 형태로의 전환 등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 육상운송 물류 효율화뿐 아니라 트럭 운전자 시간외 연장 근로를 지난 2024년 4월 1일부터 연 960시간으로 제한했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서 기존 1명이면 되던 구간 운전은 운전자를 2명 이상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서남단에서 북동단까지 총 길이가 2,507km에 달하는 일본 국토 특성상 화물 운전기사 근무시간 제한은 물류시스템의 대대적인 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도매시장간 협업이 크게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타큐슈도매시장 도매법인 기타큐슈청과(주)는 위기 극복 방안으로 동경에 인접한 요코하마중앙도매시장의 도매법인 마루나카청과와 협업을 추진했다. 또한 운송 방식도 화물차에서 기차, 배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