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자료

[Issue+] 물류로 변화 꾀하는 일본 도매시장

  • 2026-06-22 오후 4:30:00
  • 63

출처 : 농수축산신문(김진오 기자)

기사원문보기 : https://www.af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2818

 



농수축산신문

[Issue+] 물류로 변화 꾀하는 일본 도매시장

  •  김진오 기자
  •  
  •  승인 2026.06.22 07:00
  •  
  •  호수 4225
  •  
  •  4면
 

규제 풀고 디지털 전환·자회사 연계로 도매시장 ‘활로 찾아’

공영도매시장 경쟁력 강화 위해
AI기반 물류관리로 업무 효율화 추진
물류공간 부족은 복층화로 해결

광역시장 3사 연합모델 구축
콜드체인·중계거점 기능 강화하고
가공·소포장·배송 ‘플랫폼화’
외식업체·소매점까지 직접 공급

[농수축산신문=김진오 기자]

도쿄 오타중앙도매시장은 우리나라의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과 마찬가지로 기준가격을 설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사진은 오타중앙도매시장 경매장 모습.
도쿄 오타중앙도매시장은 우리나라의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과 마찬가지로 기준가격을 설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사진은 오타중앙도매시장 경매장 모습.

최근 일본 도매시장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구축된 ‘중앙도매시장 제도’ 중심 운영은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시장 규모 축소로 한계에 다달았다. 또 소비자 요구가 고도화되고 대형 소매점, 외식 체인이 도매시장 외 유통을 확대하면서 중앙도매시장의 경쟁력이 나날이 약화됐다.

이에 일본은 2020년 도매시장법을 전면 개정하고 ‘규제 완화를 통한 자유경쟁 촉진’과 ‘민간주도 자율경영체제 전환’을 표방하기 시작했다. 기존 7장 83조였던 도매시장법은 6장 19조로 대폭 간소화됐고 중앙도매시장 개설 시 ‘인가’를 ‘인정’으로 변경해 민간기업 개설도 허용했다.

이후 6년, 일본 도매법인은 끊임없이 고민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슈퍼마켓에서 감자를 M사이즈로 선별해 파는 등 사소한 부분까지 고려해 전략적으로 접근한다. 장소 기반 거래에서 플랫폼 기반 효율성 중심으로 진화하는 일본 도매시장을 살펴보기 위해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농업전문지 기자단은 지난 6~9일 일본을 찾아 일본 도매시장 유통환경 변화와 그 대응 상황을 살펴봤다.

 


오타중앙도매시장, 디지털 전환·복층화로 물류 한계 극복


시장의 높은 층고를 활용해 복층 구조로 물류문제를 해결한 도쿄청과.
시장의 높은 층고를 활용해 복층 구조로 물류문제를 해결한 도쿄청과.

기자단은 일본 최대 규모 중앙도매시장인 도쿄 오타중앙도매시장을 처음으로 찾았다.

오타중앙도매시장은 하네다 국제공항, 도쿄항, 일본국유철도(JR) 물류기지, 수도고속도로 등 물류거점 중심으로 꼽힌다. 특히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과 마찬가지로 오타시장에서 결정한 가격은 일본 전국시장 기준가격 지표로 활용된다.

오타시장에서 특히 인상적인 곳은 청과부 오타북부로지스틱센터였다. 과거 오타시장은 물량 집중현상 심화로 물류공간 부족이 최대 현안으로 대두된 바 있다. 이에 도쿄청과는 경매장을 2층 구조로 개조하거나 도매시장 물류시설을 임차해 대응했다. 오타시장의 높은 층고를 이용해 일부를 복층화함으로써 면적을 확대하고 물류 효율화를 이뤘다.

후루야 카츠노리 도쿄도중앙도매시장관리부 시장정책과 총괄과장대리는 공영도매시장 기능을 다양화하기 위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가 디지털 전환(DX)이라고 설명했다. 도매시장법인이 DX를 통한 업무 효율화와 인력 절감을 추진하면 도쿄도는 보조사업을 통해 최대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2024년 ‘노동방식개혁법’ 시행으로 트럭운전사 시간 외 노동시간을 연간 960시간으로 엄격히 제한하면서 공급망 위기 문제가 불거지자 대책으로 시장물류 효율화 방안이 절실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화물, 차량 장시간 체류 대책으로 디지털 기반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시장물류 효율화를 진행 중이다”라며 “상품 인수장소 등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화물 적치장 안내 서비스’를 청과 도매법인 3사가 공동 개발해 편의성을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요코하마중앙도매시장, 광역 연합과 자회사 연계로 유통 혁신


상품을 소포장하는 요코하마마루나카청과 직원들의 모습이 분주하다.
상품을 소포장하는 요코하마마루나카청과 직원들의 모습이 분주하다.

