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30 오전 12:37:00
성주 참외 불합리한 관행 개선…농가소득·유통효율성 높인다
입력 : 2025-01-30 12:04

국내 최대 참외 주산지인 경북 성주의 농가들이 참외 유통을 혁신하겠다고 나섰다. 고령화한 농촌에 불필요한 일거리를 더하는 관행을 개선해 참외 유통의 효율성을 높이고 농가소득을 제고하겠다는 의도다. 지난해말부턴 참외농가와 단체들이 ‘성주참외산업 대전환 혁신운동 추진위원회(이하 혁신위)’를 구성하고 ‘성주참외 산업 대전환 혁신 토론회’를 여는 등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참외 스티커 미부착 ▲상자 경량화 ▲자조금 인상 등을 주요 추진 과제로 꼽았다.
◆스티커 미부착…올해부터 계도 시작=혁신위가 당장 올해부터 시작하겠다고 발표한 과제는 스티커 미부착이다. 참외 과실에 직접 붙이는 빨간색 스티커를 더이상 부착하지 말자는 것이다. 참외에 스티커를 붙이는 관행은 2005년 성주 참외가 지리적 표시제에 등록된 후 성주 참외를 차별화하기 위한 수단의 일환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노란 참외에 ‘성주참외’ ‘꿀참외’ 등의 빨간색 스티커를 붙이면 과실의 빛깔이 더 보기 좋다는 이유로 참외 출하 때 필수 작업으로까지 여겨졌다.
문제는 스티커 부착 작업에 많은 비용과 노동력이 소요돼 고령화한 산지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혁신위에 따르면 참외 스티커 부착에 들어가는 비용은 연간 140억원에 달한다. 한 농가는 “출하가 한창일 때는 외국인 근로자 1∼2명이 붙어서 하루 종일 참외에 스티커만 부착하고 있어야 한다”며 “비용과 시간이 아깝지만 우리만 안 붙일 수가 없고, 스티커를 붙이면 조금이라도 가격을 잘 받을까 싶어 어쩔 수 없이 부착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혁신위가 성주지역 참외 재배 945농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스티커 미부착 찬성 비율은 79.4%로 집계됐다.
배선호 혁신위원장은 “스티커 관행 폐지는 농가뿐 아니라, 제각각인 스티커 모양 때문에 판매를 위해 스티커를 떼는 작업을 해야 했던 유통업계나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조치”라며 “올해부터 혁신위 차원에서 철저히 관리하며 근절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상자 경량화…찬반 의견 나뉘어=또 다른 개선 과제는 상자 경량화다. 현재 10㎏들이 상자로 고정된 참외 유통 단위를 7.5㎏ 또는 5㎏으로 줄이자는 것으로, 한가구당 인구가 줄어들며 소포장이 과일 유통의 트렌드가 된 만큼 참외 역시 10㎏짜리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무거운 상자를 옮겨야 하는 농가의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 역시 혁신위가 한 설문조사(찬성 82.8%)를 통해 확인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량화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참외는 이미 산지에서 10㎏ 단위로 판매하면 유통업계에서 1.2㎏·2㎏·3㎏ 등의 소포장 봉지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유통하는 체계를 갖췄는데 산지에서부터 소포장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상자 포장 단위를 줄이는 경량화는 오히려 작업량을 늘린다는 견해에 힘을 싣는 농가들도 있다. 도매시장·유통업계와 협의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강도수 성주 월항농협 조합장은 “유통 단위를 15㎏들이 상자에서 10㎏들이로 바꾸는 시도는 성공했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다르다”면서 “작업량이나 효율성 측면을 꼼꼼히 따져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주=김다정 기자