이후 기자단은 요코하마중앙도매시장을 찾았다.

요코하마중앙도매시장은 물류문제 해결방안으로 가나가와(요코하마마루나카청과), 중부(센트라이청과), 서일본(기타큐슈청과) 등 3대 경제권을 연계하는 광역시장 3사 연합모델을 구축했다. 독립적 지역 도매 틀을 깨고 일본을 종단하는 저온유통체계(콜드체인)와 중계거점 기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핵심은 농산물 특화서비스인 어플리케이션 ‘니마루’를 연계해 생산자와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다.

다만 정작 현장에서 만난 마루나카청과 실무진에 따르면 니마루 활용은 아직 미진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200개 가까운 산지 중 니마루를 도입한 농협은 40개 남짓이었다.

요코하마마루나카청과에서 가장 특징적인 구조는 자회사와 활발한 물류 연계다. 자회사인 요코하마시장센터에 소비자가 발주를 넣으면 요구에 맞춰 가공과 소포장 작업을 진행하고 다른 자회사인 요코하마로지스틱스가 각 점포로 배송하는 구조를 통해 외식업체 식자재 납품도 담당한다.

시장센터가 취급하는 물건 70%는 요코하마마루나카청과에서 구매하고 나머지 30%는 경쟁력 있는 산지나 업자에게서 직접 구매한다.

이날 요코하마도매시장을 안내한 전문가는 “자회사라고 해서 모회사의 경쟁력 없는 물건을 강제로 떠안는 일은 없다”라며 “모회사 조달역량이 좋아 구매비중이 높을 뿐이지 경쟁력이 떨어지면 다른 곳에서 매입한다”고 강조했다.

요코하마중앙도매시장으로 들어오는 농수산물은 기본적으로 예약형 정가·수의매매로 들어오자마자 거래처에 물건을 넘겨준다. 산지에서 보낸 물량은 전량 상장해서 파는 것이 원칙이지만 가격 폭락을 우려해 산지와 협의를 통해 사흘가량 보관하며 나눠 파는 물량이 상존한다.

관계자는 “저온저장고가 있어 나눠 파는 것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가격유지가 가능해졌다”라며 “개설자 입장에서는 상장량이 늘어나 가격이 떨어져야 시민이 싸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당일상장 원칙을 지키도록 지도하지만 가격이 떨어지면 산지에 돌아갈 혜택이 적기 때문에 판매 날짜 기준으로 정산처리하는 방식이 서로 익숙해졌다”고 설명했다.

 


요코하마남부시장, 시장 지정 폐지에도 투트랙 전략으로 수익 창출


소분작업을 마친 농산물들.
소분작업을 마친 농산물들.

요코하마중앙도매시장에 이어 방문한 요코하마남부시장은 본래 지방도매시장이었지만 시장지정이 폐지된 곳이다. 하지만 중도매인은 여전히 그곳에 점포를 유지하고 있었다. 시장지정은 폐지됐지만 마루나카청과 입장에서도 이들 중도매인은 중요한 고객이므로 지속적인 물량 공급을 약속했다.

현재 요코하마남부시장에서 활동하는 중도매인 60여 명에게서 매일 주문을 받아 요코하마마루나카청과가 60톤 분량 농산물을 배송한다. 이들 중도매인은 마루나카청과 외 법인에서도 물건을 공급받는다.

요코하마남부시장의 기능은 여전히 살아있다. 기존 중도매인은 시장 상가시설을 새롭게 정비하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냈다는 평이다. 요코하마마루나카청과 배송 자회사인 요코하마로지스틱스도 원래 남부시장을 뿌리로 두고 있다. 중도매인 배송을 대행하기 위해 지은 물류센터로 시작해 현재는 연간 15억 엔(한화 142억5000만 원)의 수익을 거둔다. 도매법인이 물류기능을 제공하면 소매점 매출은 늘고 이는 결국 도매법인 수익증가로 이어지는 운명 공동체 성격을 띤다.

시장 관계자는 “일본 도매시장법인은 기존 기능을 강화하면서도 동시에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일본 도매시장법인은 오너 경영인이 많아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지만 한국은 대기업계열사나 전문경영인이 많아 단기 수익성에 치중하는 것이 큰 차이를 낳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도매시장에 대기업이 진입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다만 이들이 도매시장을 장기적 사업전략으로 보지 않고 사모펀드처럼 수익만 챙기고 빠지는 투자처로 전락시키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출처 : 농수축산신문(김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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